[더팩트 | 오경희 기자] 최근 박근혜 정부 장관들이 물러나면서 4·13 총선행 열차에 앞다퉈 탑승했다.
지난 12일 최경환(60) 전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장관, 정종섭(59) 전 행정자치부 장관, 추경호(55) 전 국무조정실장 등은 공직자 사퇴 마감 시한을 앞두고 총선 출마를 선언했다.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90일 전인 14일까지 물러나야 했다.
이른바 '진박(眞朴, 진짜 박근혜 사람)'으로 분류되는 '최경환-정종섭-추경호', 세 사람의 행선지는 새누리당 텃밭인 TK(대구·경북)다. 역대 선거에서 '새누리당 후보가 깃발만 꽂으면 당선'이란 말이 나올 정도로 여당에 유리한 '양지'다.
경북 경산·청도에서 3선을 지낸 최경환 전 부총리는 4선에 도전한다. 그는 퇴임사에서 "우리 경제가 격랑을 잘 헤쳐나갈 수 있도록 국회에서 돕겠다"고 말했다.
하지만 당내에선 최 전 부총리가 '험지'인 대구수성갑에 출마해야 한다는 목소리가 꾸준히 나오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각종 여론조사를 보면, 새누리당 김문수 전 경기지사가 출사표를 던진 대구수성갑에서 더불어민주당 김부겸 전 의원이 선전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새누리당 연찬회에서 '총선 필승 건배사'로 논란에 휩싸인 정종섭 전 장관은 이임식(12일) 다음 날인 대구에서 예비후보 등록을 마치고 동구갑 출마를 선언했다.
정 전 장관은 이날 새누리당 경북도당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과거 이런 표현(진박·친박)이나 분위기를 지렛대 삼아 아무나 내리꽂아도 당선된다는 분위기를 만들었지만, 이번 총선에서는 저 자신부터 아래로부터의 선거혁명, 정치혁명을 이루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추경호 전 실장은 박근혜 대통령의 지역구였던 대구 달성에 출마키로 했다. 13일 대구시당에 입당서를 제출했다.
정 전 장관과 같은 날 나란히 기자간담회를 가진 추 전 실장은 "대구는 박근혜 대통령을 만든 곳이다. 성공한 대통령을 만들고 대구 경제를 다시 살리기 위해 33여 년간 중앙에서 활동한 역량을 대구발전에 쏟기 위해 내려왔다"고 강조했다.
추 전 실장의 TK행에 앞서 대구 달성군 예비후보로 등록한 곽상도 전 청와대 민정수석은 지역구를 갑자기 대구 중·남구로 옮겨 지역 정가가 술렁이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곽 전 실장은 지난 11일 보도 자료를 내고 "헌신하고자 했던 달성군을 떠나 대구의 정치1번지인 중남구로 가게 됐다. 달성군민과의 약속도 소중하지만 안정적 의석 확보라는 더 중요하고 시급한 책임 앞에 불면의 밤을 보냈다"고 언급했다.
TK 후보군들의 윤곽이 드러나면서 새누리당 공천 경쟁도 속도를 낼 것으로 보인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