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중 교통 등 불가피한 밀집지역 위험 노출 여전...생활방역체계 전환 우려
[더팩트ㅣ이효균 기자] 최근 정부가 2주간의 '사회적 거리두기' 총력전에 나선 데 이어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기 위해 여러 조치를 검토하고 있다. 생활방역 단계를 위해 학교, 직장, 식당, 대중교통 등 일상 영역에서 방역을 위해 지켜야 할 구체적인 지침을 마련하고 이를 위한 지원 방안을 검토 중이다. 관련 후속 논의를 위한 사회적 합의기구도 준비하고 있다.
생활방역은 일상생활과 경제활동이 조화될 수 있는 형태의 장기적인 방역체계다. 정부는 일단 4월 5일까지 실시되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두기의 효과를 보고 결정하겠다는 입장이다.
그러나 확진자가 좀처럼 줄어들지 않고 있어 사회적 거리두기를 완화해도 되는지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일각에서는 사회적 거리두기가 사실상 한 달간 이어져 국민의 피로감이 심하고 효과도 조금씩 떨어지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렇다면 사회적 거리두기는 잘 지켜지고 있으며 생활방역체계로의 전환은 괜찮은 것일까. 사회적 거리두기 현장 실태를 점검했다.
28일 서울 홍대 부근에서 취재진과 만난 직장인 김세영(27·여) 씨는 "지하철을 많이 이용하는데 항상 불안한 마음이다. 일부러 사람이 없는 다음 열차를 이용하기도 한다"고 말했다. 또 이진형(45·남) 씨는 "지금 식당에서 5명 모임이 있어 나오긴 했지만 잘 하는 건지 모르겠다. 사람이 많이 모이는 곳은 아직 안심이 안된다"며 걱정스런 표정을 지었다.
주변을 둘러보면 실제로 '사회적 거리두기'가 이뤄지지 못하는 부분들이 많다. 취재진이 23일부터 29일까지 1주일간 서울시내 곳곳을 돌아본 결과, 대체적으로 시민들은 '사회적 거리두기'를 잘 이행하지만 '불가피'한 경우도 많아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서민들이 애용하는 버스와 지하철, 비행기 등의 대중교통과 많은 사람들이 오갈 수밖에 없는 장례식장과 결혼식장, 교회와 절 등 종교시설, 흡연부스, 식당 등은 사람들이 대면하지 않을 수 없는 장소다.
정부는 KTX 같은 열차와 비행기, 고속버스는 되도록 창가 좌석이 배정되도록 하는 등 승객간의 거리를 두지만 지하철이나 시내버스는 이런 '거리 두기'가 사실상 불가능하다. 때문에 기본 소독 외에 혼잡한 출퇴근 시간 운행하고 온 차량은 차고지에서 차량 안팎을 더 철저히 소독해야 한다.
또 버스나 지하철을 이용하는 승객은 어쩔 수 없이 밀접접촉이 되기 때문에 침방울에 의한 감염을 피해 대화를 자제해야 한다.
정부는 고강도 사회적 거리 두기를 시작하면서 관련 내용 실천에 전력한다는 계획이지만 이처럼 불가피하게 사람들이 마주칠 수밖에 없는 장소들은 '사회적 거리두기'의 사각지대로 집중적 관리가 필요한 곳이다. 정부의 특단의 대책이 필요해 보인다.
또, 늦은 밤 유흥가가 몰려 있는 술집은 여전히 젊은이들로 북적이고 노래방, PC방 등 실내 공간에선 거리를 두고 앉으라는 권고가 내려졌지만 잘 지켜지지 않고 있다. 유흥음식점이 아닌 일반음식점으로 등록된 포장마차는 집중점검대상도 아니다. 아직 국내 신규 확진자는 많아지고 사망자도 지속적으로 늘고 있어 '생활방역' 체계로 전환하는 점이 우려스런 대목이다.
지자체는 확진자가 나오지 않는 한 강제조치를 할 수 있는 방법은 없다며 관리에 어려움을 호소하고 있다.
한편, 정부는 대면을 최소화 하기 위해서 사상 초유의 초중고 개학연기, 축제 취소, 재택근무, 화상회의, 시차 점심, 영화관, PC방 등의 밀집 시설 운영 제한 권고도 하고 있다.
사회적 거리두기 행동수칙은 △대중교통과 다중이용시설 이용 자제 △집단행사, 모임 삼가 △대면 회의 대신 영상·서면 진행 △교대 점검시 공용물품 소독 철저 △임산부·고위험군 자녀돌봄 필요자 재택근무 우선 시행 △대면 접촉 금지와 마스크 착용 등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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