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세종=이동률 기자] '윤석열 대통령 취임 1주년 맞이 사진 전시회'가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에서 열렸다.
'국민과 함께 시작한 여정'이라는 이름으로 6월 19일 부터 7월 7일 까지 열린 사진전은 대통령실이 윤 대통령 취임 1주년을 기념해 마련한 홍보 행사다.
전시된 사진 대부분은 윤석열 대통령의 1년간 주요 활동을 담은 사진으로 구성됐다. 윤 대통령이 반려견과 어울려 환한 미소를 보이는 인간적인 모습부터 해외 순방 순간까지 취임 1년의 여정을 담아 눈길을 끌었다.
그러나 사진의 세부적인 내용과 전시 취지를 떠나 사진전의 장소가 부적절하다는 지적도 있다.
정부세종청사 중앙동은 올해 공사를 마치고 본격적인 업무를 시작한 건물이다.
현재 세종청사의 상징적인 건물로 여겨진다. 관공서인 만큼 중앙동은 일반 시민들의 출입이 어렵다. 일반 공무원과 관련 업무를 보는 사람 외에는 출입이 전무하다. 결국 이번 사진전은 주 관람 타겟은 공무원인 셈이다.
그렇다면 중앙동에서 근무하고 있는 공무원들은 이러한 사진전에 관심이 있을까? 가장 붐비는 시간대인 점심시간에 맞춰 5, 6, 7일 3일간 사진전을 지켜봤지만 사진을 관람하는 사람은 거의 없었다.
식사를 마치고 돌아오는 공무원들은 전시된 사진에는 눈길도 주지 않았으며 제각각 승강기를 타고 사무실에 복귀하기 바쁜 모습이었다. 전시 마지막 날인 7일에도 전시 공간에는 오가는 인원은 거의 없었다.
중앙동에 출입 인원인 A씨에게 평소 사진전 관람 인원을 물으니 "출근시간에는 다들 정신없어서 지나가는 편이고 그마저 여유 있는 점심시간에도 관람하는 인원이 없다"며 "그외 시간에는 사무실에서 업무를 보기때문에 사실상 전시를 볼 수가 없다"고 말했다.
전시를 진행한 주최측도 업무 공간이란 특성을 모르진 않았을 터 결국 전시의 목적이 사진을 통한 소통이라기 보다 공무원들에게 윤 대통령의 치적을 높이려는 것이 아니냐는 지적을 피할 수 없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청사에서 근무하는 공무원 B씨는 "솔직히 관료들 보라고 전시하는거나 다름없지 않나. 일반 공무원들은 저런 전시에는 관심도 없다"고 씁쓸함을 내비쳤다.
일반적으로 사진 전시회라 하면 많은 사람들이 작품을 감상하며 공감하거나 깨달은 것을 목표로 한다.
그러나 이번 사진전은 일반 시민들은 볼 수도 없고, 오직 공무원들만 볼 수 있는 공간에 덩그러니 놓여져 있어 '과연 누굴 위한 전시회'인지 의문을 들게 하는 모습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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