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TF포토기획] 사라진 8090의 추억…마음 속 태평양 '부곡하와이'

지난 38년 간 태평양 하와이 섬을 대신한 부곡하와이 - 15일 하늘에서 바라본 경남 창녕군 부곡하와이 수영장. 곳곳에 페인트가 벗겨졌지만 야자수 그림과 영문으로 적힌 부곡하와이 문구만은 선명하다. 부곡하와이는 경영난을 극복하지 못하고 지난달 28일 폐업했다.


[더팩트ㅣ창녕=문병희 기자] "니가 가라 하와이". 영화 '친구'의 명대사에서 '부곡하와이'를 떠올린다면 당신은 8090세대일 가능성이 충분하다. 이렇게 멀지 않은 곳에 우리의 하와이가 있었다.

국내 워터파크의 효시로 꼽는 부곡하와이는 1979년 경남 창녕에서 개장했다. 워터파크가 흔치 않던 1980~90년대 신혼여행은 물론 유명 연예인들이 찾아 공연을 펼칠 정도로 여름철 대표 휴양지로 각광을 받았다.

하지만 2000년대에 접어들면서 수도권에 대형 워터파크가 들어서고 창녕 인근으로도 대기업의 공격적인 워터파크가 들어서면서 부곡하와이의 입지는 점차 좁아졌다. 낙후된 시설은 사람들로부터 외면 받았고 곳곳에 새로 만든 부대시설 또한 찾는 사람들의 기대치에 못 미쳤다. 방향을 잃은 부곡하와이는 적자 난에 못 이겨 지난달 28일 결국 문을 닫았다.

38년 간 태평양의 하와이 섬을 대신한 추억의 공간. 파란 수영장에 선명한 '부곡하와이' 글자가 8090세대의 어린 시절 추억을 되새겨준다. 우리에겐 이곳이 진짜 '하와이'였음을.

◆ 굳게 닫힌 부곡하와이

부곡하와이 영업 종료와 함께 문을 닫은 부곡하와이 관광호텔


폐쇄된 부곡하와이 주변으로 일반인의 출입을 금지하는 문구가 곳곳에 설치돼 있다.

관광호텔 외벽은 철재 담을 설치해 접근조차 쉽지 않다.


폐업 후 모든 출입구가 잠겨 있는 부곡하와이

내려진 셔터 사이로 보이는 부대시설

몇몇 흔적들이 이곳이 워터파크 였음을 보여주고 있다.

5월28일에 폐업한 이곳 매표소 안 달력은 5월에 머물러 있다.



주차장까지 폐쇄된 부곡하와이



밖에서 바라본 부곡하와이는 철저히 외부와 단절된 채 지난 영광의 추억을 지우고 있었다.


◆ '부곡하와이'가 진짜 '하와이'

폐업한 부곡하와이가 을씨년스러운 모습을 보이고 있다.


물 대신 강렬한 햇살이 파란 수영장을 메워 부곡하와이라고 적힌 글자가 더욱 선명하게 보인다.


전성기의 흔적만 보이는 텅빈 수영장


영업을 멈춘 각종 수영장(오른쪽)과 놀이 시설 등으로 꾸며진 부대시설


놀이 시설 등 각종 부대시설의 낙후는 이곳을 찾는 사람들의 감소 원인으로 꼽힌다.

폐업 후 방치된 파란 수영장 곳곳에 멍이 든 것처럼 페인트가 벗겨져 있다.

국내 워터파크의 효시로 꼽히는 부곡하와이는 다양한 수영장 구성으로 대중의 사랑을 받았다.

곳곳에 페인트가 볏겨진 국내 1호 파도 수영장

강처럼 흐르는 물이 매력적인 회전식 수영장

페인트뿐만 아니라 시멘트도 벗겨진 다이빙 전용 수영장

아이들이 웃음소리를 잃은 부곡하와이

햇빛을 반사하던 물은 흔적은 찾을 수 없고

텅빈 주차장과 함께


낡은 시설만이 자리를 지키고 있다.


수영장에 적힌 부곡하와이 글자만이 지난 추억을 되새겨준다. 8090세대에겐 이곳이 진짜 하와이였음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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