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ㅣ배정한·임세준 기자] 중국 정부가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THAAD) 배치에 대한 노골적인 보복을 가하고 있는 가운데 중국인들의 한국 관광을 금지하는 초강수를 뒀다. 이에 따라 국내 관광업계에 비상이 걸렸다. 업계는 여행사를 통해 들어오는 중국인 관광객이 60∼70%에 달하는 만큼 큰 타격이 불가피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또한, 사드 부지를 직접 제공한 롯데그룹은 이번 사태로 가장 큰 타격을 입고 있다. 롯데그룹은 지난달 말 국방부와 사드 부지 교환 계약을 체결한 후 중국으로부터 불매 운동 및 각종 검열을 받았으며, 롯데면세점의 모든 홈페이지가 해킹 공격으로 마비가 되는 등 보복성 악재들에 시달리고 있다.
중국이 한국 관광을 금지한 뒤 첫 주말을 맞은 5일 평소 쇼핑을 즐기는 유커들로 붐비던 서울 소공동 롯데면세점은 확연히 관광객이 줄어든 모습이었다. 항상 유커들의 관광버스 불법주차로 교통 체증을 일으키던 면세점 인근 도로는 한적한 모습을 보였다. 롯데면세점은 지난해 5조9728억 원의 매출을 올렸는데, 이중 70% 가량이 중국인 관광객에서 나왔을 정도로 중국 의존도가 높다.
서울 송파구 잠실 롯데월드도 마찬가지였다. 주말에도 불구하고 사드 여파로 인해 중국인 단체관광객의 방문이 줄어들어 전체적으로 한산한 모습이었다.
인기 놀이기구에서 근무하는 A 씨에 따르면 "성수기에는 최장 4시간을 대기해야 이용 가능했으나 사드 여파 이후로는 주말에도 불구하고 1시간 미만의 대기시간으로 놀이기구를 이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놀이기구에서 근무하는 B 씨는 "평소 이용고객의 60% 정도가 외국인 관광객으로 그 중 30% 이상이 중국인 관광객이었으나, 지금은 이용고객의 30% 이상이 줄어든 것으로 보아 사드 영향이 전혀 없다고는 볼 수 없다" "최근엔 중국인 관광객들의 모습을 찾아보기가 힘들다"고 귀뜸했다.
국내와 마찬가지로 중국 현지에서 영업중인 롯데마트도 중국 당국의 횡포에 속수무책으로 당하고 있다. 중국 전역에 112개의 롯데마트가 영업중인데 랴오닝성 단둥시에 위치한 롯데마트 2곳이 소방법 위반으로 영업 중단된 데 이어 총 4곳이 현재 영업 정지 조치를 받았다.
또한 중국은 지난해 7월 한반도 내 사드 배치가 가시화되자 12월부터는 약 3조원을 투자한 중국 선양 롯데타운의 공사중단 조치를 내리기도 했다. 중국의 사드 보복, 돌파구는 어디에 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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