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새롬 기자] 티몬·위메프 미정산 사태가 걷잡을 수 없이 커지고 있는 가운데 29일 오전 서울 강남구 역삼동 큐텐코리아 사무실에 안내판이 가려져 있다. 지난 26일에는 안내판이 노출돼 있었지만 피해 소비자들이 이곳을 지속적으로 찾자 주말 사이에 가린 것으로 보인다.
구영배 큐텐 대표의 행방은 여전히 묘연한 상태다. 하지만 이날 오전 언론에 입장문을 배포해 "모회사 CEO(최고경영자)로서 제가 맡은 역할과 책무를 다하려고 백방으로 노력했다"며 "긴급한 상황에 대처하다 보니 입장 표명이 늦어진 점 대단히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어 구 대표은 "큐텐 지분 전체를 매각하거나, 담보로 활용해 금번 사태 수습에 사용하겠다"며 "포기하지 않고, 한 번 더, 더 높이 도전할 수 있는 기회를 얻고 싶다"고 밝혔다.
구 대표가 사재 출연으로라도 사태 수습에 대한 의지를 표명해야 한다는 의견이 진작부터 대두됐지만, 구 대표는 현재 언론을 통해 소통을 할 뿐 피해 소비자들 앞에 모습을 드러내지는 않고 있다. 구 대표가 공식 입장을 밝힌 건 지난 23일 티메프 사태가 터진 지 약 일주일 만이다.
현재 금융 당국이 파악한 미정산 금액(22일 기준)만 해도 1700억원에 달한다. 위메프에서 195개사에 565억원이, 티몬에서 750개사에 1097억원이 정산되지 않았다. 이는 5월 판매대금 미정산 규모만 계산한 것으로, 6~7월 미정산분까지 고려하면 큐텐이 확보해야 할 자금은 기하급수적으로 불어날 것으로 보인다. 특히 6~7월은 티몬·위메프가 각종 프로모션으로 매출을 끌어올렸던 시기인 만큼 정산 금액도 클 것으로 예상된다.
한편, 국회 정무위원회는 최근 정산 지연 사태를 빚고 있는 티몬·위메프 경영진을 불러 긴급 현안질의에 나서기로 했다. 28일 정무위에 따르면 여야 간사인 강민국 국민의힘 의원과 강준현 더불어민주당 의원은 티몬·위메프 사태와 관련해 오는 30일 오후 2시 긴급 현안질의를 갖기로 했다.
정무위는 이복현 금융감독원장과 한기정 공정거래위원장, 금융위원회·한국소비자원 주요 관계자를 불러 이번 사태 피해 규모와 정부 대책 등을 보고받을 계획이다.
티몬·위메프 모회사 큐텐그룹 오너인 구영배 대표와 류광진 티몬 대표, 류화현 위메프 대표에게도 회의 출석을 요구하기로 했다. 다만 이들이 실제 출석할지 여부는 미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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