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이효균 기자] 국내 자가용 2000만대 시대. 이제 운전은 현대인의 필수로 자리 잡았고 차 안 내비게이션은 운전자에게 '안전운전의 동반자'가 됐다. 운전자들은 내비게이션을 믿고 운행하는 경우가 대다수지만 항상 그것에 의존해서 갈 수 없는 노릇이다.
내비가 가르키는 방향이 모호할 때, 갑자기 목적지를 바꿔야 할 때, 차선변경을 할 때, 규정속도를 확인할 때 등 많은 운전자들은 도로 노면표시와 이정표(도로표지판)를 확인한다. 이때 도로의 정보를 제공해주는 도로 노면표시가 흐릿하면 운전자의 판단력을 떨어뜨려 안전을 위협하게 된다.
도색상태가 불량한 중앙선 및 차선, 측선과 정지선, 횡단보도, 과속방지턱, 주차선 등 훼손된 도로 노면표시는 야간에는 아예 보이지도 않는 경우가 있다. 심지어 어떤곳은 바닥에 도로 표시가 중복되어 잘못되어 있는 경우도 있다. 운전자 입장에서는 어떻게 하라는 것인지 혼동된다.
실제로 도로 노면표시 상태는 어떤가. <더팩트> 취재진이 지난 1일부터 30일까지 서울과 수도권 곳곳을 취재한 결과, 예상대로 도로 노면의 재정비를 필요로 하는 노면표시가 많았으며 운전자들의 안전과 생명을 위협하고 있었다.
실제로 지난 1월 인천국제공항 제1여객터미널 장기주차장에서 셔틀버스가 후진을 하다 교통안내 근무자를 치어 사망케하는 사고가 발생했다. 사고 장소 노면에 주차장 정보가 표시돼 있었다면 운전자가 지나쳤다 후진할 일도 없었을 것이란 지적이 제기됐다.
당시 경찰 관계자는 "사고가 난 지점이 장기주차장 입구 앞인데 노면에 버스 리무진 전용 주차장으로 가는 방향 등을 안내하는 정보가 표시돼 있다면 버스가 혼동하는 일은 줄어들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하수도 공사를 위해 도로를 판 뒤 아스팔트만 덮고 차로 표시를 하지 않은 곳도 종종 눈에 띈다. 운전자의 혼란을 막기 위해 노면표시 공사가 시급해 보인다.
학생 수가 많은 초등학교 주변은 더욱 선명한 노면표시가 필요하다. 행정안전부가 지난 7월 교통사고가 많이 발생한 어린이 보호구역 36곳을 대상으로 민·관 합동점검을 실시한 결과 노면표시 퇴색, 안전표지 미설치, 불법 주·정차, 횡단보도 및 교차로 설치 부적정 등이 주요 문제점으로 나타났다.
과속이 우려되는 지점과 사고다발지점, 유지관리가 용이한 지점 등도 바로 정비해야 한다. 노면표시 정비가 완료되면 시인성이 높아져 차량운행자와 보행자의 교통사고 및 안전사고를 상당수 예방할 수 있다.
주요노선 노후도로 포장정비와 퇴색차선 재도색, 도로이정표, 가드레일 등 도로시설물 정비를 완료한 지역은 시민생활과 직결된 도로이용 및 교통편의가 크게 향상됐다. 서울시 관계자는 "앞으로 교통안전시설물에 대한 수시점검을 하고 미흡한 사항은 각 담당기관에 전달해 신속히 조치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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