발생도 안했는데 벌써 11호 태풍 '노을' 걱정
[더팩트ㅣ배정한 기자] 태풍 하이선이 지나간 8일 아직 발생하지도 않은 11호 태풍 ‘노을’에 대한 걱정과 관심이 집중되고 있다. 전날부터 주요 포털사이트 검색어에는 태풍 '노을'이 오랜 시간 상위권에 자리했다. 전국에 많은 피해를 준 긴 장마에 이어 최근 3개의 강력한 태풍이 한반도에 직접적으로 영향을 미친 탓에 다음 태풍에 대한 국민들의 우려를 나타낸 것으로 풀이된다.
올여름 장마는 기상관측이 전국으로 확대된 이래 가장 긴 54일간 이어졌다. 멈추지 않을 것 같던 긴 장마에 42명이 숨지거나 실종됐고 8천여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다. 그중 산사태 피해로만 17명의 목숨을 앗아갔다. 12개 손해보험회사에 접수된 차량 피해는 7113건 711억 원으로 잠정 집계됐으며, 농경지는 3만ha 이상 침수피해를 입은 것으로 확인됐다.
이처럼 큰 피해를 준 장마의 아픔이 채 씻기기 전에 강력한 태풍들이 연달아 한반도에 상륙했다. 지난달 9일 이번 여름 우리나라에 첫 영향을 준 제5호 태풍 '장미'는 중간 미만 세기의 태풍이었지만 경기 남부와 강원 남부, 충청도 등 전국에 최대 200mm 이상의 많은 비를 뿌리며 긴 장마에 한몫을 더했다.
뒤이어 찾아온 제8호 태풍 '바비'는 지난달 25일 제주도부터 영향을 미쳤으며 강도 '강'으로 26일부터 27일까지 서해상을 지나면서 한반도 전역을 강타했다. 강한 바람을 동반한 '바비'로 인한 인명피해는 없었으나 많은 시설에 피해를 남겼다. 전국의 많은 가로수와 가로등, 전신주 등이 쓰러졌으며, 건물의 간판과 아파트의 외벽이 강풍에 뜯어지고 유리창이 깨지는 일도 잇따랐다. 1만 450가구의 전기 공급이 끊겨 큰 불편을 겪기도 했다.
'바비'가 소멸한 지 불과 하루 만인 지난달 28일 필리핀 마닐라 해상에서 발생한 제9호 태풍 '마이삭'은 지난 3일 오전 부산 남서쪽 해안에 상륙해 영남과 동해안 지역을 휩쓸고 지나갔다. '마이삭'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에 2명이 숨지고 3명이 부상을 입었다. 58명의 이재민도 발생했다. 주택 76채가 무너지고 40채는 물에 잠겼으며, 강풍에 의해 간판 146건이 날아가고 건물 외벽 44곳이 뜯겨져 나갔다. 전국적으로 29만 4169가구가 전기 공급이 끊겨 큰 불편을 겪었다.
마이삭의 충격이 채 가시기도 전에 제10호 태풍 '하이선'이 지난 7일 한반도에 상륙하며 큰 피해를 안겼다. '하이선'이 몰고 온 강한 비바람에 2명이 실종되고 5명이 다쳤다. 99명의 이재민이 발생했으며, 소방당국에 의해 구조된 인원만도 31건 95명에 달한다. '하이선'의 영향으로 경북 경주 월성원자력발전 2,3호기 터빈발전기가 자동 정지되기도 했다.
큰 피해를 남긴 '하이선'이 동해상으로 빠져나가 소멸된 가운데 후속 태풍인 11호 태풍 '노을'과 12호 태풍 '돌핀'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상청은 최근 지구 온나화 등 기상이변으로 해수면 온도가 상승해 가을태풍 발생 조건이 갖춰져 10월 말까지 태풍이 이어질 수 있다고 예상하고 있다. 다행히 아직은 '하이선' 이후 형성된 열대저압부나 태풍은 파악되지 않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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