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준표, 석궁 살해 협박에도 6공 황태자 구속기소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강직한 검사의 상징처럼 불리던 홍준표 경남도지사가 '성완종 리스트'에 이름을 올리면서 진퇴양난의 늪에 빠졌다.
검찰은 성완종 전 회장이 홍준표 지사에게 1억 원을 건넨 것으로 보고 2011년 6월 한나라당 대표 경선 당시 홍준표 지사의 경선자금 집행내역, 일정자료 등을 확보해 홍준표 지사를 압박할 것으로 보인다. 이를 위해 검찰은 12일 오전 홍준표 지사의 보좌관을 지낸 나경범 경남도청 서울본부장과 강모 전 보좌관의 자택과 사무실 등을 압수수색했다.
과거의 명성이 무색할 정도로 비리 스캔들로 얼룩진 홍준표 지사는 누구일까.
1954년 12월 4일 경남 창년군에서 태어난 홍준표 지사는 1977년 고려대 법학과를 졸업하고 1982년 제24회 사법시험에 합격해 검사가 됐다. 이후 부산지검 검사, 부산지검 울산지청 검사를 거쳐 1988년 서울지방검찰청 남부지청 특수부 검사로 부임했다.
특히 홍준표 지사의 검사 경력 중 화룡정점은 일명 '슬롯머신 사건'으로 불리는 국제 PJ파 수사지휘다. '슬롯머신 사건'이란 1993년 김영삼 정부 출범 직후 불거졌으며 슬롯머신 업계의 대부 격인 정덕진·덕일 형제로부터 돈을 받거나 청탁을 받은 혐의로 정·관계 유력인사 10여 명이 구속된 사건이다.
홍준표 지사는 당시 성역 없는 수사로 검찰과 법무부의 수뇌부와 직속 상관인 검사장을 물론 '6공 황태자'로 불렸던 박철언을 구속기소했다. 박철언은 노태우 전 대통령의 부인 박옥숙 여사의 조카로 6공시절 2인자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했던 인물이다. 당시 '석궁으로 쏴 죽여버리겠다'는 협박에도 불구 홍준표 지사는 뇌물수수혐의를 입증해 안기부 기조실장을 지낸 엄삼탁, 천기호 경찰청 치안감 등을 구속기소했다.
이후 홍준표 지사는 1995년 9월 법무부 특수법령과에서 근무했으며 이듬해 10월 사직했다. 홍준표 지사의 '슬롯머신 사건'은 '귀가시계'로 불리며 전국민적 사랑을 받았던 드라마 '모래시계'로 제작됐고, 홍준표 지사는 일명 '모래시계 검사'로 불렸다.
검사 사직 뒤 변호사로 개업했고, 14대 대통령이자 신한국당 총재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으로부터 정계 진출을 권유받아 정계에 입문했다.
1996년 15대 총선에서 서울 송파 갑 선거구에서 당선돼 금배지를 달았지만 1999년 8월 선거법 위반으로 의원직을 상실했다.
2000년 홍준표 지사는 한나라당 서울 동대문을지구당을 이끌었고, 2001년 김영구 의원의 사퇴로 치러진 10·25 재선거 때 동대문 을 선거구에 출마해 제 16대 국회의원이 됐다.
이후 2011년에는 제14대 한나라당 대표로 당선됐지만 2012년 19대 총선에서 민병두 당시 후보에게 패했지만 같은해 경남도지사에 출마해 김두관 후보를 누르고 경남도지사가 됐다. 이어 2014년 지방선거에서도 홍준표 지사는 새정치민주연합 김경수 후보를 가볍게 누르고 경남지사 연임에 성공했다.
[더팩트 ㅣ 박대웅 기자 sseoul@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