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국회=서민지 기자] 이재오 새누리당 의원은 23일 최근 당내 불거지고 있는 '험지출마론'에 대해 "정치를 처음하거나 또 권력의 자리에 있으면서 정치적 명성을 얻었거나 지역구를 새로 선택하려고 하는 분들이 과감하게 호남에서 출마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열린 당 최고중진연석회의에서 "지역 주민들과 공약을 하고 지지를 받아 국회의원이 된 사람들에 대해 느닷없이 지역구를 옮기라고 하기는 어렵다"면서 이같이 말했다.
그는 "특정 지역에서 특정 정당의 의석이 3분의 1은 돼야 국민정당이자 집권정당이라고 할 수 있다. 특정 지역, 특정 정당 의원이 없는데 어떻게 정치 갈등이 해결될 수 있겠느냐"면서 "수도권은 당선자가 나온다 하지만 호남은 당선자가 안 나온다. 우리 여당이 배수진의 진을 치고 져도 좋다는 각오로 현재 언론에서 거론되는 분들에게 정치적 명성에 걸맞게 한국 정치 발전을 위해 호남에서 출마하라고 공식 제기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최고위 직후 기자들과 만나 "정치라는 게 '저기는 새누리당이 어렵다'는 데 가서 뼈묻을 생각을 해야한다. 당선되기 쉬운 지역에 명성을 이용하면 정치발전의 의미가 없다는 것"이라면서 "내가 정치를 처음한다면 광주를 택하겠다. 그러나 지금 그 어려운 지역구 은평을에서 5선을 했는데 이를 버리고 다른 곳으로 갈 수 없다"고 언급했다.
이어 "15대 국회의원 당시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이 저보고 은평구로 출마하라고 했다. 은평구는 경상도 사투리쓰는 사람이 되 본 적이 없는 곳이었다. 그래서 '내 고향 대구·경북 보내주시지 왜 하필 안 되는 서울가서 출마하라고 하시나. 그것도 서울도 강남도 아니고 진짜 험지 은평이냐'고 묻자, 김 전 대통령은 '이 동지 정치는 안 되는 데 도전해서 되는 것이 정치야. 당신 안 보내도 다른사람 보내도 다 되는데 굳이 당신까지 가나'라고 답했다. 그 말에 내가 할 말이 없었다. 그래서 내가 은평을에 출마를 해서 국회의원을 지금까지 해 왔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김무성 새누리당 대표는 이 의원의 주장에 대해 "국회의원 후보는 다 자기 연고지에서 출마하는 것이다. 단 서울 같은 중심 대도시는 성격이 다르긴 하지만, 호남과 전혀 연고가 없는 사람에게 명성만으로 단순히 나가라고 하는 것은 논리에 맞지 않다"고 반박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