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 죽음마저 외로운 사람들…'고독사, 그 어두운 그림자'

18일 서울 용산구 동자동의 한 쪽방촌에서 한 주민이 어두운 쪽방을 지나고 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가족과 사회의 단절, 고독사는 이러한 단절 속에 찾아오는 슬픈 말로다. /임세준 기자

[더팩트ㅣ임세준 기자] '나 혼자 산다'

한 방송국의 유명 프로그램 제목인 '나 혼자 산다'는 최근 몇 년간 급속도로 바뀌어 가는 대한민국 가족구조의 변화를 보여주고 있다. '나 혼자 산다'에 나오는 방송인들은 높은 인기와 그로 인한 고수입으로 화려한 삶을 영위한다. 대중은 이러한 프로그램을 시청하며 점차 혼자 살아간다는 것이 이상한 문화가 아닌 하나의 시대적 흐름으로 받아들이며 살아가지만 이러한 삶 이면에는 화려함만 있는 것은 아니다. 그 여파로 점차 증가하는 것이 1인 가구의 쓸쓸한 죽음 '고독사'다.

'고독사'는 흔히 떠올리는 쓸쓸히 죽어가는 노년층 만의 문제일까? 한국은 1997년 IMF 구제금융 이전, 일본은 1980년대 경제위기 이전, 미국 프랑스 독일은 68혁명과 히피문화 이전 등 예전에는 단순히 무능력하거나 일자리가 없는 등의 경제적 문제를 가진 독신 남성들의 일이었다면, 근래에 들어서는 다양한 이유로 사회와 단절되어 고독사하는 사례가 늘고 있다.

이는 이전과 다르게 혼자 살아도 충분한 각종 인프라와 시설, '헬조선'과 '수저계급론' 등의 신조어로 나타나는 암울한 현실 등이 비혼과 미혼, 만혼 등에 영향을 주면서 굳이 결혼이나 연애를 할 필요성을 못 느끼게 만드는 데에 있다. 또 이혼에 대한 두려움과 이혼 후의 편견, 사회적 시선, 이혼 직후의 생활고 등에 대한 걱정과 염려에서도 상당 부분 해방된 것도 큰 이유로 작용하며 이로 인해 1인 가구와 고독사의 형태는 세대와 나이를 불문하고 점차 증가하고 있다.

통계청 조사에 따르면 1인 가구는 대한민국 총인구 5,100만여 명 중 561만여 명으로 총인구의 1/10에 달한다. 이 중 사회와 단절된 채 쓸쓸히 사망하는 사람은 국가 단위 차원에서 정확하게 파악되지 못하고 있는 실정이다.

국정감사나 혹은 각 의원실을 통해 나오는 보건복지부 자료를 토대로 대략 추정해 볼때 무연고 사망자 수치는 매해 점차 증가하는 것으로 보이지만 이러한 자료를 제공하는 보건복지부 자료조차도 각 시도 자치단체의 보고자 수를 합계하는 데에 불과하고, 각 시도단체마다 무연고자 분류방식이 달라 정확한 실태조차 불분명하다.

화려한 도심 그러나 그 뒤편에 자리 잡은 쪽방촌.

서울의 대표적 쪽방촌인 동자동 쪽방촌에는 1,350여 세대의 1인 가구가 살아간다.

최대한 많이 수용하기 위해 다닥다닥 좁게 만들어진 쪽방건물.

창문 하나 없는, 0.8평 좁은 공간이 이들의 생활 공간이다.

발디딜틈 없는 좁은 생활공간.

오래된 쪽방 건물들은 시설이 낙후되어 거주민들을 위협하고 있다.

1인 가구 이면에 자리잡은 슬픈 현실.

이렇게 사회와 단절되어 복지의 사각지대 속에 죽어가는 무연고 사망자들의 현실은 참담 할 뿐이다. 이들은 비교적 보름 이내에 일찍 발견되기도 하지만 종종 수개월 동안 방안에 방치되어 형태를 알아보지 못할 정도로 부패해 결국 악취로 인한 주변의 신고로 발견되곤 한다.

이런 무연고 사망자들의 수습과정도 비참한데, 가족과 연락이 안 되거나 연락이 되더라도 각자 사연에 의해 시신을 수습하지 않는 경우에는 고인들은 존엄한 한 사람으로 마지막을 누구에게도 추모받지 못한 채 각 지자체의 수의 계약된 장례업체를 통해 '일괄처리' 되는 실정이다.

이러한 문제로 인해 시민단체들은 혈연관계의 좁은 관점에서만 진행되어 오던 장례문화를 '사회적 애도'의 관점에서 바라볼 필요가 있다고 말한다. 시민단체 '나눔과 나눔'은 서울시와 함께 무연고 사망자들의 장례를 진행하는 시민단체로 죽은 이와 살아있는 사람 모두의 관점에서 장례문화를 이야기한다. 나눔과 나눔의 장례지원은 무연고 사망자의 장례와 동시에 사회적 장례문화 진행으로 1인 가구의 죽음에 대한 불안감을 일부 덜어주기 위해 노력하는 것이다.

열악한 현실 속 쓸쓸히 죽어가는 고인들.

이들의 마지막은 아무런 연고도 없는 봉사자들의 추모 속에 진행된다.

떠나는 길, 국화 한 송이

가족과 단절되어 홀로 삶의 마지막을 맞이한 고인...

임종을 지키지 못한 아들은 조용히 회한의 시간을 갖는다.

고인을 기리는 봉사자들의 기도.

누구나 빈소를 찾을 수 있도록 배려하는 장례식.

진심을 다해 읽어 내려가는 조사.

고인의 마지막 길을 함께하는 쪽방촌 주민들, 고인에게는 다른 누구도 아닌 이들이 가족이었다.

이제는 단순한 혈연관계가 아닌, 사회적 추모의 관점에서 바라봐야 할 장례문화.

죽어서도 외면 아무도 찾아가지 않는 고인들의 유해는 경기도 파주시 용미리에 위치한 서울시립묘지 한켠에 설치된 추모의 방에 안치된다. 10년간 유예기간이 지나면 합동 추모식과 함께 일괄 처리된다.

이제 고독사는 노인들만의 문제가 아닌,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사회적 문제로 다가오고 있다.

한국을 포함한 현대 국가는 복지국가를 꿈꾸며 '요람에서 무덤까지'를 약속하지만 그렇지 못한 것이 현실이다. 그러나 조상들은 한 마을에서 아기가 태어나면 다 같이 축복해 주고, 또 사람이 죽으면 모두가 슬퍼하며 마을 전체 구성원들이 상여 행렬에 동참해 한 사람의 마지막 순간까지 함께했다.

공동체의 소중함을 지켜왔듯이 1인 가구 속 무연고자들의 쓸쓸한 '고독사'를 바라보며 이들의 죽음을 혈연관계라는 좁은 관점이 아닌 '사회 공동체의 추모의 관점'으로 바라보고 생각해야 할 시점이 점차 다가오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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