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임영무 기자]세월호 참사 100일째인 24일. 하늘나라로 간 아이들의 눈물이 비가 되어 내린다. 그칠줄 모르던 빗물은 국회앞에서 폭우로 변했다. 세월호 사고 진상규명을 바라는 아이들의 울부짖음이다.
23일 오전 9시 경기도 안산 합동분향소를 떠난지 33시간만에 국회로 들어온 행렬은 대부분 우의를 입었지만 땀과 비로 머리부터 발끝까지 젖어 있었다. 이틀째 이어진 행진에 일부 학생들의 발목에는 붕대가 감겨 있기도 했다. 행진을 바라보는 시민들도 응원을 보내는가 하면 이들의 행진을 보며 눈시울을 붉히기도 했다.
도착 직후 국회에서 잠깐의 휴식시간을 갖은 뒤 출정식을 열었다. 유경근 세월호 사고 희생자, 실종자, 생존자 가족대책위원회 대변인은 "여태 걸어온 게 무슨 의미가 있나. 이뤄진 것은 하나도 없다. 이루려고 애쓸 뿐이다. 특별법이 제정될 때까지 가야 한다. 특별법 제정을 반대하는 자들보다 1분만 더 버티자"라면서 "떨어져서 혼자 흘리는 눈물은 의미가 없다. 함께 눈물 흘려 거대한 강물이 됐을 때 산을 옮길 수 있다" 말했다.
광화문 추모제 무대에는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요구하며 전날 안산 합동분향소를 출발해 서울광장까지 행진해온 유가족들과 국회와 광화문에서 단식농성 중이던 가족들이 함께했다.
유가족을 대표해 무대에 오른 단원고 동혁군의 어머니 김성실(50)씨는 아들에게 보내는 편지를 낭독해 광장을 눈물로 물들였다.
"수사권과 기소권을 위해 엄마, 아빠가 도보행진, 단식으로 호소하고 있어. 너희를 잃고 살아가야할 부모가 진실을 밝혀달라는 것이, 재발방지 대책 세워달라는게 그렇게 잘못된 것이니."
"동혁아 아직까지 나오지 못하는 10명을 위해 도와줘. 어서 가족들을 만날 수 있도록. 제발 좀 전해줘. 그리고 너와 함께 희생된 모든 분들께 전해줘. 엄마, 아빠들은 너희를 지키지 못한 죄스러움에 울고만 있지 않기로 했어. 국민들과 너희들 뜻이 담긴 4.16 특별법을 재정해서 그날의 고통이 되풀이되지 않도록 약속할께."
"지금 모든 엄마 아빠가 너희에게하고 싶은 말은 '보고 싶다. 단원고 아이들아 미안하고 사랑한다'"
김씨는 "사랑한다"는 말을 하던중 울음을 참지 못해 오열했고 이를 지켜보던 광장의 시민들도 함께 울었다.
새정치민주연합 박영선 원내대표와 문재인 의원등 새정치민주연합 의원들은 안산 합동분향소부터 광화문까지 '세월호 100리 행진'에 동행하며 세월호 특별법 제정을 촉구했다. 박영선 새정치민주연합 원내대표는 박근혜 대통령에게 '세월호 특별법 제정 촉구 서한'을 전달하러 청와대를 방문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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