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춤추는 대선 후보군 판세'
최근 '대선 주자 지지율'이 춤추고 있다.
이른바 '성완종 리스트' 파문은 여권 내 대선 후보군의 판세를 뒤바꿔놨고, 야권은 '4·29 재보선 참패'로 문재인 새정치민주연합 대표 독주 체제가 흔들리고 있다. 정계를 떠난 손학규 전 새정치연합 상임고문이 급부상하고 있다.
여권은 다자구도에서 독주 체제로, 야권은 독주 체제에서 다자구도로 전환되고 있는 형국이다. 앞으로 20대 총선(2016년 4월 16일)까지 채 1년, 2017년 대선이 2년 반 남짓 남았다. 여야 모두 물밑에선 대권을 향한 움직임이 치열할 것으로 보인다.
◆ 김무성, 독주? 본전?
최근 여론조사 추이를 보면, 여권 후보 군에서는 김 대표가 독주 체제를 굳히고 있다. 여야를 통틀어서도 지난달까지 문 대표가 김 대표를 계속 앞섰지만 5월 들어 김 대표의 상승과 문 대표의 하락이 교차하면서 순위가 바뀌었다.
김 대표는 4·29 재보선을 압승으로 이끌고, 공무원연금 개혁을 이슈화하면서 문 대표와 양강구도를 만들어냈다. 무엇보다 여권 내 잠룡 후보군이 '성완종 리스트 파문'으로 후순위로 밀리면서 김 대표가 지지층을 흡수한 것으로 보인다.
한국갤럽이 지난 15일 발표한 여론조사 결과, '다음 대선에 현 여야 대표가 출마할 경우'의 설문에서 42% 지지율로 김 대표가 문 대표(38%)를 6%포인트 앞섰다.
이번 조사는 휴대전화 RDD 표본 프레임에서 표본을 무작위 추출해 전화조사원 인터뷰 방식으로 실시됐으며, 표본오차는 ±3.1%포인트(95% 신뢰수준), 응답률은 14%(총 통화 7001명 중 1001명 응답 완료)였다.
지난 11일 리얼미터가 발표한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도 김 대표가 22.6%로 문 대표(22.5%)를 0.1%포인트 앞서는 등 치열하게 경쟁하고 있다.
이번 조사는 지난 4일부터 8일까지(5일 제외) 4일간 전국 19세 이상 유권자 2000명을 대상으로 전화면접(CATI) 및 자동응답(ARS) 방식으로 무선전화(50%)와 유선전화(50%) 병행 RDD 방법으로 조사했고, 응답률은 전화면접 방식 16.5%, 자동응답 방식 5.7%였다. 표본오차는 95% 신뢰수준에서 ±2.2%포인트다.
한편, 일각에선 "(김 대표가) 본전을 되찾은 것으로 봐야 한다"고 지적한다. 그동안 김 대표가 이끌고 있는 새누리당의 지지율은 40% 선을 유지했지만 차기 대선 주자로서 그의 지지율은 이에 못 미치는 30%대 초반이었기 때문이다.
또한 야당의 경우 문 대표의 지지율은 박원순 서울시장·안철수 의원 등 거물과 경쟁하면서 이뤄낸 성과인데 반해, 김 대표의 현 지지율은 사실상 여당 내 다른 차기주자가 없는 상태에서 쏠린 결과라는 분석이다.
◆ 문재인↓ 손학규 ↑
반면 문 대표는 재보선 패배 이후 극심한 계파갈등에 휩싸이면서 대선 주자 지지율에 타격을 입었다. 문 대표는 지난 2월 전당대회 승리 이후부터 지난달까지 '20%대 지지도'라는 압도적 우위로 박원순 서울시장 등 경쟁자를 여유롭게 따돌렸지만 최근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지난달과 비교할 때 문 대표의 이달 한국갤럽 여론조사 지지도는 7%포인트나 주저앉았다. 지난 11일 리얼미터의 '차기 대선 지지도' 조사 결과도 문 대표의 지지율은 3주 연속 하락하면서 17주 만에 김 대표에 이어 2위를 기록했다.
문 대표의 지지율 하락과 함께 당장 정계를 떠난 손학규 전 새정치민주연합 상임고문의 등판론이 부상하고 있다. 문 대표 체제가 당내 갈등을 봉합하지 못하면 내년 총선과 대선에서 정권교체가 어렵다는 판단으로, 손 전 고문의 대안론이 탄력을 받고 있다.
17일 시사저널과 리얼미터가 지난 13~14일 광주(274명), 전남(368명), 전북(358명)의 성인 남녀 1000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여론조사 결과 차기 대선 주자 지지도에서 손 전 고문이 22.4%로 선두에 올랐다. '호남 민심'을 읽을 수 있는 대목이다.
다음으로 박원순 서울시장 20.5%, 문재인 새정치연합 대표 19.4%, 안철수 의원 18.6% 순으로 집계됐다. 이번 여론조사는 유선전화 임의 걸기(RDD) 방법을 통한 ARS 조사로 이뤄졌다. 표본 오차는 ±3.1% 포인트, 95% 신뢰수준, 응답률 6.1%다.
[더팩트 | 오경희 기자 ar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