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광주=이동률 기자] 광주 화정동 아이파크 아파트 신축공사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벌써 21일이 지났다. 지난 11일 오후 3시 46분께 광주 화정아이파크 201동 39층 타설 작업 중 23~38층 바닥 슬래브와 구조물 등이 무너져 내려 노동자 1명이 다치고 6명이 실종됐다.
사고 사흘 만에 가장 먼저 구조됐던 실종자 1명은 병원에서 숨졌으며 나머지 실종자들은 아직도 차디찬 콘크리트 속에 갇혀있는 상황이다. 그중 2명은 지난 25일과 27일 무너진 201동 27~29층 2호실 잔해물 사이에서 존재가 확인돼 구조 작업이 진행 중이다.
우선 수색 작업에 가장 큰 걸림돌이라고 여겨진 타워크레인 해체 작업부터가 난관이었다.
타워크레인이 설치된 201동 외벽은 붕괴위험이 여전히 존재했기 때문에 사람이 직접 와이어를 연결해 일일이 분리를 해야하는 고난도 작업이 필요했다.
결국 공사 관계자들의 목숨 건 고공 작업끝에 무게추와 크레인 팔, 조종석이 해체돼 추가 붕괴 위험을 막을 수 있게 됐다.
타워크레인이 해체된 이후 구조 및 수색작업은 24시간으로 전환됐다.
초기에는 소형 굴착기까지 투입돼 잔해물 제거와 수색에 속도를 냈지만 현재 실종자들이 잇따라 발견되고 있는 27~28층 구역이 콘크리트와 철근 등 여러 잔해물이 얽혀 있어 구조대원 진입이 어려운 상황이다.
아파트 내부를 취재한 결과, 수색 및 구조작업이 지연되는 이유를 확인할 수 있었다.
고층부에 올라가면 올라갈수록 콘크리트 더미와 철근은 샌드위치 처럼 겹겹이 쌓여있었고, 잔해물은 불규칙적으로 내려앉아 사람의 손으로 하나 하나 치워야하는 상황이었다.
붕괴사고 현장 내부에는 전진 지휘소가 설치됐으며 소방대원들은 '최후의 일인까지 최선을 다한다'라는 문구를 벽면에 게시해 실종자 구조에 대한 결의를 보였다.
본격적인 수색작업을 앞두고 소방청은 '전국 소방력 동원령'을 발령해 전문구조대원을 사고현장에 투입시켰다.
소방대원은 교대로 사고현장에 투입돼 잔해물 제거와 실종자 수색을 이어갔으며 조명이 없는 곳에서는 개인 손전등에서 나오는 작을 불빛에 의지해 실종자 수색에 박차를 가했다.
특히 사고현장이 자칫 잘못하면 추락할 위험이 높은 낭떠러지라 야간 수색 작업의 위험이 컸지만 소방대원들은 이에 굴하지 않고 몸에 생명줄을 걸고 작업을 진행했다.
수색작업이 24시간으로 전환됨에 따라 야간에도 수색이 이어졌다. 구조당국은 야간 수색작업에 차질이 없도록 사고현장 주변에 강력한 조명을 설치해 작업을 진행하고 있다.
그러나 지난 29일에는 상층부 일부 균열 등으로 인한 안전 우려로 구조 작업이 잠시 지연되자 피해자 가족들이 직접 구조 현장에 진입해 실종자를 찾겠다고 항의하는 상항이 발생했다.
피해자 가족 대표는 직접 붕괴 현장에 들어가 "국가가 구해줄 테니 기다리라고 했으면 제대로 해줘야 할 것 아니냐"며 "구조 작업을 하지 않을 거면 우리가 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이기도 했었다.
특히 안전 우려로 소방대원들에게는 대피명령이 내려짔지만 외국인들로 이뤄진 철거 용역들은 이러한 사실을 전달 받지 못한채 내부에 남아 있는 상황까지 발생해 구조당국의 소통이 아쉬운 모습을 보이기도 했다.
이에 이일 소방청 119 대응국장은 "평소 구조·탐색할 때 구조대원들을 붙인다. 무전으로 대피 명령을 한 거고 이분들(용역)에게도 전파됐는지는 사실관계를 확인하겠다"고 말했다.
구조당국은 설 연휴에도 실종자를 찾아 구조하는 작업을 이어간다. 현재 붕괴 건물에 소형 굴삭기가 투입돼 철근과 콘크리트 덩어리를 부수고 들어내면서 실종자 2명을 향해 접근 중이고, 안전 확보가 된다면 타워 크레인도 잔해물 제거 작업에 투입될 예정이다.
특히 실종자가 있는것으로 추정되는 28층 구역은 천공기로 구멍을 뚫어 조금씩 실종자를 향해 접근하고 있으며 29층 역시 내벽을 뚫어 추가 통로를 확보했다. 이는 무너져 내린 잔해더미 위에서부터 직접 파헤쳐 가며 실종자에 접근할 계획이다.
오늘로써 붕괴사고가 발생한지 21일이 지났다. 현재 실종자를 찾기 위한 수색 및 구조작업이 밤낮 없이 이어지고 있는 만큼 하루빨리 실종자들이 차가운 콘크리트에서 구조돼 가족들의 품으로 돌가가길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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