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동률 기자] 서울 시민들의 단골 피서지인 한강 수영장이 올해도 코로나19의 거센 여파로 인해 개장하지 못했다.
서울특별시 한강사업본부에 따르면 "코로나19 상황 악화에 따라 2021년 한강공원 수영장 및 물놀이장은 미개장한다"고 밝혔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한강 수영장은 평균 4만 명에 달하는 시민들이 찾는 여름철 인기 피서지였다. 하지만 코로나19로 2년 동안 개장을 못 한 수영장은 사람들의 발길이 끊겨 삭막한 모습을 보였다.
여름 휴가철 막바지에 다다른 26일과 27일 한강공원에 위치한 주요 수영장을 찾아 2년 동안 휴장에 들어간 모습을 렌즈에 담아봤다.
취재진이 찾은 서울 마포구 망원한강공원 수영장은 곳곳이 부식돼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었다. 수영장 근처에는 잡초가 무성했고 바닥을 드러낸 수영장은 페인트가 벗겨져 예전의 모습은 찾아보기가 어려웠다.
심지어 빗물이 고인 수영장에는 야생조류들이 먹이활동을 하는 모습까지 보였다. 현재 수영장은 보수공사를 위한 차량과 인부들만 드물게 출입하고 있었다.
망원한강공원 수영장과 같은 날에 찾은 여의도한강공원 수영장 역시 휴장에 들어가 사람들의 발걸음이 완전히 끊겼다. 입구에는 자물쇠가 굳게 채워져 있었고 수영장 유지보수 안내판만 덩그러니 놓여있었다.
과거 여의도의 멋진 스카이라인과 어울려져 시원한 모습을 뽐냈던 수영장은 곳곳에 얼룩이 생겨 상처 가득한 모습이었다.
다른 한강 수영장에 비해 접근성이 좋았던 뚝섬한강공원 수영장 역시 코로나19의 매서운 여파를 견디기에는 무리였다. 매년 여름마다 붐볐던 수영장의 모습은 과거의 사진으로만 남게 됐다.
뚝섬한강공원 수영장은 물이 메말라 콘크리트 바닥을 드러냈고 어린이들의 웃음소리로 가득했던 물놀이 기구도 가동을 멈춘 채 쓸쓸하게 남아있었다.
서울 여름 풍경의 상징과도 같았던 한강 수영장이 2년 동안 문을 닫자 과거 수영장을 이용했던 시민들은 아쉬움을 드러내기도 했다.
코로나19가 발생하기 전 여름마다 한강 수영장을 이용했던 20대 대학생 이 모 씨는 "여름마다 찾아갔던 한강 수영장이 2년 동안 문을 닫아 아쉽다"며 "즐거운 추억이 많은 장소인 만큼 하루빨리 좋은 모습으로 시민들 곁으로 찾아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서울시는 잠실한강공원을 시작으로 개장한 지 30년이 넘은 한강 수영장에 대한 보수공사를 순차적으로 실시한다고 밝혔다.
보수공사를 마치면 여름철 물놀이는 물론이고 사계절 내내 휴식과 여가를 즐길 수 있는 복합 나들이 공간으로 재탄생될 예정이다. 과거 서울시민들에게 여름철 즐거운 추억을 선사해줬던 한강 수영장이 하루빨리 새로운 모습으로 돌아오기를 기원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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