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정희 전 대통령, 1958년~1961년 거주
박정희 전 대통령의 서울시 중구 '신당동 가옥'이 베일을 벗었다.
16일 서울시는 2008년 문화재 제 412호로 지정된 후 일반에 공개되지 않았던 박정희 전 대통령의 신당동 가옥 내부를 공개했다. 시민들은 17일부터 사전예약 후 관람 가능하다.
박정희 전 대통령은 1958년 5월부터 1961년 8월 국가재건최고회의 의장 관사로 이주할 때까지 육영수 여사와 박근혜 대통령, 박근령 전 육영재단 이사장, 박지만 EG 회장 등 삼남매와 함께 신당동 가옥에 거주했고, 1979년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에는 유족들이 잠시 살았다.
대지면적 341㎡(103평), 본관 건물 128㎡(42평) 크기의 신당동 가옥은 역사적·건축학적 가치를 지니고 있다. 1930년대 신당동에 대단위로 조성된 '문화주택' 가운데 현재 유일하게 남은 가옥이다.
일제 강점기 동양척식주식회사의 자회사인 조선도시경영주식회사는 1930~40년대 장충동과 신당동 일대에 일본인들을 위한 주택을 보급하고자 일본식과 서양식을 절충한 '문화 주택'을 지었다.
시는 가옥을 박정희 전 대통령 거주시기인 1958년~1961년 모습을 복원하는 것을 원칙으로 했다. 가옥은 크게 응접실과, 안방, 서재, 부엌 등으로 구성됐다.
응접실은 1961년 7월 10일 방한한 미 육군 차관 스테판 아일스의 부인과 외국 사절단 부인들이 이 가옥을 방문했을 때 촬영한 사진을 바탕으로 재현했다.
안방은 육영수 여사가 사용한 재봉틀과 화장대, 자녀 방에는 당시 박근혜, 박근령 자매가 장충초등학교 3학년(10살)과 1학년(8살)이었다는 점을 고려해 1961년 당시 교과서와 문구용품을 전시했다.
주목할 공간은 바로 서재다. 서재가 5·16 군사정변의 산실이기 때문이다. 박 전 대통령은 신당동 가옥 서재에서 5·16 군사정변을 계획하고 지휘했다. 당시 신당동 가옥에는 군 장교들이 자주 드나들었다.
박근혜 대통령에게도 신당동 가옥은 특별하다. 1979년 10·26 사태로 아버지인 박정희 전 대통령 서거 후 박근혜 대통령은 1980년, 청와대 생활을 청산하고 신당동 옛집으로 돌아갔다. 사실상 이때부터 그는 18년의 정치적 은둔기를 보냈다. 이 시기 박 대통령은 책을 읽고, 문화 기행을 다니면서 마음을 다스렸다.
조영호 서울시 역사문화재과 담당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가옥은 일제시대 조성된 문화주택으로서 주거사와 건축사를 들여다볼 수 있고, 현대사의 전환점인 5·16의 역사적 현장으로서 보존가치가 있다"면서 "앞으로 1948년 대한민국 초대 내각을 구성한 사적 제497호 이화장과 제2대 대통령이 살았던 사적 제348호 윤보선 가옥도 복원공사를 완료하면 연차적으로 개방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더팩트 ㅣ 신당동=오경희 기자 ari@tf.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