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용민 기자] "다스는 누구껍니까?"로 시작된 물음표가 'MB구속'이란 마침표로 끝을 맺었다. 영장심사 거부는 앞으로 펼쳐질 험난한 여정을 예고한다.
MB는 뇌물수수, 국고손실, 직권남용 권리행사방해죄, 대통령기록물관리법 위반 등 검찰이 촘촘히 에워싼 포위망을 뚫지 못했다. 박근혜 보다 많다는 20개의 포위망 핵심은 110억원대의 뇌물수수와 350억원대 횡령이다.
구속영장이 발부된 MB는 논현동 사저에서 동부 구치소로 직행했다.
샐러리맨 신화를 쓰고 국회의원, 서울시장 그리고 대통령까지 지낸 이의 말로치곤 비참하고 씁쓸하다. 어쨌거나 MB에게 다스를 공식적으로 돌려줄 시간이 곧 올 모양이다.
돈에 관해서 일절 양보가 없었다니 그 죄질이 치사하고 참으로 각박하다. 교회 장로라는 양반이 스님에게도 뇌물을 받았다는 대목에선 그저 헛웃음만 나온다.
측근들을 너무 쉽게 내친 탓에 그 측근들의 앙심성 폭로는 그를 궁지로 몰았다. 한때 자신을 주군으로 모셨던 부하들과 다투는 볼썽사나운 모습까지 연출했다. 보스로서는 가장 낯부끄러운 모습이다. 열성적인 지지자도 없었다. 살인마 전두환에게도 장세동이라는 충복이 있었다. 결국 돈이 아까와 사람을 소홀히 했다는 쫌생이로 귀결됐다.
일본 작가 야마오카 소하치는 "인간의 그릇은 집착하는 대상이 무엇인가에 따라 결정된다"고 했다. 대한민국 최고 권력자였다는 양반의 그릇이 아이들이 먹는 밥그릇만도 못했다니 기가 찰 노릇이다.
"대장은 존경을 받는 것 같지만 사실 부하들은 계속 대장의 약점을 찾아내려 하고 있다. 두려워 하는 것 같지만 깔보고 있고, 친밀한 척 하지만 경원을 당하고 있는 것이다. 또 사랑을 받는 것 같으면서도 미움을 받고 있다. 인정도 가신보다 많이 베풀어야 비로소 가신들이 심복하고 너를 따르며 곁에서 떠나지 않게 된다." 일본 막부시대 도쿠가와이에야스가 얘기한 리더십의 일부다. 이는 아랫사람이 말하지 않는 진실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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