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인천=임영무 기자] 본격적인 여름 휴가 시즌, 해마다 그렇듯이 해변과 그 주변 일대는 피서객들이 버리고 간 쓰레기들로 몸살을 앓는다.
지난 주말인 27일 인천의 해수욕장에는 많은 피서객들이 몰려들었다. 수도권에서 비교적 가까운 을왕리해수욕장과 왕산해수욕장은 주차장이 가득 찰 정도로 많은 사람들이 찾았다. 두 곳 인근의 해변도 피서객들로 북적였다. 정부는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사회적 거리두기를 권고하고 있지만 이또한 지켜지지 않았다. 또한 쓰레기 처리에 있어서도 여전히 미숙한 시민의식이 눈살을 찌푸리게 했다.
을왕리해수욕장에서 차량으로 약 5분정도 떨어진 곳의 한 아담한 해변. 띄엄띄엄 자리를 한 텐트들 너머로 물 빠진 갯벌에는 즐거운 가족들의 모습이 펼쳐졌다. 하지만 피서객들이 즐기고 있는 텐트 주변은 악취를 풍기는 쓰레기들로 가득했다. 아이들이 뛰노는 해변 곳곳에도 먹다 버린 음식물 포장지와 술병들이 나뒹굴고 검게 탄 폭죽 쓰레기가 버려져 있었다. 굶주린 갈매기떼는 사람들이 버리고간 음식물 쓰레기를 뒤적였다. 해변은 물론 한켠에 모아 놓은 쓰레기들은 마치 쓰레기 하치장을 방불케 했다.
쓰레기 더미에는 의자, 베게, 유모차 등의 생활 재활용품도 보였다. 심지어 버려진 타지역 쓰레기 종량제 봉투에도 가득했다. 이곳을 찾은 한 피서객은 쌓인 쓰레기를 보자 "여기는 온통 쓰레기네... 다른데로 가자" 하고 바로 발길을 돌렸다.
취재진은 해변 쓰레기가 며칠 사이 처리될지도 모른다는 생각에 28일 한차례 더 방문해 확인했다. 하지만 해변의 쓰레기는 점점 더 쌓이고 있었고 주변의 상황은 더 안 좋은 모습이었다.
인근의 유명 해수욕장들은 관할구청이 청소인력을 배치해 해변의 쓰레기를 수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지만 상대적으로 피서객이 적은 이곳은 쓰레기 투기에 무방비 상태로 방치되고 있었다. 무단 투기된 쓰레기 위로 또 쓰레기가 쌓이는 상황이 반복되고 있다.
해변에서 만난 지역 주민은 "바로 옆 을왕리는 수거를 잘해가는데 여기는 신경을 거의 안쓴다. 앞으로 사람들이 더 올텐데 언제 치워줄지 답답하다"며 "재밌게 놀았으면 깨끗히 치우는 것이 당연한데 사람들 양심이 너무 없다"며 관할 구청의 안일함과 일부 피서객들의 몰지각한 행태를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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