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 "앗 표지판이 안 보여요"…남부순환로 '가로수 주의보'

가까이 다가가도 보이지 않는 글씨 1일 서울 관악구 난곡사거리의 이정표(도로 표지판)가 가로수에 가려 잘 보이지 않는다. 차량으로 우회전 하기 직전까지 이동했지만 결국 이정표 오른쪽 글씨는 보이지 않고 Nangok이라는 영문과 난곡로라는 길 이름만 보일 뿐이었다. 우회전을 불과 10m 정도 남겨둔 상황이었다./이효균 기자

[더팩트ㅣ이효균 기자] 보행자나 운전자, 시민들에게 쾌적한 느낌과 심리적 안정감을 제공하는 가로수. 더운 여름에는 그늘을 만들어 주고 도로에서는 대기오염물질을 감소시키기도 하며 곳에 따라서는 시계를 막아주는 효과도 있다.

그런데 만약, 이러한 가로수가 운전자의 시야를 방해한다면 얘기는 달라진다. 서울 송파구 방이동 89-1번지 강동대로에서 강서구 공항동 74-2 김포국제공항 입구에 이르는 남부순환로. 총 길이 36.3㎞, 너비 40∼50m의 남부순환로를 취재한 결과 많은 가로수들이 이정표(도로 표지판)를 가리고 있어 운전자들이 수월하게 길을 찾는 데 어려움을 겪고 있다. 운전에 능숙한 사람은 별 불편이 없다고 생각하겠지만 노인과 여성 운전자, 초행길 운전자, 시력이 떨어지는 운전자 등이 이런 상황을 맞닥뜨린다면 참으로 난감한 상황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남부순환로 이정표의 실태를 파악하기 위해 지난달 24일부터 9월 3일까지 1600cc급 소형 자동차를 타고 3차선으로 주행하며 시속 60km를 유지하며 카메라에 사진을 담았다. 멀리서 망원렌즈를 사용해 취재를 하기도 했고 사람의 눈과 가장 화각이 비슷하다는 50mm 표준렌즈를 35mm카메라 보디에 착용한 후 운전자의 좌석에 앉아 운전자의 눈 높이에 맞춰 사진을 찍기도 했다. 취재의 공정성을 위해 최대한 객관적인 기준을 바탕으로 했다.

'도로의 흉기'로 변한 가로수, 그 심각성을 고발합니다.

50mm 표준렌즈로 본 이정표 사람의 눈과 가장 화각이 비슷하다는 50mm렌즈를 35mm카메라 보디에 착용한 후 운전자의 좌석에 앉아 운전자의 눈 높이에 맞춰 사진을 담았다. 운전자의 시야에서 이정표는 잘 보이지 않았다.

난 어디로? 관악구 봉천동 원당초등학교 입구 사거리. 오른쪽 이정표가 가로수 나뭇잎에 완전히 가려져 있다.


200m도 채 남지 않았는데... 2호선 신림역 사거리의 오른쪽 이정표가 보이지 않는다. 차량에서 우회전 거리까지 200m도 남지 않은 상황이다. 차가 막히는 경우 초보운전자들이나 초행길인 운전자들은 무리한 끼어들기 해 사고로 이어지기 쉽다.


낙성... 낙성대입구라는 이정표 위의 글씨를 봐야 오른쪽으로 가면 낙성대가 나온다는 것을 유추할 수 있다.


이곳도 마찬가지 남부순환로 사당역 인근.


비 오면 시야확보 더 떨어져 남부순환로 서초구 방배동 인근의 이정표. 서울고교라는 글씨가 가로수와 와이퍼에 가려 자세히 분간이 안되고 있다.

3단 콤보에 가린 이정표 서초구청 앞의 이정표가 신호등, 과속단속기, 가로수에 가려 제 역할을 못 하고 있다.


버스전용도로 운영 시간은? 강남구 도곡동의 버스전용차선 표지판.


거리가 많이 남은 것 같지만... 강남 일대는 항상 승용차와 버스, 영업용 차량 등이 뒤엉켜 교통상황이 엉망이다. 240m후에 사거리가 나온다고 해도 교통체증 때문에 차선 변경이 쉽지 않을 때가 있다. 강남구 대치동 은마아파트 일대.



상대적으로 가로수가 적은 김포공항 방면 수서·강남 방면에 비해 김포공항 방면의 남부순환로는 대체적으로 가로수가 없어 시야 확보가 용이했다.


살짝 가리는 정도 오류 IC의 이정표. 가로수 나뭇잎이 이 정도만 가릴 정도면 애교(?)로 봐줄 수 있다.



이정표 활용의 좋은 예 보기 좋은 가로수에 확 트인 도로, 한 눈에 들어오는 이정표. 멀리서도 단번에 알아 볼 수 있다. 강남구 매봉터널 사거리 인근.

92번은 남부순환로 92번 길이 남부순환로라는 것을 모르는 운전자는 많다. 가로수에 가려 어느 방향인지도 제대로 알려주지 못한다면 차라리 92번 자리에 한글로 남부순환로를 표기해 주는 것은 어떨까. 내가 어디로 가야 하는지 짐작이라고 할 수 있게 말이다.


지금까지 92번 도로 남부순환로의 모습이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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