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오경희 기자] '애기봉 등탑 철거 논란'이 뜨거운 감자다.
해병대 2사단은 지난 15일부터 이틀에 걸쳐 경기도 김포에 있는 애기봉 등탑(해발 165m)을 43년 만에 철거했다.
군은 1954년부터 크리스마스를 전후로 애기봉에 불을 밝혔다. 처음에는 소나무로 장식 트리를 만들어 썼고 1971년 철탑(등탑)으로 대체했다.
종교적 의미로 시작한 등탑 점등 행사는 우리정부 대북 심리전 상징이 됐다.
등탑은 북한지역과 3km 거리에 있어 불을 밝히면 개성에서도 볼 수 있다. 북한은 이 등탑이 대북 선전시설이라며 철거를 주장해 왔고 포격하겠다며 위협하기도 했다.
결국 정부는 2004년 6월 애기봉 등탑 점등을 중단했다. 이는 "군사분계선(MDL) 지역에서 선전 활동을 중지하고, 선전 수단을 모두 제거키로 한 2차 남북 장성급 군사회담 합의"에 따른 것이다. 애기봉 등탑 점등을 '선전수단'이라고 일정 부분 인정한 셈이다.
그러나 6년 후 다시 등탑에 불을 밝혔다. 2010년 천안함 피격 사건과 연평도 포격 도발 사건이 발생하자 그해 12월 21일 종교단체의 등탑 점등 행사를 허용했다.
2011년엔 연말이 다가오던 12월 19일 김정일이 사망하면서 김포시가 점등 중단을 요청해 점등하지 않았다.
때문에 일각에서는 애기봉 등탑 철거가 2차 남북 고위급 접촉 등 최근 남북 관계를 의식한 조치가 아니냐는 지적을 제기했다.
30일 한국일보는 박근혜 대통령이 애기봉 등탑 철거에 관한 언론보도를 보고받은 뒤 회의 석상에서 '왜 등탑을 없앴느냐, 도대체 누가 결정했느냐'면서 호되게 꾸짖었다고 보도했다.
이에 대해 국방부 측은 "각급 부대의 대형 시설물 안전진단 결과 애기봉 철탑이 지반이 약한데다 철골이 오래돼 쓰러질 위험이 있는 D등급 판정을 받아 붕괴할 경우 일반 관광객의 안전을 해칠 위험이 있어 철거했다"며 등탑 철거와 남북 관계는 무관하다고 밝혔다.
한편, 국방부의 해명과 달리 안전진단 결과는 지난해 이미 나왔던 것으로 알려졌다.
정치사회팀 tf.psteam@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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