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남윤호 기자] '금주령에도 불구하고… 발 아래 세상 바라보며 한 잔! 이맛에 등산하는거 아닌가요~'

산 정상에 올라 마시는 술 한잔, 이른바 '정상주'라 불리는 음주 행위가 지난 13일부터 금지됐다. 하지만 음주가 금지된 첫 주말과 주중 서울 북한산에서는 등산객들의 음주 모습이 곳곳에서 목격됐다. '금주령'을 비웃기라도 하듯 가방에서는 술병들이 줄지어 나왔다.

단속을 우려한 일부 등산객들은 개인 용기에 담아온 술을 꺼내 함께 등반한 사람들과 나눠 마시기도 했다. 북한산 정상에서 준비해 온 담금주를 꺼내 마시던 한 등산객은 "정상부는 괜찮고 대피소 이런 데서 음주가 안 되는 것"이라고 잘못된 정보로 너스레를 떨며 함께 산을 오른 동료에게 술을 권하기도 했다. 이렇듯 개정된 시행령에도 등산객들의 인식 변화는 너무도 미흡해 보인다.

또한 본래 취지와 다르게 음주 금지가 되지 않은 산을 찾아 등산하는 등산객도 눈에 띄었다. 등산로 편의점에서 맥주 두 캔을 집어든 한 등산객은 "(음주 금지된) 북한산에 오르는 것이 아니고 다른 산에 오른다"며 맥주를 들고 계산대로 향했다.

북한산 정상까지 오르며 음주를 즐긴 등산객들은 대부분 한두 병의 막걸리나 맥주 한 캔 등 가벼운 음주를 즐겼다. "기분 좋게 한 잔인데 금주령까지 내릴 필요가 있나?" 라며 말하는 등산객들의 볼멘 목소리도 이해 못할 부분이 아니다. 하지만 이로 인해 끔찍한 사고가 발생한다면 누구를 원망할 것인가. 음주 등산에 대한 금지법령이 마련된 만큼 즐겁고 건강한 산행을 위한 등산객들의 인식 변화가 필요한 시점이다.

한편, 환경부에 따르면 2012년부터 6년간 국립공원에서 발생한 안전사고 1328건 가운데 음주로 인해 발생한 사고는 74건(사고 64건, 추락사 등 사망 사고 10건)이다. 이에 정부는 국립공원과 도립공원, 군립공원 내 지정지역에서 음주행위를 금지하는 자연공원법 시행령 일부 개정안을 발표했다. 개정안은 이달 13일부터 시행(계도기간 9월 12일까지), 유명산의 대피소를 포함해 탐방로와 산 정상부 등 지정된 장소에서 술을 마시면 과태료(1회 5만 원, 2회 10만 원)를 부과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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