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고수정 기자] "요즘 책 쓰고 강의하러 다니고 있다."
이명박 전 대통령이 퇴임한 지 9일로 약 20개월이 흘렀다. 퇴임 후에도 서울 강남구 대치동 사무실을 오가며 대외활동을 해온 이 전 대통령에게 이날은 더없이 기쁜 날이다. 사위만 셋인 그는 이날 '첫' 며느리를 맞았다.
이 전 대통령의 외아들이자 막내인 시형(36)씨가 한글날인 이날 서울신라호텔에서 낮 12시 손모(34) 씨와 양가 가족, 친지 등 지인 100여 명이 참석한 가운데 '비공개 결혼식'을 올렸다.
퇴임 후 이 전 대통령은 지난해 12월 31일 자신의 페이스북에 "관즉득중(寬則得衆·사람에게 관대하면 인심을 얻음)의 마음으로 새해를 맞자. 다시 시민으로 돌아와 새해를 맞는다. 이제 전직 대통령으로서 우리 사회와 인류를 위해 기여할 수 있는 길을 가겠다"고 다짐했다.
이후 올해 초 대치동 개인 사무실로 출퇴근 모습이 <더팩트> 카메라에 잡혔다. 당시 '이명박 입'으로 통하는 박정하 대변인은 <더팩트>에 "이 전 대통령은 거의 매일 사무실을 오가고, 점심은 비서관이 도시락을 준비해 사무실에서 식구들이랑 먹는다. 가끔 좋아하는 테니스도 치러 다닌다"고 밝혔다. 실제 이 전 대통령은 최근까지 한·미 FTA(자유무역협정)와 4대강 사업 등 재임 중 국정 경험을 담은 자서전을 연말 출간을 목표로 집필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시민'으로 돌아간 그는 지난 8월 5일 뮤지컬 '평양마리아'를 관람하는 등 '첫 문화 행보'를 하고, 지난달 2일에는 서울팔래스호텔에서 열린 선진한반도포럼에 참석하며 외부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포럼에는 이명박 정부 시절 고용노동부 장관을 지낸 임태희 전 대통령 실장과 류우익 전 통일부 장관, 새누리당 이재오 의원 등 '친이(친이명박)계' 인사 30여 명이 집결했다.
가장 최근엔 이 전 대통령 기념재단 설립 소식이 세간의 관심을 끌었다. <더팩트>가 지난달 19일 단독 입수한 '정관'에 따르면 재단은 지난 8월 19일 등기를 마치고 서울 강남구 대치동에 사무실을 마련하는 등 공식 출범을 위한 밑그림을 그리고 있다. 재단 설립의 본격적인 시작은 지난 3월 2일로, 이 전 대통령을 도와 국정의 최일선에서 활동한 장·차관, 청와대 수석비서관 등 50여 명이 서울의 한 식당에서 기념재단 발기인 모임을 했다.
한편, 이 전 대통령은 35세라는 젊은 나이에 현대건설의 CEO를 지냈으며, 사업가로서 뛰어난 능력을 인정받아 탄탄대로를 걷던 중 1992년 당시 신한국당 대표였던 김영삼 전 대통령의 전국구 공천으로 정치권에 발을 들였다. 14대에 이어 15대까지 국회의원을 지냈지만, 공직선거 및 부정선거방지법위반죄로 벌금형이 확정되기 직전 의원직을 자진 사퇴했다. 이후 형이 확정되면서 피선거권이 박탈됐다.
그는 2000년 광복절 특사로 사면복권된 후 민선 3기 32대 서울시장에 당선돼 청계천 복원 사업, 서울시 대중교통 환승 체계 구축 등 과감하고 발 빠른 시정 운영을 했다. '추진력 강하고 능력 있는 CEO 출신 시장'이라는 호평 속에 2007년 17대 대통령에 당선됐고, 신자유주의에 입각한 대기업 중심의 경제 성장, 자원외교 및 대형 해외 공사수주 등 경제성장을 추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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