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쪼록 국민 여러분도 뜻을 모으셔서 6·15가 선포한 화해와 협력, 사랑과 평화에 하나됨의 역사를 이루게 되기를 바랍니다."
고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인 이희호(93·김대중평화센터 이사장) 여사가 '3박 4일' 간의 방북 일정을 마치고 돌아왔다. 이 여사는 방북 기간 남북 관계 개선과 통일을 염원하며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하루하루를 보냈다.
9일 <더팩트>는 지난 5일부터 8일까지 북한을 방문한 이 여사의 활동상을 담은 사진을 입수해 공개하고, 그의 행보를 들여다봤다. 이 여사의 방북은 2011년 12월 김정일 북한 국방위원장 조문 이후 3년 7개월 만이다.
이 여사는 5일 김포공항에서 이스타항공 전세기 ‘ZE2815’편을 타고 서해 직항로로 평양으로 출발했다. 맹경일 조선아시아태평양평화위원회 부위원장의 영접을 받으며 순안국제공항에 도착한 이 여사는 방북 첫날 평양산원과 옥류아동병원을 찾았다.
방북 둘째 날인 6일 이 여사는 평양 소재 육아원과 애육원, 양로원을 방문한 뒤 묘향산으로 이동했다. 예로부터 한국 5대 명산의 하나이자 조선 8경의 하나로 알려져 있다. 이 여사는 고령의 나이에도 1909m 높이의 묘향산을 방북단과 함께 올라 통일을 염원했다.
방북 사흘째인 7일, 이 여사는 묘향산에 자리 잡은 국제친선박람관과 보현사를 방문했다. 이어 8일 아침 숙소인 묘향산호텔에서 순안국제공항으로 이동, 전세기편으로 오전 11시에 평양을 출발해 낮 12시께 김포공항에 도착한 뒤 기자회견을 갖고 “이번 방북은 박근혜 대통령의 배려로 가능했으며 김정은 국방위원장의 초청으로 편안하고 뜻있는 여정을 마쳤다"고 설명했다.
이어 "민간 신분인 저는 이번 방북에 어떠한 공식업무도 부여받지 않았다. 그러나 6. 15정신을 기리며 사명감을 가지고 모든 일을 일정을 소화했다”면서 "특히 평양에서 애육원, 육아원 등을 방문하고 해맑은 어린이들의 손을 잡으면서 다음 세대에 분단의 아픔을 물려주어서는 안 된다는 것을 생각했다"고 강조했다.
한편, 이 여사의 방북은 지난 3일 북한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가 김대중평화센터로 초청장을 보내면서 이뤄졌다. 당초 이 여사의 방북으로 김정은 국방위원회 제1위원장과 만남이 기대됐으나 불발됐다.
방북단엔 수행단장인 김성재 전 문화부 장관과 백낙청 서울대 명예교수, 장충식 단국대 이사장, 최용준 천재교육 회장, 윤철구 김대중평화센터 사무총장 등 18명이 함께했다.
[더팩트ㅣ신진환 기자 yaho1017@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