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 르포] 폭우 준비 부족한 서초구 '상습 침수에 악몽 재현되나'

3일 오후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 방배동 카페골목 일대에 설치된 빗물받이가 고무판으로 막혀있다. 방배동은 서초구에서도 상습 침수 구역으로 장마철 빗물받이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아 주민들의 우려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4일 전국에는 수도권 최대 40㎜ 호우가 예상돼 주의가 필요한 시점이다. /박헌우 기자

3일 오후 서초구 방배동 카페골목 일대에 담배꽁초와 낙엽으로 막혀 버린 빗물받이. 이런 상황들이 빗물을 역류시켜 도심에 물난리를 만든다. /박헌우 기자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된 가운데,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3일 오후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일대 빌딩 지하계단 출입구에 어린이 키 높이 만한 차수문이 설치돼 있다. /이새롬 기자

[더팩트ㅣ이새롬·박헌우 기자] 최근 본격적인 장마가 시작되고 있는 가운데, 소강 상태를 보인 3일 오후 서울 서초구(구청장 전성수) 방배동과 강남역 일대를 취재진이 찾아 침수대비 상황을 살폈다.

이날 찾은 방배동 일대는 서초구에서도 상습 침수 구역으로, 장마철 빗물받이 관리가 잘 되고 있지 않아 주민들의 우려가 많이 나오는 지역이다.

또 강남역 일대는 2010년 9월과 2011년 7월에도 집중호우로 크게 물에 잠겨 큰 피해를 입었다. 매해 장마철이면 곳곳이 물에 잠겨 '워터파크'란 오명이 붙기도 한 지역이다. 시간당 100㎜가 넘는 폭우가 쏟아진 2022년 8월 8일 밤은 특히 피해가 커, 각종 매스컴과 SNS 등에 등장해 시민들에게는 '악몽' 같은 날이기도 했다.

잠시 소강 상태를 보인 3일 서울 서초구 강남역 일대 한 건물에 차수판이 설치돼 있다.

서초구 방배동과 강남역 일대는 여름철 상습 침수 지역으로 꼽히지만 장마를 앞두고 준비가 덜 된 모습이었다. 주변보다 지대가 낮아 고지대에서 내려오는 물이 고이는 항아리 지형인 이곳들을 받쳐줘야 하는데, 빗물받이 조차도 제대로 관리가 되지 않고 있는 모습이었다.

이 일대는 빗물 흡수가 안 되는 아스팔트가 많고, 하수관로로 빗물이 집중되면서 압력을 이기지 못한 맨홀 뚜껑이 열려 하수가 역류하는 지역이다.

강남역 일대 공사장 틈에 모래주머니가 쌓여 있다.

이날 방배동과 강남역 일대는 사람 키높이 만한 침수문이 설치돼 있거나, 곳곳에 장마를 대비해 모래주머니를 쌓아 놓은 모습이었다. 일부 빗물받이에는 여전히 담배꽁초와 쓰레기가 쌓여 있어 우려스러운 모습이 연출됐다.

최근 서초구는 강남역 일대 침수 피해를 최소화하기 위해 하수관로와 빗물받이 준설 작업을 실시하고, 서운로 총 872m 구간에 하수암거(하수가 흘러가도록 땅속이나 구조물 밑으로 낸 도랑) 신설공사를 진행 중이다.

하지만 공사는 올해 12월까지 잡혀있어 좀처럼 속도를 내지 못하는 상황이다.

강남역 4번 출입구에 설치된 차수판 앞에 쓰레기들이 놓여 있다.

강남역 일대 버스정류소 앞 빗물받이에는 빗물과 쓰레기가 뒤섞여 있다.

한편, 서울에 올해 첫 호우주의보가 발령된 가운데 장마는 잠시 소강상태를 보인 뒤 4일 밤부터 5일 오전 사이 수도권과 충청 지역을 중심으로 쏟아질 것으로 보인다. 또 주말을 비롯해 한동안 비가 강하게 쏟아졌다가 소강상태를 반복할 것으로 예상된다.

서초구 지역 상습 침수구역에 대한 철저한 관리와 대비가 필요한 시점이다.

강남역 인근 서운로 일대에서 침수피해 방지를 위한 하수암거 신설공사가 진행되고 있다. 안내문에는 공사가 올해 12월까지 진행될 것으로 적혀있다.

방배동 카페골목 일대 빗물받이에 막힌 고무판과 쓰레기가 쌓여 있어 호우대비에 대한 준비가 부족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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