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동률 기자] 아프가니스탄이 20여년 만에 다시 이슬람 무장단체 탈레반의 나라가 됐다. 아프가니스탄 정권 붕괴 후 수도 카불을 장악한 탈레반이 15일(현지시간) 아프간 대통령궁도 수중에 넣은 뒤 "전쟁은 끝났다"며 사실상 승리를 선언했다.
지난 5월 미군이 철수를 본격화한 이후 공세를 강화한 탈레반은 이달 6일을 전후해 주요 거점 도시들을 장악한 지 10일 만에 수도 카불을 점령했다.
AP통신은 정권을 장악한 탈레반이 아프가니스탄 국호를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수장국(Islamic Emirate of Afghanistan)'으로 변경하고, 대통령궁에서 권력 인수를 발표할 예정이라고 전했다.
상황이 긴박하게 흘러가자 미국은 아프간 주재 자국공관 직원들의 탈출과 아프간인들의 국외 도피를 돕기 위해 병력을 추가로 파견하기로 했다.
앞서 지난 7일 미국 대사관은 공지를 통해 미국인들에게 상업용 비행기를 이용해서라도 가능한 한 빨리 아프간을 떠나라고 촉구하기도 했다.
탈레반의 수하일 샤힌 대변인은 탈레반이 수도 카불로 진입한 뒤 AP통신에 "개방적이고 포용적인 이슬람 정부"를 구성하기 위한 대화를 진행 중이라고 밝혔다.
하지만 아프간 현지 여성들과 일부 시민들은 탈레반이 다시 정권을 장악하게 되면 과거 탈레반 집권기(1996∼2001년)의 '인권 암흑 사태'가 재현될 수 있다는 점을 두려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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