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이철영 기자] 인재영입 첫 단추를 잘 못 끼우며 고개를 숙였던 안철수 의원과 국민의당의 성패는 '인재영입'에 따라 갈릴 전망이다.
안철수 의원의 신당 ‘국민의당’이 10일 창당발기인대회를 성황리에 마치고, 4·13 20대 총선을 향한 돛을 올렸다. 국민의당 창당발기인대회는 1000여 명이 넘는 발기인이 운집하며 성대하게 시작을 알렸다.
창당발기인대회를 마친 안 의원의 당장 과제는 ‘인재영입’이다. 이 과정에서 안 의원은 새 인물 영입과 함께 더민주 추가 탈당 의원을 다 받아들여야 하느냐는 고민에 빠질 수밖에 없다.
◆인재영입 첫 단추부터…‘비리’ 논란으로 3명 합류 취소
한상진 공동 창당준비위원장은 지난 8일 오후 전문가 5명이 안 의원 신당 창당에 합류한다고 밝혔다.
한 위원장은 마포구 신당 당사에서 "국가를 운영하는 데 있어서 무엇보다 필요한 건 국가 안보와 사회 안전층을 어떻게 확보하는 가다. 국민의 생명을 보호하고 지키는 것이 기본적인 국가의무이며 필수 요소라고 생각한다. 이런 면에서 오늘 정말 기라성 같은 우리 사회 최고급 인재들을 모시게 됐다"고 말했다.
새로 합류한 이들의 이름이 알려지며 논란이 불거졌다. 과거 부적절한 행동으로 구설에 오른 인물들 때문이다.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 한승철 전 검사장 등이 대상이 됐다.
안 의원과 한 위원장은 논란이 불거지자 “5명 중 김동신 전 국방부 장관, 허신행 전 농림수산부 장관, 한승철 전 검사장 등의 합류를 전격 취소한다”며 사과했다. 하지만 첫 단추부터 잘 못 끼웠다는 비난이 일었다.
이후 한 위원장은 "중요한 것은 설사 그동안의 흔적이나 평판이 문제가 된다 하더라도 진정으로 (문제를) 소명하고 극복하기 위해 노력하는 모습이 국민에게 커다란 공감과 감동을 주는 상황이라면 다시 생각해 볼 수도 있다. 좀 더 국민의 높은 의식 수준에 부흥하는 엄격한 기준과 시스템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더민주 ‘탈당’ 세력, 받아야 하나? 말아야 하나?
안 의원도 인재영입에 속도를 내야 하지만, 부담이다. 더민주를 탈당한 의원들을 계속해서 받을 경우 본인이 내세운 ‘낡은 정치가 아닌 새정치’의 기준이 모호해질 수 있기 때문이다.
그렇지 않아도 안 의원은 더민주 탈당 의원들이 국민의당 신당 창당에 참여하면서 이미 이런 지적을 받고 있다. 만약 안 의원이 탈당 세력을 다 받을 경우, 신당 창당 의미가 초반부터 모호해질 수 있다는 부담을 안을 수밖에 없다.
현재 안 의원 신당 국민의당에는 더민주를 탈당한 김한길·김영환·김동철·문병호·황주홍·유성엽·임내현 의원 등이 함께하고 있다. 그러나 이들 의원을 두고 인터넷에서는 ‘더민주에서 공천을 받지 못했을 인물’이라는 평가도 있다.
그러나 안 의원으로서는 이들의 합류를 마다할 수 없는 이유도 있다. 이들의 합류로 ‘호남·중도세력·원내교섭단체 구성’도 가능하기 때문이다. 세력을 확장해야 하는 안 의원에게 이들을 절대 버릴 수 없는 카드가 될 수밖에 없는 이유다.
탈당 의원들은 안 의원에게 호남이라는 지지기반과 원내교섭단체 구성을 가능하게 해줄 수 있다. 탈당 세력이 합류해 현역 국회의원 20명이 될 경우 양당체제에 대한 견제, 국회 내 영향력 발휘 등 절호의 기회다. 그뿐만 아니라 90억 원에 가까운 국가보조금도 받을 수 있다.
안 의원에게 이들은 분명 ‘달콤한 유혹’일 수밖에 없다. 문제는 이들의 신당 합류로 안 의원의 새정치가 의심받을 수 있다는 점이다.
한편 안 의원은 창당발기 취지문에서 “낡은 정치를 깨뜨리는 새로운 정치, 강력한 혁신경쟁을 불러일으키는 새로운 정당의 주체가 되어야 합니다”라며 “정치를 바꾸라는 국민의 명령에 동참하면서 새정치의 대장정에 함께 해 주십시오. 새로운 정치, 새로운 역사의 한 길에 서 있음을 자랑스럽게 생각하며 함께 힘을 모읍시다. 가슴이 고동치는 벅찬 감동의 정치를 행해 함께 손을 맞잡읍시다”라고 호소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