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의눈] '영면' YS, '휘호'로 본 정치 신념과 민주주의

22일 새벽 향년 88세로 서거한 김영삼 전 대통령의 빈소가 서울 종로구 연건동 서울대병원 장례식장에 마련된 가운데 빈소에 영정이 놓여져 있다. /사진공동취재단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한국 현대 정치사의 큰 줄기인 고 김영삼(향년 88세, YS) 전 대통령은 숱한 어록을 남겼다. "닭 모가지를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말은 그가 남긴 대표적 명언이다. 이는 군부독재 시절인 1979년 민주화 투쟁으로 시련과 고난을 겪으면서 남긴 것이다. 이 말은 민주주의에 대한 국민의 갈망을 함축적으로 담고 있다는 평가다. 비단 YS 어록만이 전해지고 있는 것은 아니다.

생전 붓글씨를 즐겨 쓴 YS는 '휘호'로 자신의 정치적 신념과 성격을 고스란히 담았다. 대표적인 휘호는 YS가 좌우명처럼 여긴 '대도무문(大道無門)'이다. 항상 바른길로 가겠다는 그의 다짐이다. 건강 상태가 악화됐을 때인 2013년 YS가 사실상 세상에 마지막으로 던진 휘호는 '통합'과 '화합'이었다. 이처럼 YS는 '휘호 정치'의 대표적 인물이다. <더팩트>는 YS가 남긴 휘호로 그의 정치 인생과 철학을 짚어봤다.

◆ 대도무문(大道無門)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대도무문 휘호.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제공

YS가 좌우명처럼 여겼던 '대도무문'은 언제나 당당하고 원칙 있게 행동하면 거칠 것이 없다는 뜻이다. 파란만장했던 자신의 정치 인생을 굳건히 버티게 해줬던 문구가 아닐까.

◆ 민주주의(민民主主義)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민주주의 휘호.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제공

YS는 유신 독재에 맞서 민주화 운동을 펼쳤다. 유연하지만 힘이 느껴지는 필체에서 민주주의를 위해 군부독재와 맞섰던 그의 삶이 고스란히 느껴진다.

◆ 과의불개 시위과의(過而不改 是謂過矣)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과이불개 시위과의 휘호.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제공

'과이불개 시위과의'는 논어의 위령공편에서 공자가 말한 것으로, '잘못을 하고도 고치지 않는 것, 이것을 잘못이라고 한다'는 뜻이다. 과거 유신시절 군부의 탄압과 억압이 부당하다고 본 YS는 민주화 투쟁을 이끌면서 조금도 물러서지 않았다는 평가다.

◆ 매향(梅香)

고 김영삼 전 대통령의 매향 휘호.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제공

매향은 매화의 향기를 말하며 지조와 절개를 상징한다. 무엇에 대한 지조와 절개를 의미한지는 알 수 없지만, 민주주의에 대한 변치 않는 자신의 신념을 엿볼 수 있다.

김 전 대통령은 1979년 미국 뉴욕타임스와의 인터뷰에서 박정희정부에 대한 미국 지지 철회를 주장했다. 그 여파로 김 전 대통령은 의원직을 잃은 뒤 “닭의 목을 비틀어도 새벽은 온다”는 명언을 남겼다. 그의 지조와 절개를 느낄 수 있는 대목이다.

◆ 천청자아민천(天廳自我民廳)

김 전 대통령의 천청자아민천 휘호. /사단법인 김영삼민주센터 제공

'천청자아민청'은 백성들의 귀는 곧 하늘의 귀라는 맹자의 말이다. 정치인으로서 국민을 섬기는 그의 철학이 담긴 휘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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