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이슈] '박철언 비자금' 논란, 권력형 비리 '또'

박철언 비자금 의혹, 난 억울하다 박철언 전 장관이 비자금 의혹에 휩싸였다. 그의 비서관은 박 전 장관이 조세범처벌법과 금융실명제법을 위반했다고 주장하며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더팩트DB

"박철언 전 장관은 지인 6명의 이름으로 세금을 누락해 신고했다. 그러나 실제 누락신고한 모든 자금은 박 전 장관 것으로 국세청은 박 전 장관의 차명계좌 총액 358억 원과 박 전 장관의 아내 현경자 전 의원의 차명계좌 총액 323억 원을 파악하고도 (박 전 장관이) 자진 신고한 금액만으로 세금을 징수했다.(박철언 전 문화체육부 장관 수행비서 김모 씨)

노태우 전 대통령 아내 김옥숙 여사의 사촌동생이면서 '6공 황태자'라 불리던 박철언 전 문화체육부장관이 '비자금 의혹'으로 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20년간 박 전 장관을 보좌한 비서 김모 씨는 23일 '박 전 장관이 아내 현경자 전 의원과 300여 개의 차명계좌를 만들어 수백억 원의 비자금을 관리한다'는 내용이 담겨 있는 고발장을 검찰에 접수했다. 박 전 장관은 "사실이 아니다"며 부인하고 나섰으나 논란은 확산할 것으로 보인다.

시대가 변했는데도 대통령의 측근과 가족들의 권력형 비리는 여전히 되풀이되고 있다. <더팩트>는 정권마다 악습처럼 반복된 측근 비자금 의혹을 되짚어 봤다.

◆ 권력을 등에 업고, '툭'하면 불거지는 측근 비리

권력을 등에 업은 실세들 대통령의 충복으로 그 권력을 등에 업은 채 비리를 저지른 사람들도 있다. 장세동 전 안전기획부장과 박철언 전 장관, 권노갑 전 민주당 의원은 비자금 의혹으로 논란이 된 바 있다(왼쪽부터)./더팩트DB, 서울신문, YTN뉴스 갈무리

새 정권이 들어설 때마다 대통령의 측근들의 비리 의혹은 불거졌다.

전두환 전 대통령의 충복으로 불리는 장세동 전 안전기획부장은 전 전 대통령의 비자금 조성에 적극적으로 개입했다는 의혹과 함께 일부를 용돈으로 받은 것이 알려지면서 논란이 일었다.

또 최근 논란의 중심에 있는 박철언 전 장관은 한 차례 비자금 의혹에 휩싸인 바 있다. 그가 2007년 "차명으로 맡긴 178억 원을 빼돌렸다"며 한 무용학과 교수를 고소하면서 자연스럽게 178억 원에 대한 불법 비자금에 대한 의혹이 불거졌다. 그러나 당시 이 비자금에 대한 내용은 규명되지 않았다. 이 외에도 '1000억 원대의 비자금' 등도 추가돼 소환조사가 진행된 바 있다.

DJ정권(김대중 정부) 때 권노갑 전 민주당 의원은 97년 2월 정태수 한보그룹 회장으로부터 4차례에 걸쳐 2억 5000만 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됐으며 2001년 7월 '진승현 게이트'로 다시 구속됐으나 무죄 판결을 받고 풀려났다. 이후 2003년 현대로부터 '150억 원+α'의 불법 자금을 받은 혐의로 긴급 체포돼 징역 5년을 선고받았으나 2006년 광복절 사면으로 특별 감형 조치 결과를 얻었고 이듬해 2월 사면되면서 형 집행을 면제받았다.

◆'아들이 문제, 형제가 문제'…가족 비리

가족 비리 누가 있을까. 가족이 비자금과 비리 등으로 논란을 일으킨 사례도 적지 않다. 가족 비리로 대표되는 인물엔 김영삼 전 대통령의 아들 김현철 씨와 김대중 전 대통령의 차남 김홍업 씨,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씨, 고 노무편 전 대통령의 형 노건평 씨가 있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서울신문, YTN뉴스 갈무리, 더팩트DB

가족 비자금으로 골치를 앓은 이도 있다. 김영삼과 김대중, 노무현, 이명박 전 대통령이다.

대통령 아버지를 등에 업고 '소통령'으로 불리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차남 현철 씨는 청와대 내부와 여당, 정부 요직에 측근들을 심어 국정운영 전반에 깊숙이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그는 1994년 조동만 전 한솔 PCS 부사장의 관리로 50~70억 원의 비자금을 챙겨 논란이 됐으며 1997년 한보 사태 당시엔 기업인들에게 66억 원을 받은 혐의 구속돼 징역 2년과 벌금 10억5000만 원, 추징금 5억2000만 원을 선고받았다가 1999년 광복절에 사면·복권됐다.

DJ 정권의 '홍삼(弘三) 트리오'도 빼놓을 수 없다. 김대중 전 대통령의 세 아들(홍일·홍업·홍걸)은 비리에 연루되며 '정현준 게이트'와 '진승현 게이트' 등 'OOO게이트'가 터질 때마다 이름이 거론됐다. 차남인 홍업 씨는 '이용호 게이트'에서 이권 개입 의혹으로 구속 기소돼 실형을 선고받았으나 2005년 사면됐고 삼남인 홍걸씨 역시 2002년 '최규선 게이트'에서 체육복표 사업자 선정과 관련해 36억여원을 받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가 홍업 씨와 같은 해에 사면됐다. 또 장남인 홍일 씨 역시 2003년 '나라종금 로비 사건'에 얽혀 불구속 기소됐다.

고 노무현 전 대통령이 집권했을 당시 그의 친형인 건평 씨 역시 자금관리인으로 의심되는 인물의 계좌에서 500억 원 가까운 뭉칫돈이 발견됐다는 내용이 발표되면서 비자금 의혹에 휩싸였다. 한편 건평 씨는 2009년 5월 세종증권 인수 과정에 개입해 29억여 원의 금품을 수수한 혐의로 구속돼 징역 4년의 실형과 추징금 5억 7400만 원을 선고받았으나 2010년 광복절 사면됐다.

전 정권의 가족 비리를 수사했던 MB정부(이명박 정부)도 가족 비리가 불거져 곤혹을 치렀다. 당시 '영포라인'의 핵심으로 막강한 영향력을 행사한 이명박 전 대통령의 형 이상득 전 국회부의장이 2013년 저축은행 로비 자금 수수 혐의 등으로 구속돼 징역 1년 2월을 선고받았다. 그러나 대법원 확정 판결에 앞서 항소심 형기를 모두 마치면서 같은 해에 석방됐다.

[더팩트| 김아름 기자 beautiful@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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