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경희의 P-STORY] '전두환 딸' 전효선의 빛과 그림자


전효선 논란, 진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녀 전효선 서경대학교 교수가 최근 수업 중 학생들을 내쫓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이효균 기자
전효선 논란, 진실은?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녀 전효선 서경대학교 교수가 최근 수업 중 학생들을 내쫓았다는 논란에 휩싸였다./이효균 기자

'전효선, 얼굴 알리고 싶지 않아요'

부모와 자식의 관계는 떼려야 뗄 수 없다. 연예인이 평생 대중의 시선에서 자유로울 수 없듯이 대통령 자식들의 일거수일투족도 늘 많은 사람들의 관심사다. 부모(대통령) 인생의 '빛과 그림자'가 곧 자식들의 삶과 맞닿아 있기 때문이다. 최근 '수업 중 학생들을 내쫓았다'는 논란에 휩싸인 전두환 전 대통령의 차녀 전효선(53) 서경대학교 교수도 그렇다.

전 교수는 2013년 검찰과 국회의 '전두환 일가 미납 추징금 환수 작업' 이전만 해도 베일에 싸여 있었다. 어떻게 생겼는지, 어떤 성격인지 등 무엇 하나 알려진 게 없었다. 3남 1녀 중 둘째인 그는 재국(57) 재용(51) 재만(45) 씨와 달리 유일하게 얼굴조차 공개된 적 없다.

국내 언론사들이 전 교수에게 주목한 이유도 다른 형제와 달리 알려진 게 거의 없기 때문이다. 그 역시 전두환 일가의 '비자금 관리인'으로 지목된 외삼촌 이창석 씨의 아들 이원근 씨로부터 자택(서울 서대문구 연희동 빌라)을 7억 4000만 원에 구입했고, 환수 작업 당시 검찰의 압수 수색 대상에 포함됐는데도 말이다.

그동안 전효선 씨를 알리는 대외적 단서는 '서경대학교 교수'라는 것 뿐이었다. 그러나 2006년 3월부터 서경대에서 강의를 해온 전 교수는 추징금 환수 작업이 속도를 내던 2013년 7월 돌연 휴직계를 제출하고 대외활동을 중단했다. 다시 그의 행방은 묘연했다.

전 교수는 1997년 대법원이 전 전 대통령에게 비자금 사건과 관련해 내란·뇌물죄 등의 혐의로 추징금 2205억 원을 확정 선고했으나 회수율이 지지부진한 데다 추징 시효 만료마저 임박해 여론이 들끓는 시점에서 휴직했다. 휴직 후에는 편법 임용의혹이 불거졌으나 명확히 해명된 게 없는 상태였다.

수업 중인 전효선 교수 지난 3월 13일 더팩트 취재진의 카메라에 담긴 전효선 교수의 강의 현장./이효균 기자

두 달 뒤(2013년 9월), 전 교수를 비롯해 전 전 대통령 자녀들은 자진납부를 약속하면서 부족한 추징 금액은 서로 나눠 내기로 했다. 그래서일까. 전 교수는 지난해 2월 복직 신청을 했고, 올해 3월 다시 강단에 섰다.

1년 8개월 만에 모습을 드러낸 전 교수는 입을 굳게 다물었다. 지난 3월 13일 새학기 강의를 맡은 그를 만나고자 서경대를 찾았다. 한눈에도 그를 알아볼 수 있었다. 외모가 아버지인 전 전 대통령과 많이 닮은 듯했다. 당시 만난 학생들도 "수업 시간에 엄격한 편"이라며 "카리스마를 보면 전 전 대통령과 비슷한 것 같다"고 언급했다.

하지만 전 교수는 모자와 마스크로 얼굴을 가리고 강의실을 빠져나갔다. '어떻게 지내느냐'는 취재진의 질문에 전 교수는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휴직 이유'와 '복직 소감'과 '편법 임용 의혹' '전두환 일가 재산 환수에 대한 심경' 등을 더 물어볼 사이도 없이 서둘러 교수실로 향했다.

극도로 취재진을 피하는 그의 모습을 보면서 머릿속 한편엔 '권력무상'이란 생각이 들었다. 영애(대통령의 딸)로서 일반인에 비해 부를 누렸을지 몰라도 원치 않는 스포트라이트에 '마스크'와 모자를 늘 가지고 다니며 얼굴을 꽁꽁 싸매야 하는 인생이 마냥 행복할 수만은 없을 테니 말이다.

취재 사양할게요 수업을 마친 전 교수는 취재진을 피해 마스크로 얼굴을 가린 채 강의실을 빠져 나왔다./이효균 기자

전 교수의 개인사 역시 여성으로서 썩 평안한 편은 아니다. 그는 1985년 청와대에서 윤상현 새누리당 의원과 결혼한 후 미국 유학길에 올랐으나 2005년 이혼했고, 윤 의원은 2010년 롯데그룹 신격호 회장의 막내동생 신준호 푸르밀 회장의 딸과 재혼했다.

그런데도 세상은 전 교수를 비롯해 전두환 일가를 놓아주지 않을 것 같다. 전두환 일가가 미납 추징금 자진납부를 약속했지만 실제 환수 작업은 여전히 더디기만 하기 때문이다. 지난 3월 현재까지 전씨 일가에 대한 추징금은 전체 추징금 2205억 원 가운데 기존 환수된 1087억 원, 그리고 최근 미국에서 몰수된 재산과 다른 금융자산을 합쳐 302억 원 등 모두 1389억 원 정도다. 아직도 절반을 겨우 넘긴 수준에 불과한 실정이다.

때문에 "권력과 재산만 상속되는 게 아니라 그에 따른 책임과 처벌도 함께"라고, 국민들은 말하고 있다. 전 교수가 마스크를 시원하게 벗고 세상 앞에 당당하게 서는 날은 과연 올까.

[더팩트 | 오경희 기자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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