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서민지 기자] 법무부가 2017년 폐지될 예정인 사법시험을 2021년까지 4년 더 유지하는 방안을 추진할 방침이다. 그러나 사법시험이 유지되기 위해서는 국회 입법 과정에서 통과를 비롯한 유관기관과 협의가 해결해야 할 숙제로 남아있어 논란이 지속될 전망이다.
법무부는 3일 정부과천종합청사에서 브리핑을 열고 "여러 각계의 의견을 수렴한 결과 로스쿨 제도의 개선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는 것이 바람직하다는 의견이 모아졌다"면서 "변호사시험 도입과 현행법에 따라 2017년 완전 폐지가 예정됐던 사법시험을 제10회 변호사시험이 실시되는 2021년까지 유지한다"고 밝혔다.
법무부가 발표한 방침대로 사법시험 폐지를 2021년까지 유예하려면 현행 변호사시험법 부칙 제4조('사법시험법'에 따른 사법시험을 2017년까지 실시한다.)를 수정하는 '법 개정'이라는 관문을 거쳐야 한다. 법안이 개정돼야 기존 정해진 사시선발 인원, 변호사시험 합격률(현행 75%) 등 부수적인 것들도 논의할 수 있다.
법무부는 내년 2월 사법시험 1차 폐지가 예정된 만큼 가능한 빠른 시일 내 처리하기 위해 기본 소요 시간이 오래걸리는 '정부 입법'이 아닌 현재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에 계류하고 있는 법안을 의원입법 과정을 통해 마련할 방침이다. 현재 법사위 제1소위에 계류하고 있는 6건(새누리당 오신환·김학용·김용남·노철래·함진규 의원,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의원)의 '사법시험 존치' 개정안을 '사법존치 유예'로 수정해 통과시키겠단 뜻이다.
봉욱 법무부 법무실장은 "신속하게 입법에 관여하기 위해서 의원입법을 통해 위원회 대안을 마련하고자 한다. 법사위 논의과정에서 법무부 입장이 대안으로 추진될 수 있도록 의견을 충분히 개진해 나갈 것"이라면서 "입법이 머저 최종적으로 확정돼야 인원결정 등 이후 절차도 진행되므로 늦어도 내년 상반기에는 개정안이 통과될 수 있도록 할 계획"이라고 언급했다.
법사위에 계류하고 있는 '사법시험 존치' 관련 법안은 지난 10월 20일 법사위 1소위에 상정됐고, 지난달 18일 관계부처와 이해당사자의 의견을 수렴하는 공청회를 거쳤다. 하지만 그 이후로는 관련 법안 심의가 이뤄지지 않았는 데다 정기국회 폐회는 7일밖에 남지 않았고, 내년 4월 총선을 앞두고 있는 상황이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과연 2월 전까지 법안 통과가 제대로 이뤄질지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서울 관악을에 지역구를 두고 있는 오신환 새누리당 의원은 "문제는 국회 법제사법위원회의 진정성이다. 법사위는 로스쿨의 문제가 터져 나오는 상황에서도 사시존치 법안이 처음으로 발의된 후 593일만에야 법안을 상정해 논의했고, 의견수렴을 이유로 사시존치법 논의를 차일피일 미루고 있다. 이 때문에 사시존치를 위한 골든 타임은 한달도 남지 않은 상황"이라고 지적했다.
또한 "12월 국회에서 사법시험을 반드시 존치시키되, 이것이 어렵다면 법무부 입장을 최대한 존중해 사법시험 폐지를 유예하고 법조인력 양성제도에 대한 전반적인 고찰 및 제도개선 방안을 마련할 것을 주장한다. 법제사법위원회 위원장을 비롯한 상임위원들이 전향적으로 관련법 논의에 착수해 국민의 80% 이상이 희망하는 기회균등의 가치를 실현하는 사법시험 존치와 로스쿨 제도개선이 동시에 이루어지도록 머리를 맞대야 할 것"이라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