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고수정 기자] "정치인의 순위가 지속적으로 매겨진다면 그들이 여론에 응답하는 선순환 고리가 만들어질 것이다."
1999년 인터넷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몰고 왔던 포스닥은 정치인에 대한 가상 주식거래를 하는 사이버 정치 증권시장으로, 증시에 상장된 정치인이 잘하면 주가가 오르지만, 잘못하면 주가가 내려가는 방식으로 운영됐다. 이를 만든 이는 신철호(40) 피드백7 대표. 그는 이러한 '새로운 발상'으로 한 때 인터넷 스타였다.
그는 피드백7 대표뿐 아니라 사진공유서비스업체 OGQ 이사회 의장(2011~), 풀뿌리사회지기학교 공동이사장(2009~)도 맡고 있다. 방송·대학 등에서 IT와 창업과 관련된 강의도 꾸준히 하고 있다.
포스닥은 '정치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라는 순수 목적에서 출발했다. 신 대표는 정치인들이 포스닥으로 자신의 평가 지수를 살피기 시작했고, 중요치 않게 생각하던 온라인상 국민의 목소리까지 경청하기 시작했다고 기억한다. 그는 이러한 취지를 다시 되살리기 위해 '포스닥 시즌2'인 지난 5월 1일 '피드백7'(www.feedback7.net)을 개장했다.
아직 포스닥만큼 선풍적이지는 않지만, 피드백7은 현재 3개월여 동안 누리꾼들 사이에서 조금씩 입소문을 타고 알려지고 있다. <더팩트>는 24일 신 대표와 전화 인터뷰를 갖고 피드백7 개설 취지 등을 짚어봤다.
- '포스닥 시즌2' 피드백7에 대해 소개해달라. 게임 방법은?
"피드백7은 말그대로 포스닥 시즌2다. 세계 각국 정치인에게 실시간으로 표를 행사하고 실적에 따라 포인트로 배당을 받는 투자 게임이다. 피드백7의 기본적인 원리는 주식시장과 같다. 페이스북 아이디로 로그인 혹은 홈페이지 가입 절차를 거친 사용자는 주주로서 각 정치인에게 투표할 주권(Qin)을 7분에 7개씩 받는다. 이 킨으로 정치인 이름 밑에 있는 붉은색 버튼을 누르면 '좋다'라는 의미, 파란색 버튼을 누르면 '싫다'라는 것이다.
내가 '좋아요' 버튼을 누른 정치인을 좋아하는 사용자가 많아질수록 순위가 올라가고, 순위가 올라간 단계만큼 배당 포인트가 늘어난다. '싫어요' 표를 던진 정치인이 순위가 내려가면 역시 포인트로 배당을 받는다. 배당은 60분마다 이뤄진다."
- 이를 개설한 취지는 무엇인가.
"모바일 패러다임에서 다시 변화가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과거에는 우리가 온라인상으로, 특히 모바일이 발달되지 않은 상태였기 때문에 컴퓨터로 정치 참여를 하기란 쉽지 않았다. 지금은 모바일이 발달돼, 언제, 어디서라도 손안에서 투표할 수 있는 환경이 이뤄졌다. 이러한 환경을 극대화한다면 정치 참여가 늘 수 있다고 생각했다.
정치인들의 순위가 나오면 그들이 긴장하고 신경 쓸 수밖에 없다. 정치인들이 여론에 답하고 시민과 매일 소통하는 선순환 고리를 만들어줘야 한다고 생각했다. 일회성 선거가 아니라 지속적으로 평가되는 시스템이 만들어져야 선출된 사람들이 긴장하고 올바르게 행동할 수 있지 않을까.(웃음)"
- 피드백7의 현재 순위를 볼 때 박원순 서울시장, 새정치민주연합 문재인 의원 등 높은 순위에는 야당 정치인들이 많은데.
"피드백7은 페이스북과 연동이 돼 있다.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와 모바일을 많이 사용하는 사람들은 아무래도 지금보다 변하는 것을 선호하는 사람들이라고 생각한다. 이러한 사람들은 진보주의적인 성향을 띄는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이것이 표에 자연스럽게 영향을 미칠 수밖에 없을 것이다."
- 그렇다면 순위가 의미하는 것이 있을 텐데.
"포스닥과 피드백7의 주된 이용자는 보통 모바일과 SNS를 자주 사용하는 젊은 층이다. 이 때문에 이러한 순위는 젊은 층의 의견이라고 볼 수 있다. 2002년 노무현 대통령의 당선을 포스닥이 1년 전부터 예측할 수 있었던 것은 정치 참여율이 낮아 '캐스팅 보트'로 불리는 젊은 층의 여론이 포스닥에 집결됐기 때문이다.
다만, 모바일과 SNS 사용자는 보통 집권여당에 부정적인 성향이 강하다. 설사 현재 야당인 새정치민주연합이 집권해도 마찬가지다. 현 여당인 새누리당에도 좋은 정치인들이 많이 있을 텐데 평가가 절하된 것이 아닌가 하는 생각도 든다."
- 정치인들의 반응도 많이 있었을 것 같다. 어떤가.
"현재까지 연락 온 정치인은 3명이 있었다. '잘 보고 있다'는 식의 반응이었는데, 우리나라 정치인들은 보통 국민의 평가에 민감할 수밖에 없다. 예전 포스닥 사례를 보면 100개 이상 의원실에서 매일 의원들에게 순위를 보고하고 누리꾼들의 댓글에 신경을 썼다. 피드백7 순위에 대해서도 반년 안에 현역 정치인들이 민감하게 받아들이지 않을까 싶다.
피드백7에는 현재 해당 정치인의 글에 댓글을 달면 정치인의 이메일로 관련 내용이 전송되게 돼 있다. 이 메일을 받은 정치인은 '회신하기'라는 링크를 누르면 피드백7의 자신의 글에 댓글을 남길 수 있다. 다만 회신을 할지는 그들의 몫이다."
- 세월호 참사 당시 개설된 '응답하라 국회의원'과 비슷한 취지인 것 같다.
"맞다. 정치인에게 피드백을 주는 취지로는 맥을 같이한다. 처음 '응답하라 국회의원'이 개설됐을 때 페이스북으로 개설자에게 연락했다. 정말 깨어있는 친구라고 생각했다. 다만 '응답하라 국회의원'은 한 주제를 가지고 피드백을 주는 형태고, 피드백7은 지속적으로 정치인의 순위를 매기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조금 더 광범위한 영향을 미치지 않을까 생각된다."
- 피드백7 이후에 다른 콘텐츠를 구상하는 것이 있는가. 있다면 어떤 내용인가.
"투표를 4년마다 하는 것이 아닌, 매일 할 수 있고 재밌게 할 수 있는 콘셉트의 콘텐츠를 만들어야겠다는 생각을 하고 있다. 우리가 학교에서 반장을 당선시켜놓고 1년 동안 지켜보는 것이 아니라, 반장이 잘하는지 못하는지 피드백을 할 수 있는 사례를 만들고 싶다. 또 대학교 등에서 과제 팀을 만들었다면, 그 팀원에 대해 평가를 하는 것 등 여러 방면에서 쉽게 평가를 할 수 있는 그런 콘텐츠를 만들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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