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동률 기자] 전두환 정권 시절 경찰의 고문으로 숨져 6월 민주항쟁의 도화선이 된 고 박종철 열사의 어머니 정차순 여사가 17일 오전 노환으로 별세했다. 향년 91세.
유족 등에 따르면 정 여사는 17일 오전 5시 20분께 서울 강동구 한 요양병원에서 숨을 거뒀다. 정 여사의 유족은 "어머니가 특별한 유언 없이 빙긋 웃으시며 편안히 눈을 감으셨다"며 "아들 옆으로 간다고 생각하셔서 그랬던 것 같다"고 밝혔다.
박종철 열사가 경찰 고문으로 사망한 뒤 정 여사는 1987년 2월 7일 시민사회 주도로 진행된 국민추도대회에 참석하려다 경찰에 가로막히기도 했다. 대신 그는 부산 사하구 괴정동 사리암을 찾았고, 박 열사 누나 박은숙 씨와 추도 타종을 한 장면은 많은 시민들 가슴을 울렸다.
정 씨는 남편인 박정기 씨가 2018년 먼저 세상을 떠난 후 부산에서 홀로 지냈고, 건강이 나빠지면서 2019년부터 서울 요양병원에 머문 것으로 알려졌다. 2017년에는 경남 양산 통도사 말사인 성전암에서 열린 '박종철 민주열사 30주기 추모제'에 참석하기도 했다.
빈소는 서울강동성심병원 장례식장 특실에 마련됐다. 유족으로는 박종부 씨와 박 열사 누나인 박은숙 씨가 있다. 발인은 19일 오전 8시이며 고인 유해는 서울시립승화원을 거쳐 모란공원에 안치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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