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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팩트ㅣ고수정 기자] 민선 6기 17명의 광역단체장이 1일 본격적인 출발을 알렸다. 지난 4월 16일 발생한 세월호 침몰 사고로 '으리으리'한 취임식은 옛말이 됐다.
대부분의 광역단체장들은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에 발맞추고, 어려운 경제 사정을 고려해 재정을 한 푼이라도 아끼려는 간소한 취임식을 열었다. 아예 취임식을 열지 않고 세월호 참사로 핵심 쟁점이 된 '안전'을 챙기는 모습도 있었다. 또 시민과 소통의 폭을 넓히기 위한 행사를 연 경우도 있었다. 반면 이러한 분위기에 맞지 않은 '호화 취임식'을 열어 논란이 된 광역단체장도 있다.
이제 막 '돛'을 올린 17개 광역단체장의 취임식 백태를 살펴봤다.
◆ '세월호 참사' 애도 분위기 고려…취임식 간소화
박원순 서울시장은 취임사부터 사회자, 애국가 연주, 진행요원 모두 시민의 자발적 참여로 진행된 재능기부 형식의 취임식을 열었다. 서울시청 정문 앞에서 진행했기 때문에 대관료도 일체 없는 '비용 제로' 취임식으로 눈길을 끌었다.
윤장현 광주시장도 취임식의 몸집을 줄였다. 시청 대회의실에서 미화원, 소방관 등 각 분야에서 상징성이 있는 시민 34명과 함께 취임 축하 화분을 일절 받지 않고 공식 초대장 역시 따로 발송하지 않았다.
김기현 광주시장의 취임식도 그야말로 간소했다. 오전 9시 현충탑 참배를 마치고 시청으로 바로 출근해 시장 집무실에서 업무 인계·인수서에 서명하고 취임선서와 취임에 대한 소감을 밝힌 뒤 바로 업무를 시작했다. 권선택 대전시장도 같은 날 대전시청 청사 내 강당에서 취임식을 진행했으며, 정책과 관련한 5분 동영상 시청이 전부인 식전 행사로 간소화했다.
이춘희 세종시장은 오전 10시 시청 앞마당에서 시민의 바람을 담은 '소원 유리병' 전달식과 각계각층의 축하 영상을 상영하는 자리를 가졌다. 재선인 홍준표 경남도지사도 같은 시간에 도청 대강당에서 특별한 행사 없이 간단하게 취임식을 진행했다.
안희정 충남지사는 오후 1시 30분 충남교육청에서 '도민의 말씀을 듣습니다' 영상 상영 등으로 취임식을 대체했다. 이시종 충북지사는 행사 비용 절약을 위해 청주청원통합시 출범식이 열리는 청주예술의 전당 대공연장을 그대로 사용해 오후 3시 취임식을 열었고, 송하진 전북도지사는 오후 2시 도청 3층 공연장에서 '한국 속의 한국, 생동하는 전라북도'라는 주제로 간단한 도정지표 소개와 취임사, 간소한 축하공연 순으로 진행했다.
◆ 취임식 생략…안전 관련 현장 점검 행보도
취임식을 아예 열지 않고 업무에 돌입하거나 세월호 참사로 핵심 화두로 떠오른 '안전'과 관련해 취임식 대신 현장점검을 한 광역단체장도 있다.
원희룡 제주도지사는 도민의 세금 이용을 절감하고 세월호 참사에 따른 국민적 애도 분위기를 고려해 취임식을 열지 않았다. 대신 제주도청 탐라홀에서 개최된 정례 직원조회 시간 때 취임사를 낭독해 새 도정의 기본방향과 정책취지를 밝혔다.
최문순 강원도지사도 별도의 취임식을 하지 않고 오후 1시 춘천 KBS에서 '민선 6기 도정 목표 및 발전전략'을 발표하고 춘천 지역의 시민단체와 분야별 발전 방향에 관해 토론했다.
남경필 경기지사는 별도의 취임 축하행사 없이 이날 오전 7시 50분 현충탑 참배를 시작으로 공식 일정에 들어갔다. 남 지사는 안산 세월호 정부 합동 분향소에 들러 분향하고 세월호 참사 희생자 유가족을 만났다. 또 경기도 소방재난본부 6층에 위치한 재난종합지휘센터를 방문해 시·군 소방서 재난 대비 태세를 점검했다.
◆ 건의 사항 청취…시민과의 소통 자리로 대체
취임사 대신 시민과 소통하는 자리를 만든 광역단체장도 있다. 김관용 경북도지사는 이날 독도 선착장에서 취임사를 하고 독도선언문을 발표했다. 태권도 공인 3단인 김 지사는 경북태권도협회 선수 40명과 태권도 시범을 선보였다. 취임 하루 전날인 지난달 30일에는 포항에서 울릉도까지 여객선을 타고 선상에서 안전대책을 논의하기도 했다.
이낙연 전남도지사는 이날 오전 10시 30분 전남도청 김대중 강당에서 취임식을 진행했다. 700여명의 시민을 초청해 '시민에게 듣는다' '시정구호 시상식' 등 시정과 관련된 내용으로 시민과 대화하는 시간을 가졌다.
권영진 대구시장은 오후 7시 대구 달서구 두류공원 야외음악당에서 취임식을 연다. 이 자리에서 별도의 취임 행사 없이 시민들과 격의 없이 대화하는 시간을 가진다. 권 시장은 시정에 대한 건의나 시장에게 바라는 희망 사항을 적어오거나 행사장에 준비된 종이비행기에 적어 날리면 답변하는 방식으로 취임식을 진행할 예정이다. 시민들이 많이 모이는 이곳을 택한 것은 '시민을 섬긴다'는 뜻이며, 오후 7시로 잡은 것은 시민들의 퇴근 시간을 고려해서라고 알려졌다.
서병수 부산시장도 시민과 함께하는 행사를 개최할 예정이다. 서 시장은 오후 6시 30분 부산시청 뒤 녹음광장에서 '행복한 시민, 건강한 부산'이라는 주제로 취임식을 연다. 시민 누구나 가볍게 산책하는 기분으로 취임식에 참석하겠다는 취지로, '365일 시민과 함께하면서 시민의 상상력과 현장의 목소리를 시정에 녹여내겠다'는 서 시장의 의지가 담겨있다.
◆ 유정복 인천시장, 호화 취임식 논란 불거져
유정복 인천시장은 다른 광역단체장들과는 다르게 '호화 취임식'을 진행해 논란이 되고 있다. 유 시장은 이날 오전 역대 시장, 정당 대표, 국회의원, 새터민, 다문화 가정 등 1500여명이 참석한 가운데 인천종합문화예술회관 대공연장에서 취임식을 열었다.
국민의례, 약력소개, 취임선서, 취임사, 꽃다발 증정, 축하메시지 낭독, 축하 공연 등으로 진행된 취임식을 위해 인천시는 900여만원의 예산을 투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타 시·도 단체장들이 세월호 참사를 애도하는 차원에서 취임식을 간소화하거나 생략한 것에 비하면 '호화로운' 취임식이라는 지적이 나온다.
다만 '호화 취임식'이라는 비용의 기준이 명확하지 않아 성대한 취임식을 개최했다고 보기가 어렵다는 지적이 있다. 그러나 인천시가 2012년도 기준으로 13조의 부채, 시민 1인당 440만원의 빚을 지고 있다는 점에서 인천시 재정을 무시한 처사라는 비난을 받고 있다.
정치팀 ptoday@tf.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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