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론으로 보는 정치] 계속 되는 인사 참사, 언제 끝나려나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이 내정 사흘 전 고등교육법 위반 혐의로 검찰에 송치된 것으로 알려지면서 박근혜 정부의 인사 시스템에 또다시 도마 위에 올랐다. /서울신문 제공

박근혜 대통령이 4박 7일간의 해외 순방을 마치고 귀국했다. 이번 외유는 캐나다 국빈 방문과 유엔 총회 참석 등 내용적 측면에서 무게감이 상당한 것이었다. 하지만 뉴욕 방문은 대통령 반대 시위와 뉴욕 타임즈에 게재된 '대한민국의 진실과 정의는 무너졌는가'라는 대통령 비판 광고로 그 의미가 퇴색됐다.

유엔 총장을 배출한 국가의 대통령이 유엔 총회에서 동북아시아의 평화를 외쳤지만 그 목소리는 공허했고 반향도 미미했다.오히려 국내에서는 대통령의 또 다른 인사 참사로 실망감을 넘어선 절망감이 대통령의 그림자가 돼 어른거리고 있다.

임명된 지 3개월만에 물러나는 송광용 전 청와대 교육문화수석의 사표는 대통령 순방 당일 즉각 수리됐다. 경질인지 사임이지 내용도 아리송하지만 이미 임명 당시부터 정수장학회 이사, 논문 표절, 제자 논문 바꿔치기 등의 논란으로 뒷말이 무성했던 인사에 대한 임명 강행 결과가 '3개월 만의 경질'이라는 점에서 허탈함을 넘어서 국가의 미래에 대한 걱정과 불안감이 엄습한다.

더구나 송 전 수석은 내정 전에 경찰 조사를 받았는데도 청와대 인사검증서의 관련 문항을 거짓으로 작성하는 등 국가 교육문화를 이끌어나갈 리더로 도덕성 측면에서도 적합치 못한 인사라는 것이 드러났다.

이번 송 전 수석의 사임 배경에 대해 황우여 교육부장관과의 불화설, 김기춘 비서실장과의 불화설 등이 거론되지만 그것은 오히려 대통령 스스로의 잘못된 의사결정과 청와대 인사검증 시스템의 부실을 숨기기 위한 '연막(煙幕)'으로 보여진다.

민주주의 사회에서 대통령이 가질 수 있는 최고이자 최후의 권력은 '인사권'이다. 하지만 김용준·안대희·문창극 전 국무총리 후보자와 송 전 수석으로 이어지는 청와대, 아니 정확히는 대통령의 인사 파문들이 도대체 언제 그 행진을 멈출지 알 수 없다.

게다가 '인사 참사'의 문제는 청와대 인사와 정부 고위 인사선에서 그치질 않고 있다. 자니윤 한국관광공사 감사 임명을 비롯해 최근 대한적십자사 총재에 내정된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의 사례 역시 적십자 내부 인사들의 만장일치로 총재에 추대되는 형식을 밟았다고는 하나 대통령의 최종 인준을 거쳐야 하는 자리의 특성상 당연히 박대통령의 입김이 들어갔을 것으로 추측된다.

더구나 김성주 성주그룹 회장은 지난 대선에서 박 대통령의 공동선대위원장을 지낸 인물로 '튀는 언행과 행보'를 보였던 인물이다. 이미 새누리당 내부에서조차 '직무에 적합한 인사인가'란 우려의 소리가 고개를 들고 있다.

대통령이 자신과 코드가 맞는 인사들을 중용해 자신의 정치 철학과 국정운영 방향의 추진 동력을 얻는다는 점을 백보 이해하고 양보한다고 해도 '인사가 만사'인데 직무 수행한 지 20여개월이 넘어가는 대통령과 청와대의 '인사'는 '망사(亡事)'라고 불릴 만큼 실패작의 연속이다.

[이은영 기획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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