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안양=남용희 기자] '위잉 위잉~'
경기도 안양시 안양동에 위치한 그린무브공작소 사무실에서 전동 드릴 소리가 울려 퍼진다. 어린이들의 손때와 추억이 묻은 헌 장난감들이 새로운 생명을 얻는 소리다.
2020년 7월에 문을 연 '그린무브공작소'는 현대자동차그룹이 장난감 순환을 위해 사회복지공동모금회, 사회적기업인 코끼리공장과 함께 설립해 운영을 지원하는 비영리단체로 현대차의 사회공헌활동 중 환경보전 및 기후변화 대응을 의미하는 '그린무브'에서 따왔다.
이곳에선 고장이 난 장난감을 수리해 다시 전달하거나, 폐기해야 할 제품은 분해 및 처리 과정을 거쳐 플라스틱의 원료로 재활용하는 등 장난감을 순환시켜 환경을 보호한다.
취재진이 방문한 지난 16일, 이곳 그린무브공작소로 '형형색색'의 고장난 장난감들이 박스에 담겨왔다. 그린무브공작소 이채진 대표를 필두로 자원봉사자들은 장난감을 하나씩 집어들었다.
장난감을 본 자원봉사자들 사이에서 "나 이거 알아! 이거 나 (어렸을)때도 있었던 장난감인데"라는 소리가 여기저기서 터져나왔다. 이들은 잠시 추억에 잠겼지만 이내 "어디가 잘못된 거지?" "이 부품은 어떻게 하면 되나요?" 등 고장의 원인을 분석하고 질문하며 수리와 분해를 진행했다.
이 대표는 "많은 사람들이 (장난감)재활용이 가능하다고 생각하지만, 장난감은 플라스틱만 사용되는 것이 아니라 여러 재질이 혼합되어 있고 분해도 어려워서 재활용이 불가능해요. 폐기시 대부분 소각됩니다"라며 "그래서 우리가 이렇게 수리·분해를 진행해 장난감을 순환시키고 재활용하는 것은 자원 재활용 차원에서도 큰 의미가 있습니다"라고 말했다.
유럽의 플라스틱업계 매거진 'PlasticsleMag'에 따르면 전체 장난감 시장의 플라스틱 장난감 비율은 90%를 차지한다고 한다.
그런데 복합물질로 구성된 플라스틱 장난감은 재활용이 불가해 폐기물로 처리되고 재활용은 5%도 채 되지 않는다.
이에 이 대표는 "한 해 버려지는 플라스틱 장난감류의 양은 약 240만 톤 정도 되고, 장난감 플라스틱이 분해되기까지 걸리는 시간은 약 500년의 시간이 걸린다"고 말하며 장난감 플라스틱 업사이클링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언제 가장 보람을 느꼈냐는 질문에 이 대표는 "아이들에게 장난감을 수리해 돌려주거나, 재활용해 만든 제품(화분, 열쇠고리 등)을 전달해 아이들이 환한 웃음으로 기뻐할 때"라고 답했다.
이어 "아이들을 웃게 해줄 수 있고, 환경에 도움이 되는 일인데 아직 협력해주는 네트워크가 조금 부족한 것 같다. 많은 관심을 갖고 협력해주는 네트워크가 더 많아졌으면 좋겠다"고 덧붙였다.
플라스틱은 환경 파괴 주범으로 꼽힌다.
세계적으로도 플라스틱 쓰레기를 줄이고 재활용률을 높이려는 흐름이지만, 재활용에 대한 대중들의 관심은 상대적으로 크지 않다.
2023년 새해에는 '장난감 순환'을 통해 환경 보호에도 기여하고, 아이들에게도 환한 웃음을 전달할 수 있은 기회를 만들어 가보면 어떨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