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연천=이새롬 기자] 경기 연천군 청산면 대전리 'SRF 열병합발전소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이 24일 대전리 일대의 육군 5사단 열쇠부대 앞에서 고형폐기물연료(SRF) 소각장 반대 집회를 열고 생존권 보장을 촉구했다.
'SRF 열병합발전소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와 주민들은 이날 마을 인근 부대 앞에서 집회를 열고, 당일 입대하는 장병과 그 가족들에게 인근 SRT소각장으로 인한 주민 피해를 알리며 지자체 및 기관의 대책 마련을 요구했다.
이들은 "SRF 소각장 반대 입장을 밝히고 하소연한 지 2년이 지났지만, 연천군은 소각장 허가 내주고 반대 주민들 고소당하는 것을 지켜만 보고 있었다"며 "주민 죽이고 군인 죽이는 연천군 행정, 당장 소각장 가동 중단하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SRF 열병합발전소는 고형연료제품을 소각해 열에너지를 생산하는 발전소로 고형연료는 생활폐기물, 폐합성섬유류, 폐타이어 등의 가연성 폐기물을 파쇄하거나 건조시키는 과정을 거쳐 만든다.
SRF 연소 시 다이옥신, 황화수소, 미세먼지, 이산화황 등의 유해물질이 배출되며 이는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인체에 치명적인 영향을 끼치는 독성을 가지고 있다.
대전리 마을 주민들은 인근 청산대전일반산업단지에 들어선 SRF시설 업체 가동을 반대하며 지난해부터 지자체 등과 갈등을 빚고 있다. 대다수 노년층으로 구성된 100여가구 주민 중 젊은층 16명이 뜻을 모아 지난해 6월 'SRF 열병합발전소 설치 반대 대책위원회'를 조직, 직접 반대 운동에 나서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도 연천군과 지역 국회의원은 이렇다 할 대책을 내놓지 않고 있어 주민들 속만 타들어가는 상황이다. 설상가상으로 대책위 소속 주민 2명은 지난 7일 명예훼손과 업무방해 혐의로 SRF시설 업체 C사로부터 연천경찰서에 고소됐다가 '혐의없음'으로 불기소 처분을 받기도 했다.
황의혁 대책위 부위원장은 "연천군은 ‘상위법에 따라서 정상적으로 허가를 내준 것, 기준치보다 미달이기 때문에 (SRF설치를) 제한할 수 있는 방법이 없다’고만 한다"며 "지역 국회의원(김성원 국민의힘 동두천·연천)은 2년간 한 번도 마을을 찾아온 적이 없다"고 답답해 했다.
그는 "김 의원 보좌관에게 수차례 전화해 환경부·국토부 장관 한 번씩만 오셔서 현장을 확인해달라 요청했으나 감감무소식"이라며 "잘못된 행정에 대해서 입법할 수 있는 건 국회의원 밖에 없다. 그래서 지역 의원에게 앞장서서 소리 내달라는 건데, 그런 말도 정부에 하지 못하면 지역 국회의원이 있을 필요가 있나"라고 비판했다.
이어 "주민들이 수십 년간 다른 공해 시설물로 고생을 해왔는데, SRF 열병합발전소의 설치는 온몸으로 유해물질을 받아내라는 것"이라며 "단순히 '님비(NIMBY)'를 주장하는 것이 아니다. 마을의 지난 환경들을 돌이켜보면 우리도 이제는 사람답게 살게 해달라고 하는 것"이라고 호소했다.
경기북부 지역의 발전을 위해 활동하고 있는 손수조 경기북부희망포럼 공동대표도 이날 현장을 찾아 주민들에게 힘을 실었다.
손 공동대표는 "고형폐기물 연료 열병합시설은 단순 환경오염 만이 아니라 호흡기 질환을 유발해 주민들의 생존권을 위협할 수 있음에도, 버젓이 주민들의 거주지와 100m도 안 되는 곳에 설치한다는 것은 비상식을 넘어 파렴치한 일"이라 지적했다.
이어 "연천군은 주민의 건강을 보호할 수 있는 대책을 마련해달라. 연천의 현역 국회의원을 포함한 지역 정치인들 역시 입장과 대책을 명확히 밝혀달라"고 촉구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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