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올해도 설 연휴를 앞두고 다양한 선물 세트가 출시돼 소비자들을 사로잡고 있다. 그 과정에서 발생하는 포장폐기물과 과대포장 줄이기는 매년 문제가 되고 있다.

설 연휴를 하루 앞둔 20일 서울의 한 대형마트에서 설 선물세트로 판매되고 있는 3만 원대의 한과 세트를 구매, 상자의 내용물을 꺼내 진열했다.

가로, 세로 각각 40, 41cm 규격의 상자 안에는 288g의 한과(유과 23개, 약과 8개, 강정 16개, 다식 4개, 오렌지정과 4개)가 들어있었다.

내용물을 모두 꺼내는 과정에서 무려 22개의 크고 작은 플라스틱 용기가 나왔다. 또 4개의 비닐팩, 겉과 안의 종이 상자까지 모두 펼쳐보니 한과의 양은 더없이 작아보였다.

해당 한과는 포장재에 거의 들어맞게 만들어졌고 포장용기에 재활용 가능 표시 등이 명기돼 있지만 많은 양의 생활 폐기물이 발생시켰다. 하지만 과대포장 기준에는 미치지 않는다.

환경부에 따르면 제과류, 주류, 화장품류, 1차식품(종합제품) 등을 대상으로 포장공간비율(품목별 10~35% 이내)과 포장횟수(품목별 1~2차 이내) 기준 초과에 대해 '과대포장'으로 간주한다.

포장공간비율은 포장을 하고 난 뒤에 내부 빈 공간 비율을 의미한다. 주류의 경우 포장 내 빈 공간이 10%를 넘기면 안 된다. 완구·인형류는 빈 공간이 35%를 넘어가면 안 된다.

포장 횟수는 제품을 포장한 횟수를 뜻한다. 와이셔츠류(1번)를 제외한 나머지 제품은 3번 이상 제품 포장을 하면 안 된다.

지자체와 점검기관이 대형마트를 둘러보고 포장공간 비율을 넘어섰다고 의심되는 제품들을 찾아내면 해당 제조업체에 포장검사명령을 내린다. 명령을 받은 제조업체는 전문기관에 검사를 의뢰해 20일 이내에 검사 성적서를 제출해야 한다.

기한 내 검사성적서를 제출하지 않거나, 검사 결과 위반인 경우 과태료가 부과된다. 1차 위반 시 100만원, 2차 200만원, 3차 300만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최근 환경부가 지난해 추석 등 명절을 포함해 최근 3년간 민간 선별장 154곳의 재활용 폐기물 반입량을 살펴본 결과 명절 한 주 전보다 명절이 있는 주에 폐기물 반입량이 2배가량 늘었다.

지난해 추석 반입량은 2만 347t으로 그 전 주(1만 2643t)의 1.6배에 달했다.

환경운동연합 백나윤 활동가는 <더팩트>에 "명절 전후로 생활쓰레기가 많이 나오는 것은 공공연한 사실이며, 특히 제일 많이 나오는 포장재 쓰레기에 대한 단속이나 제도 보완이 필요한 상황"이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과대 포장의 경우는 완충재를 사용해 포장하는 등 기업들이 빠져나갈 수 있는 허점이 많다"며 "이 부분을 보완해 단속을 철저하게 해야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또 소비자에게는 "제품을 선택할 때 최대한 포장재가 덜 사용된 제품을 선택하고, 어쩔수 없이 포장재 쓰레기가 발생했다면, 재질별로 깨끗하게 분리배출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당부했다.

환경부는 이번 설 명절에도 18~27일까지 '설 연휴 생활폐기물 관리대책'을 전국 지자체 및 관련 기관과 함께 추진하고 있다.

그럼에도 매년 명절때마다 늘어나는 생활폐기물에 대해서는 이제 기업이 나서 생산 단계부터 포장을 단순화하고, 재질과 양을 줄일 수 있는 방법을 생각하는 ESG경영 방식이 절실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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