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안전<하>] '에이, 설마?' 잇따른 참사에도 여전한 안전불감증

나 하나쯤이야 잇따른 대형 화재 참사에도 나 하나 쯤은 괜찮겠지라고 생각하는 안전불감증은 여전히 우리 곳곳에 만연해 있다. 사진은 옷가지들로 가려진 소화전, 지하식 소화전 위에 주차된 차량, 옥내 소화전 안에 방치된 쓰레기, 소방차 전용 도로에 주차된 차량(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남용희 기자

[더팩트ㅣ남용희 기자] "사고 나면 119가 와서 도와주겠지! 이 정도는 괜찮아~"

'나 하나쯤이야, 괜찮을 거야'로 시작되는 위험과 예고 없이 찾아오는 사고! 우리의 안전은 안녕하십니까?

안전불감증이란 '안전사고에 대한 인식이 둔하거나 안전에 익숙해져 모든 것이 안전할 거라 생각하고 사고의 위험은 없다고 생각하는 일 또는 증상'을 말한다.

최근 대한민국에서는 대형 화재 사고가 잇따라 발생했다. 지난해 12월 충북 제천 스포츠센터 화재와 올해 1월 밀양 세종병원 화재로 수십명의 사상자가 발생했다. 그 밖에도 크고 작은 화재 사건들이 발생할 때마다 국민들은 놀란 가슴을 쓸어내려야 했다. 하지만 연이은 참사에도 불구하고 화재 취약 시설이나 소방시설 관리 소홀 문제 등 안전불감증은 우리 곳곳에서 만연하게 드러나고 있다.

대형 화재 사고가 발생한 지 두 달여 지난 지금, 우리의 소방 의식은 얼마나 나아졌을까. <더팩트>가 서울시내 일대를 돌아보며 여전히 자리하고 있는 시민들의 안전불감증을 카메라에 담았다.

한 아파트 단지의 평화로운(?) 주차장. 그런데... 이상한 기분이 드는 이유는?


문제는 바로 소방차 전용 주차장에 주차된 자동차들!


너무나 당당히 소방차 전용 주차장에 차량이 주차되어 있다.

만약 이 아파트에 화재나 사고가 발생한다면 소방차는 진입할 수 있을까?

그렇다면 아파트 안쪽은 어떨까? 소화전 앞에는 가정용 쓰레기가...ㅠ

소화전 안에는 다양한(?) 쓰레기들이 가득 쌓여 있다.

화재에 취약한 전통 시장은?

숨바꼭질 하고 있는 소화전과

보일 듯 말듯 숨어있는 소화기.

그리고 소화전 앞에 쌓여있는 물건들.

안전보다 분리수거가 더 중요한 것일까?

도로변에 공간이 비어 있지만, 가게가 코앞이라는 이유로 소화전 바로 앞에 차를 세우고 작업을 하는 상인들을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만약 이곳에 화재가 발생한다면 소화전을 바로 사용할 수 있을까.

도로교통법상 소방용 기계·기구가 설치된 곳으로부터 5m 이내, 소방용 방화 물통이나 소화전 또는 소화용 방화 물통의 흡수구나 흡수관을 넣는 구멍으로부터 5m 이내 등은 주차금지 구역으로 위반시 4~5만 원의 과태료가 부과된다.

눈에 띄는 특이한 이 맨홀의 정체는? 이 맨홀은 그냥 맨홀이 아닌, 지하식 소화전으로 화재 진압에 실제로 활용되며 눈에 잘 띄도록 노란색 페인트로 칠해져 있다.

소방차 진입이 어려운 골목이나 시장에서 많이 볼 수 있으며 소화전이기에 당연히 5m 내 주차는 불법이다.

소화전은 불을 끄기 위해 상수도의 급수관에 설치된 소화호스를 장치하기 위한 응급 시설이다. 화재 발생 시 생사를 가름하는 '골든타임'을 지킬 수 있느냐 없느냐가 바로 이 소화전을 얼마나 제 때 가동시키느냐에 달려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만사 불여(萬事 不如) 튼튼.' 모든 일을 튼튼히 하는 것보다 더 나은 것이 없다는 말처럼 안전은 조금 지나쳐도 흠이 되지 않는다. '에이, 설마' '나 하나쯤이야' 하는 안전불감증은 이제 버리고 '내 안전은 스스로 지킨다!'라는 안전 의식을 갖고 더욱 성숙한 대한민국이 되길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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