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가, 강남번화가도 '썰렁'...위기 극복을 위한 근본 해결책 '절실'
[더팩트ㅣ이동률 기자] 많은 사람들에게 고통을 준 코로나19가 발생한 지 벌써 1년 가까이 됐다. 잡힐 듯했던 확진자 수는 다시 폭증하기 시작했고 이로 인해 격상된 사회적 거리두기 단계는 좀처럼 완화될 기미가 보이지 않는다.
최근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단계 조치로 국민들 또한 피로감에 쌓여 있다. 특히 자영업자들의 고통은 그 어느 때보다 커 보인다. 한국은행이 지난 2일 발표한 '3분기 중 예금취급기관 산업별 대출금'에 따르면 자영업자가 은행에서 빌린 돈이 올 3분기 말 387조 원을 넘어서 사상 최대를 기록할 정도로 심각한 상황이다.
이처럼 자영업자의 빚이 늘어난 것은 코로나 사태로 영업 여건이 팍팍해지자 원재료 구매와 직원 급여, 이자 비용을 비롯한 운영자금을 빚으로 충당한 결과다.
수치가 증명하듯 다양한 업종의 자영업자들이 고통을 호소하고 있으며 특히 음식점과 주점 등의 피해가 가장 큰 것으로 파악된다. 오후 9시 이후 매장 내 취식이 금지되면서 그나마 있던 손님의 발길이 끊겼고 영업에도 많은 제한이 생겼기 때문이다.
◆ '27년 자랑하는 맛집도 코로나 앞에는 소용없어'
닭 요리를 27년간 해온 황서영 씨는 최근 코로나로 인한 매출 감소로 걱정이 크다. 황 씨의 가게는 고려대 맛집으로 소문나 교수들과 학생들이 자주 찾아올 정도로 인기와 규모가 있었으나, 코로나의 여파로 현재는 손님 발걸음이 뜸한 상태다. 매출 역시 70% 이상 감소해 기존에 있던 직원들을 대신해 홀로 식당을 운영하고 있었다.
이처럼 황 씨의 긴 경력도 코로나의 매서운 여파에는 역부족이었다. 황 씨는 "손님 발걸음이 끊겨 단골 손님만으로 간신히 식당을 유지하고 있다. 아무래도 사회적 거리두기가 계속 이어지니깐 손님들의 소비 심리가 위축된 것처럼 보인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매장에 손님이 줄어들자 많은 음식점이 배달과 포장에 집중해 어려움을 극복하려고 노력하지만 이마저도 쉽지 않다.
배달기사가 부족해 밀려드는 주문을 전부 소화하지 못하거나, 배달 수수료 등으로 인한 고민도 만만치 않기 때문이다. 황 씨 역시 배달은 힘든 상황이라고 이야기했다. "닭 한마리라는 메뉴의 특성상 배달이 힘들고 현재 매출에서는 배달 업체를 쓰기에는 무리가 있다"라며 배달이 힘든 상황을 이야기 했다.
◆'불멸의 상권 강남'도 거리두기 앞에선 속수무책
사회적 거리두기의 여파는 황금 상권이라 손꼽히는 강남역 일대의 번화가도 피해갈 수 없었다. 4일 금요일 저녁임에도 불구하고 강남역 번화가는 인적이 예전만큼 많지는 않은 모습이었다.
강남역에서 주점을 운영하는 최우람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로 인해 인적이 끊긴 번화가를 보며 불안감이 커지고 있다. 최 씨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시작되기 전에는 12월 예약이 꽉 찬 상태였으나 최근 확진자 증가로 인한 사회적 거리두기 연장으로 인해 모든 예약이 취소됐다"며 어려움을 토로했다. 실제 최 씨의 가게는 젊은 사람들에게 큰 인기가 있었던 주점으로 금요일과 주말 밤만 되면 만석은 기본이고 대기 인원만 수 십 명이 넘을 정도로 '핫한 가게'였다.
하지만 사회적 거리두기가 5단계로 개편돼 시행된 11월을 기점으로 매출이 70%이상 감소해 매출표를 보며 하루하루를 걱정 해야하는 상황에 놓이게 됐다. 취재진이 현재 정부의 사회적거리두기 지침에 대한 개인적인 생각을 질문하자 최 씨는 "집회 등 통제해야 할 곳은 통제를 안 하고 애꿎은 자영업자만 잡고 있다"며 불만을 나타냈다.
또한 "자영업자들은 정부의 방역지침을 최대한 따르고 있지만 무분별한 일부 사람들의 단체 행동이나 일부 종교단체의 집회 등으로 상황이 어려워져 화가 난다"라며 정부의 방역 지침뿐만 아니라 사회적인 인식이 성숙해져야 한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이처럼 자영업자들의 상황은 날이 갈수록 '사면초가'이다. 정부는 벼랑 끝까지 몰린 자영업자를 구하기 위해 지난 9월부터 '집합금지업종'과 '집합제한업종' 등 피해가 큰 자영업자를 대상으로 2차 재난지원금을 지급했지만, 임대료에 따른 차등 지급이 아닌 일괄 지급으로 이뤄지기 때문에 현실적 대안이 되기엔 역부족이라는 평가다.
현재 어려운 상황에 놓인 자영업자들에겐 단순히 지원금만 주는 선에서 끝나지 않고 자영업자들을 위한 세부적인 방역 지침 도입과 고액 월세 임대료 문제 해결이 필요해 보인다.
취재 중 만난 한 자영업자는 "코로나가 원망스럽다. 그리고 자영업자들의 희생만 강요하는 현재의 방역 정책은 너무 뜬구름 잡기 같다"며 근본적인 해결책이 필요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현재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는 단기적으로 효과적인 해결책일지도 모르나 지금처럼 코로나19가 언제 끝날지 모르는 상황에는 새로운 해결책이 필요하다. 벼랑 끝에 몰린 자영업자들은 하루빨리 코로나19에 대한 근본적 해결책이 나와 다시 웃기를 기원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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