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도는 해양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첫 영토
광복 70주년 그리고 독도. 풀릴 듯 풀리지 않는 한·일 관계의 이유를 꼽자면 ‘역사 왜곡’과 ‘망언’이다. 일본의 역사 왜곡과 망언의 중심엔 늘 ‘독도’가 있다. 현재도 일본은 독도를 ‘다케시마’라 부르며 자신들의 영토를 한국이 불법 점유하고 있다는 망언을 일삼고 있다.
일본은 63년 전에도 지금과 같이 독도를 탐냈다. 이런 일본의 야욕으로부터 독도를 지킨 사람들이 있다. 민간인 33명으로 조직된 ‘독도의용수비대’가 그 주인공이다. 시간이 지나며 이들의 존재는 조금씩 잊혔다.
이병석(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 회장, 전 국회 부의장, 4선) 새누리당 의원에게 독도수비대는 특별하다. <더팩트>는 8일 오후 국회에서 이 의원을 만나 독도의용수비대 그리고 최근 영화 ‘연평해전’ 상영회 개최에 관한 이야기를 나눴다. 국회 입성기( ▶'가출 소년', 정치를 꿈꾸다)는 따로 정리했다.
◆33인의 독도의용수비대 “진정한 영웅”
이 의원을 만난 이날은 공교롭게도 유승민 원내대표가 직에서 물러난 날이었다. 독도수비대와 관련한 인터뷰를 위해 만났지만, 유 원내대표 사퇴에 관해 묻지 않을 수 없었다. 이 의원도 예상한 듯했다.
유 원내대표 사퇴와 관련 이 의원은 “정치발전의 과정으로 보면 된다. 성숙해지기 위한 진통이자 과정이다. 의원총회에서 이를 결정한 것은 새누리당이 민주정당으로 성숙해지는 계기가 됐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다시 본래 인터뷰로 돌아왔다.
이 의원은 2009년 3월 3일 독도의용수비대기념사업회 개소식에서 다음과 같이 밝혔다.
"천 삼백여 일을 배고픔과 싸우며 독도를 지킨 서른세 명의 젊은 피는, 아직도 독도를 잊지 못하고 우리 곁에 생생히 살아있습니다. 이사부의 기개와 안용복의 당당함을 품은 의용수비대는 우리 민족의 진정한 영웅입니다. (중략) 저는 오늘 가슴 벅찬 이 순간을 한시도 잊지 못할 것입니다."
이 의원은 개소식에서 밝힌 “한시도 잊지 못할 것”이라는 자신의 약속을 여전히 지키고 있다.
그는 “현재 기념사업회에서는 다양한 사업을 진행 중이다. 독도의용수비대원과 유족에 대한 지원을 비롯해 독도의용수비대의 산 역사를 국민에게 알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면서 “또 기념사업회는 현재 생존해 있는 독도의용수비대원 7명과 유가족 등 총 33명에 대한 매월 예우금 지원 및 제수금, 생신 축하금과 위로·위문행사 등 지원 사업을 진행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에 따르면 기념사업회는 또 전국 41개교 중·고등학교 학생들을 대상으로 청소년 명예 대원을 조직해 매년 독도 탐방, ‘독도의용수비대 대학생 SNS 기자단 운영’과 ‘독도 사랑 시 공모전’ 등 다양한 주관 사업에 참여시켜 교육·홍보 사업에도 매진하고 있다.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 건립 역점…독도는 ‘자존심’
사람들의 뇌리에서 서서히 잊힌 독도의용수비대. 기념사업회는 이들의 업적을 기리고 알리기 위한 기념관 건립에 온 힘을 쏟고 있다.
이 의원은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은 현재 진행하고 있는 사업 중 가장 역점을 두고 추진하는 사업”이라면서 “기념관은 독도의용수비대의 국토수호 정신을 계승하기 위해 독도모형을 형상화했다. 울릉군 북면 천부4리 일대에 건립될 기념관은 총 129억 원의 국비를 투입해 독도를 전망할 수 있는 최적의 위치에 건설 중”이라고 강조했다.
또 “기념관에는 전시실, 영상실, 체험관 등 다목적 시설과 편의시설로 구성되며 야외에는 독도전망대를 비롯해 광장 및 야영장이 들어설 예정이다. 국민의 세금이 들어가는 공사인 만큼 빈틈없이 공사가 진행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기념관 건립뿐만 아니라 독도의용수비대의 진솔한 나라 사랑의 이야기를 더욱더 많은 국민이 이어받을 수 있게 하도록 ‘독도의용수비대 정신계승 독도 둘레길 체험 여의도 걷기 대회’, ‘독도대첩일 기념식 및 합동묘역 추모행사’ 등을 기획하고 있다. '
이 의원은 “앞으로도 국민에게 독도에 대한 관심을 고취하고 나라 사랑의 의미와 국토수호 의지를 느낄 수 있도록 다양하고 새로운 사업을 발굴하고, 독도의용수비대 기념관도 차질 없이 완공될 수 있도록 마지막까지 직접 챙기겠다”고 약속했다.
이 의원은 독도의용수비대와 독도에 대한 각별한 관심과 노력으로 지난 2012년 5월 ‘독도 명예주민 위촉패’와 ‘독도명예주민증’을 받았다.
그는 “위촉패를 볼 때마다 33명의 젊은 영웅들을 떠올린다. 그리고 늘 변함없이 거친 파도를 물리치고 당당하게 우뚝 서 있는 독도를 생각한다. 굳건히 독도를 지켜낸 우리의 영웅들처럼 민족의 혼을 간직한 독도를 지켜나가겠다”고 다짐했다.
이어 “오랜 세월 우리의 혼과 목숨으로 지켜 온 독도는 우리 땅이자 자존심이다. 일본의 침략 야욕에도 굴하지 않고 우리 손으로 평화를 지켜낸 대한민국의 땅”이라면서 “독도는 대한민국 동쪽 끝이 아니라 해양에서 시작된 대한민국의 첫 영토라는 생각으로 뜨거운 사랑과 관심을 보내야 한다. 앞으로도 독도가 우리 모두의 가슴 속에 깊이 새겨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연평해전’ 상영회…자유는 거저 얻어지지 않는다
이 의원은 최근 국회에서 영화 ‘연평해전’ 상영회를 개최했다. 잊힌 그날을 다시 되새기자는 의미의 상영회였다.
이 의원은 “2002년 6월 29일 오전 서해 NLL(북방한계선)에는 조국을 위해 장렬하게 전사한 여섯 용사가 있었다. 그러나 그 날의 뜨거운 진실은 월드컵 4강 신화 속에 소리 없이 사라져버렸다. 김학순 감독과 배우, 스태프들은 국가와 국민이 외면한 이날의 진실을 스크린에 담아내고자 7년 이란 시간 동안 고군분투했다”고 설명했다.
이어 “‘연평해전’ 국회 상영은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을 잊고 지내던 우리가 우리 자신의 기억을 스스로 일깨우는 날이었다. ‘자유는 거저 얻어지는 것이 아니다(Freedom is not free)’라는 사실을 우리의 가슴속 깊이 새기는 날이었다”고 그날의 감동을 전했다.
이 의원은 영화 ‘연평해전’이 완성되는 데 역할을 했다. 영화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사실을 듣고 급여 일부를 후원했다. 여기에 다른 의원들에게도 크라우드펀딩 참여를 독려하기까지 했다.
이 의원은 “2013년 5월 국회부의장 재직 당시 영화 ‘연평해전’이 제작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는 소식을 들었다. 결코, 잊어서는 안 되는 일을 잊고 지내고 있는 나를 발견했다”면서 “‘연평해전’이 제작비 마련을 위해 크라우드펀딩을 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됐고, 급여에서 일정액을 후원했다. 그리고 동료 의원에게도 편지를 보내 뜻깊은 일에 동참하기를 권했다. 이러한 일들이 알려져 사회적 관심이 높아지면서 7000여 명에 달하는 참여자들을 모을 수 있었고, 영화제작에 힘을 보탤 수 있었다”며 미소를 보였다.
심지어 이 의원은 ‘연평해전’이 개봉 12일 만에 누적 관객 수 300만 명을 돌파했고 이번 주 400만 명을 넘을 것이라며 즐거워했다. 이 의원은 “앞으로 더 많은 국민이 관람해 대한민국의 무관심 속에 산화한 여섯 영웅을 기억하는 계기가 됐으면 좋겠다”고 영화 관람을 독려했다.
이 의원은 ‘연평해전’이 크라우드펀딩으로 만들어지고 관객들로부터 사랑을 받자 그동안 가슴 속에 묻어 두었던 꿈을 다시 꾸기 시작했다. 불가능할 것 같아 포기했던 독도의용수비대 영화화다. 그동안 독도의용수비대를 내용으로 한 영화 제작은 수차례 불발로 끝났다.
그러나 이 의원은 ‘연평해전’의 성공을 보며 독도의용수비대 영화 제작의 희망을 보았다. 이 의원은 인터뷰 중 김학순 감독에게 전화를 걸었다. 이 의원은 김 감독에게 “마음속의 꿈이 있다. 독도의용수비대 영화화다. 영화화했으면 좋겠다. 독도의용수비대는 살아있는 팩트다. 감독님 좋으시죠? 값진 영화일 수 있다. 함께 추진해 봅시다”라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다.
이 의원이 다시 꿈을 꾸기 시작한 독도의용수비대 영화 제작. 그의 꿈이 실현돼 극장에서 독도의용수비대를 만나기를 기대한다.
[더팩트 ㅣ 국회=이철영 기자 cuba20@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