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하노이(베트남)=임세준 기자] '어마어마한 패 무를 모무를 주목하' 저게 무슨 말이지?
지난 1일 제2차 북미정상회담 취재차 방문한 베트남 하노이의 한 쇼핑몰에서 황당한 한국어를 발견했다. 도대체 이해할 수 없는 '정체불명'의 한글이었다. 길가로 눈을 돌리니 현지인이 입은 재킷에는 '어마어마한 패 무를 모무를 주목하'라는 한글 문장이 프린트 돼 있었다. 물론 국내에서도 잘못된 영문 프린트 티셔츠를 입고 다니는 일이 흔하기에 갸우뚱거렸지만, 우측으로 눈을 돌리니 한글로 '삼무'라고 표기된 뜻모를 상점이 버젓이 영업하고 있었다. '미니굿'이라는 중국계 기업에서 운영하는 상점이었다.
최근 반중감정이 높아진 베트남에서는 미니굿처럼 중국 자본 기업들이 한류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사업이 급증하는 추세다. 지난 2018년 코트라의 조사에 따르면 베트남에 진출한 생활용품 잡화점 8개 기업 중 한국 이미지를 이용한 업체는 무무소를 비롯해 미니굿, 일라휘 등 3개 업체이다. 이들은 2016년 진출을 시작으로 3년 만에 북부와 중부, 남부 지역에 총 60개 점포를 개점하며 기하급수적으로 현지 시장에서 영역을 넓히는 중이다.
그러나 현지인들은 업체들의 국적에 대해 명확히 알지 못하고 있다. 미니굿 매장 중 한 곳인 빈컴 로얄시티 메가몰 지점은 베트남에서도 소득수준 상위층이 거주하는 곳으로 이곳에서 인터뷰에 응한 한 현지인은 취재진에게 "미니굿이 한국 기업으로 알고 있으며 가격은 일반 물가보다 조금 비싸지만 그만큼 품질관리에 신경을 쓸 것 같다"고 말했다. 또 제품이나 매장 이용에 있어 한국의 긍정적 이미지가 도움이 되고 있다고도 말했다. 그러나 취재진이 미니굿과 무무소 매장을 둘러본 느낌은 한국의 여타 생활용품 할인매장과 같은 평범하거나 저렴한 느낌이었다.
이처럼 한류의 이미지를 이용하는 국적 불명 업체의 난립과 검증되지 않은 불량 제품들이 피해를 일으키며 한국의 국가 이미지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지 않을까 우려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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