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 애교 넘은 언어 파괴…'한글이 운다'

오기를 넘어서 창조어까지, 창의력은 인정 하지만... 오늘(9일)은 571주년 되는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되새기며 오늘 하루는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해보자.

[더팩트ㅣ이새롬 기자] 제 나라 말을 가진 국가가 얼마나 있을까, 또 누군가가 어떤 목적과 의지를 가지고 글자를 만든 사례가 전 세계적으로 얼마나 될까?

아마 한글을 제외하면 거의 찾아보기 어려울 것이다. 이런 면에서 한글의 우수성과 창제 과정 등을 담은 ‘훈민정음’은 역사적인 전례가 없는, 위대한 책이다. 이러한 가치를 인정받아 ‘훈민정음’은 국보 제 70호로 지정됐으며, 1997년 10월에는 유네스코 세계 기록 유산으로 등재됐다. 하지만 현대를 살아가는 우리는 TV나 언론, 인터넷 등을 통해 자연스레 접하게 되는 외래어와 줄임말, 신조어로 인해 올바른 한글 사용이 점점 어려워지고 있다. 변형된 한글의 사용은 우리 고유문화를 파괴하고, 언어의 본래 기능인 의사전달에도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생활 곳곳에 녹아있는 오염된 한글은 쉽게 찾아볼 수 있다. 무분별한 외래어 사용은 물론이고, 맞춤법을 어긴 채 표기한 간판들은 익숙하게 지나칠 정도다. 동음이의어나 각운 등을 이용한 언어 유희적인 간판들은 웃음을 자아내기도 한다. 하지만 옥외 간판의 경우, 어린 학생부터 어른까지 전세대가 일상생활에서 늘 접하는 부분인 만큼 자칫 잘못된 표기법이 맞춤법인양 쓰일 수도 있어 우려된다.

오늘(9일)은 571주년 되는 한글날이다. 세종대왕의 한글 창제 정신을 되새기며 오늘 하루는 올바른 우리말을 사용하도록 노력해보자.


◆ 잘못된 맞춤법

찌개-육개장-주꾸미, 뚝배기나 작은 냄비에 국물을 바특하게 잡아 고기ㆍ채소ㆍ두부 따위를 넣고, 간장ㆍ된장ㆍ고추장ㆍ젓국 따위를 쳐서 갖은 양념을 하여 끓인 반찬을 이르는 말은 찌개와 같이 씁니다. 육계장은 육개장의 잘못된 말입니다. 된소리로 소리 내는 경향에 따라 주꾸미의 주를 쭈와 같이 발음하고 이에 이끌려 쭈꾸미와 같이 적기도 하지만, 표준어와 표준 발음은 모두 주꾸미입니다.


멋쟁이-삼촌, 멋있거나 멋을 잘 부리는 사람은 멋쟁이라고 합니다. 아버지의 형제를 이르거나 특히 결혼하지 않은 남자 형제에게는 삼촌이라고 하죠.


좋은 좋은을 소리나는 대로 쓴 조은 (인공으로 만든 가짜 은, 조정의 은혜)은 전혀 다른 뜻이 됩니다.


종갓집-방앗간, 사이시옷 문제는 한글 맞춤법 제30항에서 규정하고 있습니다. 순우리말로 된 합성어의 경우에는 뒷말의 첫소리가 된소리로 날 때(부싯돌 등), 뒷말의 첫소리 ㄴ, ㅁ앞에서 ㄴ소리가 덧날 때(아랫니 등), 뒷말의 첫소리 모음 앞에서 ㄴㄴ소리가 덧날 때(뒷일 등) 적습니다. 종갓집, 방앗간, 순댓국, 북엇국, 만둣국 기억하세요!


당기다, 입맛이 돋우어지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당기다는 입맛이 당기다와 같이 쓰입니다. 땡기다는 표준어가 아니며, 땅기다는 몹시 단단하고 팽팽하게 되다라는 뜻을 나타내는 말로, 겨울철이 되면 피부가 땅기다와 같이 쓸 수 있습니다.


◆ 오탈자, 오래된 표기, 틀린 띄어쓰기, 이상한 어감

무단투기, 잘 써 내려가다...무담투기? 마지막에 급하셨나봅니다.


흥화문, 일어날 흥(興)자입니다. 제목부터 실수입니다.


거푸 일던-습니다, 잇따라, 거듭의 뜻을 지닌 거푸와 일다는 띄어써야 합니다. -읍니다는 표준어였으나, 표준어규정이 개정되면서 1989년부터 습니다가 올바른 표기법이 됐습니다. 동상이 세워 질 당시에는 맞는 표현이었으나, 현재는 틀린 맞춤법입니다.

부재로써 로서는 지위나 신분 또는 자격을 나타내는 격 조사이며 로써는 어떤 일의 수단이나 도구를 나타내거나 어떤 물건의 재료나 원료를 나타내는 격 조사입니다. 여기서의 부재는 ‘구조물의 뼈대를 이루는 데 중요한 요소가 되는 여러 가지 재료’를 뜻하므로 ‘부재로써’가 적절합니다.


문맥상 일화를 전하고 있다 또는 일화가 전해지고 있다가 더 매끄럽습니다.


이었다, 였다, 이였다라는 말은 없습니다.이었다는 서술격 조사 이다의 활용형이고,였다는 그 준말입니다. 이였다는 이이었다인 셈입니다.



◆ 잘못 쓰는 외래어, 사투리 또는 비속어

건전지-범퍼-흠 가장 흔히 잘못 쓰는 단어 중에 하나인 밧데리는 건전지, 밤바는 범퍼의 잘못된 말이죠. 기스는 흠 또는 흠집으로 고쳐 써 주세요.


빌딩-햄버그스테이크, 내부에 많은 임대 사무실이 있는 서양식의 고층 건물은 빌딩(building)이라 표기합니다. 쇠고기나 돼지고기를 잘게 다져 빵가루와 양파, 달걀 따위를 넣고 동글납작하게 뭉쳐 굽는다와 같이 뜻풀이되는 말은 햄버그스테이크(hamburg steak)와 같이 적습니다.

괜찮아, 좋아 이란 뜻을 가지고 있는 올 라이트(All right) 라는 영어의 일본식 발음이 오라이입니다.



◆ 언어유희, 신조어를 넘어서 창조어


재미나다 잼나는 재미나다 (아기자기하게 즐겁고 유쾌한 기분이나 느낌이 나다)의 줄임말로 신조어입니다. 옳은 표현은 아니죠.


꽂히다 꼬치 전문점의 재치 있는 표현입니다. 하지만 꽂히다가 올바른 표현입니다.


예쁘게(이쁘게), 이쁘다는 2015년 12월부터 표준어로 인정 받아 예쁘다와 같이 쓰입니다. 동음이의어를 적절히 사용한 언어 유희적인 상호명입니다. 올바른 맞춤법은 이쁘게 또는 예쁘게 입니다.


언제올거야? 요즘 광고에서 자주 등장하는 한 쇼핑 테마파크의 광고 문구입니다. 고양시를 강조하는 재치있는 문구입니다. 언제올거야? 올바른 표현으로 하면 확실히 재미는 떨어지네요.


한글은 어떤 자음을 받침으로 붙여도 읽을 수 있습니다. 창의력은 인정합니다만, 그래도 올바른 한글을 사용하는 것이 좋겠죠?

◆ 해외에도 엉터리 한글 투성

마음이 들뜨고 마음이 편안해지는 대접? 일본 도쿄의 한 식당 메뉴판. 문장이 부드럽지 않아 읽으면 상당히 어색한 느낌이다.

유모차 무료 대출? 일본 오사카 지하철에서 만난 한글. 공공기관에서 만든 안내판에는 표준어를 사용하고 정확한 표기를 해야 한다.


매뉴와 메뉴 한 끗 차이긴 하지만 틀린것은 틀린 것. 독일 프랑크푸르트의 한인 식당.


이해하는데 문제는 없지만... 일본 오사카의 한 선술집. 꼬쟁이, 매운맞, 쳥량응료 등 틀린 글자가 수두룩하다.


투어 라운지 미국 괌에 위치한 쇼핑센터. 외국인 특히 한국인들도 많이 오가는 곳인데 이런 큰 쇼핑센터에서는 외국어에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사진이 되는 중? 사진이 인화되고 있다는 표현을 사진 되고 있습니다 라고 표기했다. 물론 한국인들은 이해할 수 있지만 문맥상 맞지 않는 것은 확실하다. 일본 교토의 한 사진관.

번역기가 너무해 엉터리 어순과 오기 투성이인 한글 메뉴판. 대만 타이베이의 한 음식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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