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새롬 기자] 10·29이태원참사 2주기인 29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태원 해밀턴 호텔 옆 골목 '10.29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참사 피해자 박 율리아나의 아버지 박 아르투르 씨가 딸 사진을 바라보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
참사 2주기를 맞은 이날 사고 현장에서는 희생자들을 기리는 위령제가 열렸다. 위령제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참사를 기억하기 위한 유족과 시민들의 발길이 이어졌다.
참사 희생자 박 율리아나 씨의 아버지 박 아르투르 씨 역시 이날 딸의 사진이 놓인 골목에 주저앉아 한참 동안 눈물을 흘렸다. 고향인 러시아에 마련된 딸의 묘소를 공개한 그는 희생자들을 추모하기 위해 현장을 찾았다는 찾았다며 "여전히 마음이 안 좋다"고 말했다.
러시아 국적인 20대 고려인 박 율리아나 씨는 지난 2021년 7월쯤 아버지가 생활하고 있는 한국으로 들어와 인천 연수구 '함박마을'에 자리를 잡고 유치원 강사로 취업해 영어를 가르쳐쳐왔다. 직장 동료와 핼러윈 축제를 즐기기 위해 이태원을 찾았다가 변을 당한 박 씨는 같이 숨진 동료와 함께 뱃길을 통해 고향인 러시아 연해주로 이송됐다.
현장에는 2주기를 맞아 새롭게 설치된 전시 작품도 공개돼 눈길을 끌었다. 전날 10·29 이태원참사 유가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는 사고 현장인 '기억과 안전의 길'에서 빌보드 개막식을 열고 희생자들을 기렸다.
빌보드 형태의 이번 작품은 사진작가 노순택·홍진훤·윤성희 씨의 사진들이다. 참사로 숨진 외국인 희생자들의 출신을 반영해 14개 언어로 번역된 메시지도 사진과 함께 게시됐다. 당시 희생자에는 미국·중국·일본·베트남·스리랑카·태국·프랑스·호주·오스트리아·노르웨이·러시아·우즈베키스탄·카자흐스탄·이란 국적 희생자도 있었다.
지난해 유족협의회와 시민대책회의, 용산구청 등은 협의를 거쳐 참사 현장을 '10.29 기억과 안전의 길'로 명명하고 1주기 때 이 빌보드를 설치한 바 있다. 작품은 2개월에 한번씩 교체된다.
한편, 이태원 참사 2주기를 맞아 국회와 이태원역 등 전국 곳곳에서 희생자를 추모하는 추모제가 진행된다.
국회의장과 여야 지도부는 이날 국회 의원회관에서 추모제를 열어 희생자들을 애도하고 재발 방지와 진상규명을 한목소리로 다짐했다. 국회가 사회적 재난에 대해 추모제를 공식 주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서울 이태원역 1번 출구에서는 참사 당일 112신고가 처음 접수됐던 시각인 이날 오후 6시 34분부터 참사 2주기를 기억하는 행사가 열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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