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동률 기자] 아프가니스탄에서 미군이 철수한지 하루가 지난 1일(현지시간) 이슬람 무장세력 탈레반이 정권을 잡자마자 도시 곳곳은 억압적이고 어두운 분위기로 바뀌었다.
수도 카불을 점령한 탈레반은 1기 통치(1996년~2001년) 때와는 달리 유화적인 면모를 보이겠다고 약속했지만 지방 경찰청장을 처형하는 등 과격한 행태가 이어지자 도시는 불안감에 휩싸였다.
탈레반이 점령한 아프가니스탄 곳곳에서는 조직원들이 무장을 한 채 시민들을 상대로 검문을 하고 있었으며, 미군이 철수한 카불공항에서도 삼엄한 모습으로 순찰을 돌고 있어 긴장감이 흐르고 있다.
또한 탈레반이 1인당 화폐 출금액을 일주일에 200달러로 제한을 걸어 주민들이 은행앞에서 항의 시위를 하는 등 혼란스러운 상황도 이어지고 있다.
앞서 탈레반은 기자회견을 통해 인권 보장 등 자유로운 생활을 영위하도록 하겠다고 밝혔지만 시민들의 용모와 의복을 통제하는 등 억압적인 모습을 보이고 있다.
탈레반은 '샤리아 율법'에 기반해 자유를 보장하고 인권을 존중하겠다고 발렸지만, 사실상 샤리아에 대한 해석 차이가 크기 때문에 제대로 된 자유 보장, 인권 존중이 이뤄지기 어렵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분석이다.
탈레반의 억압적인 통치에 주민들은 경제 위기와 생계 위협까지 동시에 겪고 있다.
미국의 철수로 국제 원조가 끊겼고 쌀, 밀가루 등 생활 필수품 가격이 종전보다 적게는 10%, 많게는 20%까지 올라 물가가 폭등한 상황이다.
현재 탈레반이 정부 구성에 속도를 내고 있지만 탈레반 구성원들의 상당수가 문맹인 만큼 경제와 의료가 무너진 현재 생황을 타개하기는 쉽지 않으리라는 전망이 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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