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ㅣ 김지희 기자] 7·30 재보궐선거를 앞두고 후보들이 앞다퉈 이색 선거 유세를 펼치고 있다. 이들은 선거운동원을 동원하는 뻔한 유세 대신 다양한 선거 운동을 하면서 시민들의 눈과 귀를 사로잡고 있다.
당의 지원을 마다한 채 홀로 자전거를 타고 시민들과 만나는 후보, 선거사무실을 여는 대신 이색적인 장소에서 시민들과 만나는 후보 등 유세 유형도 다양하다. 천막당사, 버스당사 등 '이색 당사'도 눈길을 끈다.
이른바 '효도 SNS'도 후보에게 힘을 보탤 뿐만 아니라 재치있는 말로 인기를 얻고 있다.
◆ "요란한 선거 싫어"…홀로 자전거에 오른 후보
7·30 순천·곡성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한 새누리당 이정현 후보는 홀로 '자전거 유세'에 나섰다. 이 후보는 선거사무소 개소식도 생략했다.
이 후보는 공식 선거운동 첫날인 지난 17일부터 중앙당이나 주요 인사들의 지원을 거절한 채 시민들과 만나 대화를 나누고 있다. 그의 자전거를 타고 다니며 목욕탕과 전통시장 등 민심을 직접 들을 수 있는 장소를 집중적으로 공략하고 있다.
그는 지난 2012년 총선 당시 곤룡포를 입은 채로 자전거에 올라 광주를 누볐다. 당시 이 후보는 낙선했지만, 그의 '자전거 유세'는 큰 인기를 끌었다.
서울 동작을에 출마한 새누리당 나경원 후보도 '조용한 유세'를 펼치고 있다. 나 후보는 초등학교 교통지도로 첫 공식 선거운동을 시작해 경로당을 찾아 봉사하거나 도시락을 배달하는 등 봉사 위주로 얼굴 알리기에 나섰다.
◆ '2층 버스 사무실'·'천막 당사'…이색 둥지
이번 재보선에서 경기 수원정에 출마한 새누리당 임태희 후보는 2층 버스를 유세 차량으로 등록했다. 그는 수원 영통에서 서울로 출근하는 영통구민들의 교통불편을 해소하기 위해 2층 버스 도입을 공약으로 내걸었고, 직접 버스를 타고 선거 운동에 나섰다.
임 후보는 "기존 M버스 차량을 늘리게 되면 톨게이트 진입 등에서 교통 혼잡이 악화된다"며 "수송능력을 2배로 끌어올리면서 교통량이 그대로 유지되는 2층 버스만이 수도권 출·퇴근 불편을 해소하는 유일한 대안"이라고 말했다.
새정치연합은 21일 수원시 영통구 경기지방중소기업청 근처에 천막을 치고 둥지를 틀었다. 안철수 공동대표는 이날부터 이곳에서 숙식을 해결하고 있고, 당 최고위원회의도 이곳에서 진행된다.
수원지역에 이번 재보선 선거구 3곳이 몰려있는 만큼 새정치연합은 당사를 옮겨 표심을 잡겠다는 의도인 것으로 해석된다.
◆ 자녀들 '효도 SNS'로 지원 유세
이번 재보선에서 자녀들이 SNS(사회관계망 서비스)에 지지를 호소하는 이른바 '효도 SNS'가 눈길을 끌었다.
수원정에 출마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의 딸은 트위터에 'SNS로 효도라는 것을 해보자'라는 계정을 만들고 지원 유세에 나섰다. 그는 "박광온 씨는 좀 재미없을 정도로 올곧고 정직한 사람이지만 일을 굉장히 잘하고 사리사욕과 기호가 거의 없는 도화지 같은 사람이기 때문에 제가 지역구민이라면 한 번 정도는 뽑아봄 직하다고 보고 있다"는 글을 올렸다.
박 후보와 같은 지역에 출마한 정의당 천호선 후보의 아들도 '나도 효도란 걸 해보자'라는 계정을 만들고 박 후보의 딸과 '효도 SNS' 한판 대결을 예고하기도 했다.
두 후보 자녀는 재치 있는 말투로 웃음을 자아내고 있다. 박 후보의 딸은 "방금 보좌관한테 트위터 하지 말라고 전화 받음ㅋㅋ", "박광온 캠프여 떨지 마세요. 저는 나쁜 사람이 아닙니다. 그 사람의 딸입니다…"라는 재미있는 글을 올려 사람들에게 인기를 끌었다. 천 후보의 아들 역시 "아들 인증은 전 선거운동 때 찍었던 사진으로 대체합니다. 아버지 옆에 있는 게 접니다. 예 알아요 저도. 못생긴 거"라는 글을 올려 많은 관심을 받았다.
한편 천호선 후보는 야권 연대차원에서 24일 후보직을 사퇴하면서 새정치민주연합 박광온 후보의 지지를 호소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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