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와대 측 "민경욱-박종준 외 거취 표명 없어"
내년 4월 총선이 6개월여 앞으로 다가오면서 박근혜 정부의 현 청와대 참모들을 대상으로 한 전략지역 차출설이 피어오르고 있다. 실제 5일 민경욱 청와대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 사의를 표명하면서 이 같은 관측에 힘을 싣고 있다.
청와대 관계자는 이날 "민경욱 대변인과 박종준 경호실 차장이 '개인적 사유'로 나란히 사의를 표했으며, 두 사람 이외 추가로 거취를 표명할 사람은 없다. 더 이상 청와대에 근무하는 사람의 거취에 대해선 추측 보도를 자제해줬으면 좋겠다"고 밝혔다. 이는 청와대가 총선 차출 대상자를 조기에 정리하고, 정치권 등에서 번지는 박근혜 대통령의 총선 개입설을 차단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되고 있다.
청와대는 '민 대변인과 박 차장 외의 거취 표명은 없다'고 못 박았지만, 앞서 두 사람을 포함해 '청와대 참모와 출마 지역'을 담은 지라시(사설 정보자)가 정계 안팎에서 돌았다. 모두 6명의 청와대 참모가 특정지역에 출마할 것이라는, 누구도 확인하기 힘든 내용이다. 그런데 이들 가운데 전광삼 전 춘추관장, 민경욱 대변인, 박종준 경호실 차장 등 3명은 자의 형태로 '개인 사정'을 들면서 현직에서 물러났고, 주변에선 총선 출마를 위한 정지작업으로 해석한다. 지라시 상 6명의 인물 중 3명은 결과적으로 확인된 셈이다.
차출설 명단의 면면을 보면 '박근혜 사람들'이자 박 대통령의 정치적 고향인 대구 지역 출마 후보군이 눈에 띈다. 대구는 공교롭게도 '국회법 개정안을 놓고' 청와대와 갈등을 빚으며 원내대표직에서 물러난 유승민 새누리당 원내대표의 지역구이기도 하다.
이와 함께 박 대통령의 대구 방문을 수행했던 안종범 경제수석(대구동구을)과 신동철 정무비서관(대구 중남구), 천영식 홍보기획비서관, 안봉근 국정홍보비서관(대구 달성군) 등 이른바 '대구 4인방'이 본인들의 뜻과 상관없이 또 다른 차출설 명단에 오르기도 했다. 아직까지 이들 4명 중 청와대를 떠난 이는 없다.
안종범 경제수석은 박 대통령의 핵심 참모 중 한 명이다. 박 대통령의 경제교사였으며, 대선 캠프에서 공약을 주도하기도 했다. 안봉근 비서관 역시 박 대통령의 최측근으로 '청와대 문고리 권력 3인방' 가운데 한 명으로 불린다.
하지만 일각에선 '대구 4인방'의 여의도행은 박 대통령의 강한 만류로 물거품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청와대도 5일 발표한 사의 표명자 외에 더 이상의 추가 사의자는 없을 것이라고 못 박았다. 그런데도 여의도에선 또 다른 '박근혜 키즈'의 총선행 가능성을 열어두고 있다.
대구에서 고교를 나온 전광삼 전 춘추관장도 대구북구갑이나 고향인 경북 울진, 조윤선 전 정무수석도 서울 지역 출마 후보군으로 거론됐다.
이날 사의를 표명한 민경욱 대변인은 인천 연수(분구), 박종준 차장은 고향인 충남 공주에 출마할 가능성이 있는 것으로 점쳐졌다. 민 대변인은 춘추관을 방문해 사퇴의 변으로 "이제 또 다른 주사위가 던져졌다"고 밝히며 사실상 총선 출마의 뜻을 시사했다.
한편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황우여 교육부총리, 유기준 해양수산부장관, 김희정 여성부장관 등의 사퇴 시한도 얼마 남지 않아 차출설은 또다시 불거질 것으로 전망된다. 현역 의원인 이들이 20대 총선에 출마하려면 공직선거법상 90일 전(내년 1월 14일)까지는 물러나야 하는 만큼 사퇴 시한이 4개월도 남지 않았다.
[더팩트 | 오경희 기자 ar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