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국감현장 ③] 올해도 '쇼쇼쇼', 별별 소품


소품의 진화 올해도 국감장엔 다양한 소품이 등장했다.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이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국감장에서 셀프 성형기구를 착용한 뒤 부작용을 지적하고 있으며(위), 같은 당 김상민 의원이 몰래 카메라가 장착된 야구모자와 안경을 쓰고 문제점을 짚고 있다./JTBC 방송 화면 갈무리·더팩트DB

19대 국회 마지막 국정감사(이하 국정감사)가 16일로 일주일째지만 현재까지 성적표는 초라하다. 벌써부터 곳곳에서 '부실 국감'이란 지적이 나온다. "역대 최악"이란 평가까지 들릴 정도다. 20대 총선을 앞둔 탓에 "의원들의 마음이 국감보다 '콩밭'에 가 있다"는 게 정가 안팎의 얘기다. <더팩트>는 '국감 현장'을 들여다봤다. <편집자 주>

올해도 국감장엔 다양한 '소품'이 등장했다. 의정활동의 '꽃'인 국감에서 이목을 끌기 위한 의원들의 소품은 날로 진화(?)하고 있다.

국감 첫날인 지난 10일 국회 보건복지위 국감장엔 성형기구가 이슈였다. 김제식 새누리당 의원의 보좌관은 이날 '코뽕(콧구멍 속에 보정물을 넣어 코를 높이는 기구), '얼굴밴드' 등을 직접 착용했다. 김 의원은 보좌관의 시연과 함께 '셀프 성형기구'의 부작용을 꼬집었다.

다음 날(11일) 국토교통위에선 드론(무인비행장치)이 국감장을 날아다녔다. 이학재 새누리당 의원은 "지금 보신 장난감같은 물건에 세계인이 이목을 집중하고 있다. 10년 내 드론 시장 규모가 100조원을 돌파할 것으로 예측되는데 정부의 무관심 속에 국산 제품은 가격 경쟁에서 밀리고 있다"면서 드론 사업 활성화를 촉구했다. 박성호 의원은 전동 스쿠터를 가지고 나왔다.

같은 당 김상민 의원은 정무위 국감에서 몰래 카메라가 장착된 야구모자와 안경을 직접 착용한 뒤 "국무조정실장님, 이게 뭘로 보이세요?"라고 물었고, 추경호 국무조정실장은 "모자 같습니다"라고 답했다. 김 의원은 "대한민국에 '몰카천국'이라는 오명을 붙인 몰카범죄 해결을 위해 대안을 마련하라"고 지적했다.

전동 스쿠터, 드론, 파워포인트 등 다양한 국감 소품들./JTBC 방송 화면 갈무리·오경희 기자

또 김영우 의원은 지난 14일 외통위 국감에서 파워포인트를 활용해 '기획형' 질의를 하기도 했다.

지난해 역시 의원들은 '소품'을 활용했다. 김용익 새정치민주연합 의원은 어린이용 치약을 잔뜩 들고와 치약 보존제인 파라벤의 유해성을 지적했다. 또 장애인 정책을 총괄하는 복지부의 장애인 화장실 오류를 지적하고자 자신이 직접 찍은 화장실 사진을 국감장 슬라이드에 띄우기도 했다.

다음 날 소방방재청 국감 땐 새누리당 이철우, 정청래 새정치연합 의원은 소방복을 활용했다. 이철우 의원은 까맣게 탄 소방 기동복을 들고 나온 뒤 2012년 구미 불산사고 당시 내용연수가 4년 정도 지나 눌어붙은 화학복을 입고 출동한 어느 소방관의 '편지'를 공개해 국감장을 숙연케 했다.

지난해 '국감 우수 의원' 상을 받은 의원실의 모 보좌관은 "미리 검증을 다 거치고 난 뒤 '빼도 박도 못하게' 만들도록 철저하게 준비하고 자료도 요청해야 한다. 하던 대로만 열심히 하면 별무리가 없을 것"이라면서 "정치 공방과 폭로 같은 국감은 이제 지나갔다. 과욕이 빚어 내는 해프닝은 눈살을 찌푸리게 한다"고 꼬집었다.

[더팩트 | 오경희 기자 ari@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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