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교동도=임세준 기자] "플라스틱 쓰레기로 바다가 신음하고 있다"
지난 2018년 인도네시아에서 죽은 고래의 뱃속을 해부한 결과 플라스틱 컵 115개를 비롯해 6kg에 달하는 플라스틱 쓰레기가 소화되지 못한 채 위장에서 쏟아져 나와 전 세계에 플라스틱 쓰레기와 관련해 큰 충격을 줬다. 이처럼 무분별하게 버려진 플라스틱 쓰레기는 바다를 떠돌아다니고 있고, 생물들은 이러한 플라스틱을 먹이로 오인해 무분별하게 섭취하고 있다.
국내 바다의 플라스틱 오염 상황도 심각한 수준이다. 지난달 17일 강화도 북서쪽에 자리한 교동도. 어민들은 부두에 놓여진 플라스틱 쓰레기를 보며 탄식을 쏟아냈다.
조업을 2시간가량 진행하자 배 한 쪽에 마련된 쓰레기 분리통에 비닐봉지가 마구 쌓이기 시작했다. 조업으로 걷어 올린 그물에서 물고기보다 더 많은 양의 플라스틱 비닐 쓰레기들이 걷어 올려졌다. 선장은 "조업 과정에서 비닐을 필수로 분리하고 있는데, 매일 5kg이 넘는 플라스틱 비닐 쓰레기를 걷어 올리고 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지금 나오는 쓰레기들은 별것도 아니라며 "장마나 태풍이 오면 상류에서 떠내려오는 쓰레기들로 인해 물고기를 낚는 것인지, 쓰레기를 낚는 것인지 분간이 안 갈 정도로 엄청난 양이 쏟아져 내려온다"고 한숨을 쉬며 말했다.
걷어 올려진 플라스틱 비닐 쓰레기는 대부분 지금은 단종되어 찾아볼 수 없는 예전의 생산품들이었다. 과자봉지나 라면봉지들은 대부분 40~50년이 지난 생산품으로 그동안 바다에서 분해되지 못한 채 떠돌고 있었던 것이다. 결국 이런 플라스틱 쓰레기에서 떨어져나온 미세 플라스틱은 해양 생물들의 몸에 쌓여 결국 인간이 다시 섭취하게 된다.
플라스틱 쓰레기에 대한 경각심은 점차 커지고 있지만 여전히 무분별하게 생산되고 있으며, 오늘도 우리가 무심코 버린 플라스틱 쓰레기들이 바다로 흘러들어 해양 생태계를 파괴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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