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 한 달간 자연이 할퀴고 간 상처...'다음 재해 걱정에 한숨'

집중호우를 동반한 54일간의 긴 장마와 연달아 한반도에 상륙한 강력한 태풍으로 전국이 산사태와 홍수 등 많은 피해를 입었다. / 사진영상기획부

발생도 안했는데 벌써 11호 태풍 '노을' 걱정

[더팩트ㅣ배정한 기자]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8일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11호 태풍 ‘노을’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부터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태풍 '노을'이 오랜 시간 상위권에 자리했다. 전국에 많은 피해를 준 긴 장마에 이어 최근 3개의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에 다음 태풍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올여름 장마는 기상관측이 전국으로 확대된 이래 가장 긴 54일간 이어졌다. 멈추지 않을 것 같던 긴 장마에 4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중 산사태 피해로만 1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2개 손해보험회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는 7113건 71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농경지는 3만ha 이상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큰 피해를 준 장마의 아픔이 채 씻기기 전에 강력한 태풍들이 연달아 한반도에 상륙했다. 지난달 9일 이번 여름 우리나라에 첫 영향을 준 제5호 태풍 '장미'는 중간 미만 세기의 태풍이었지만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충청도 등 전국에 최대 200mm 이상의 많은 비를 뿌리며 긴 장마에 한몫을 더했다.

8월 2일 산사태가 발생한 안성시 죽산면 장원리의 주택가에서 복구작업이 진행되고 있다.

8월 2일 경기 안성시 일죽면의 한 양계장이 산사태로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이 산사태로 1명이 사망했다.

8월 3일 오전 경기 안성시 금일로의 한 주택가에서 주민이 산사태로 파손된 차량을 살펴보고 있다.

8월 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산척면 인근의 밭이 산사태로 인해 처참한 모습을 보이고 있다.

8월 3일 오후 충북 충주시 산척면 인근의 하천이 범람하며 도로가 파손돼 복구 작업을 하고 있다.

8월 3일 경기 평택시 청북읍의 한 반도체 부품 제조 공장이 야산에서 쏟아진 토사로 인해 파손돼 있다. 이 사고로 3명이 사망하고 1명이 크게 다쳤다.

8월 6일 침수피해를 입은 강원도 철원군 동송읍 마을 주민들이 오덕초등학교 체육관에 마련된 대피소에서 휴식을 취하고 있다.

8월 9일 물에 잠겨 통제된 서울 잠수교.

8월 11일 춘천 의암호 선박 전복 참사 엿새째, 경기도 가평군 남이섬 인근에서 수색이 재개되어 소방당국과 해양경찰이 합동 수색을 진행하고 있다.

뒤이어 찾아온 제8호 태풍 '바비'는 지난달 25일 제주도부터 영향을 미쳤으며 강도 '강'으로 26일부터 27일까지 서해상을 지나면서 한반도 전역을 강타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바비'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많은 시설에 피해를 남겼다. 전국의 많은 가로수와 가로등, 전신주 등이 쓰러졌으며, 건물의 간판과 아파트의 외벽이 강풍에 뜯어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일도 잇따랐다. 1만 450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겨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바비'가 소멸한 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필리핀 마닐라 해상에서 발생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지난 3일 오전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해 영남과 동해안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에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58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주택 76채가 무너지고 40채는 물에 잠겼으며, 강풍에 의해 간판 146건이 날아가고 건물 외벽 44곳이 뜯겨져 나갔다. 전국적으로 29만 4169가구가 전기 공급이 끊겨 큰 불편을 겪었다.

8월 25일 태풍 바비의 영향권에 들어선 제주 서귀포시 남원읍 태흥2리 앞바다에 거친 파도가 일고 있다. / 뉴시스

8월 26일 태풍 바비의 강풍에 외벽이 무너져내린 제주시 이도2동에 있는 한 아파트. / 뉴시스

8월 27일 태풍 바비가 몰고온 강풍에 인천 중구 마시란로 일대 음식점에서 야외 천막 테이블이 바람에 쓰러져 있다.

9월 3일 태풍 마이삭의 영향으로 경기도 이천 율면 석산리에서 한 농부가 강풍으로 쓰러진 벼를 살펴보고 있다.

9월 3일 태풍 마이삭의 강풍에 경기도 이천시 백사면의 골프 연습장 철제 기둥이 부러지면서 그물망이 주저앉아 있다.

마이삭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난 7일 한반도에 상륙하며 큰 피해를 안겼다. '하이선'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에 2명이 실종되고 5명이 다쳤다. 9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된 인원만도 31건 95명에 달한다. '하이선'의 영향으로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 2,3호기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되기도 했다.

큰 피해를 남긴 '하이선'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 소멸된 가운데 후속 태풍인 11호 태풍 '노을'과 12호 태풍 '돌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지구 온나화 등 기상이변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가을태풍 발생 조건이 갖춰져 10월 말까지 태풍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은 '하이선' 이후 형성된 열대저압부나 태풍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9월 7일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어선들이 태풍 하이선의 피해를 막기위해 결박되어 있다.

9월 7일 강원도 동해시 묵호항에 태풍 하이선으로 인한 파도가 강하게 치고 있다.

9월 7일 강원도 속초시 대포동에서 황톳빛으로 변한 쌍천이 거센 물보라를 일으키며 흐르고 있다.

9월 7일 강원도 속초시 대포항 인근 도로변 사면에 토사가 유출돼 있다.

9월 7일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진안상가에 경포호 물이 넘쳐 침수피해가 발생한 모습이 보이고 있다.

9월 7일 강원도 강릉시 강문동 진안상가에 경포호 물이 넘쳐 침수피해가 발생해 업주들이 허탈하게 바라보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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