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팩트 | 최용민 기자] 재미있는 장면이 연출된 롯데와 LG의 26일 잠실경기 입니다. 최근 금지약물 복용으로 징계를 받은 롯데 외야수 짐 아두치의 대체용병으로 영입된 외야수 저스틴 맥스웰 입니다. 양팀 난타전이 시작되며 투수들의 수난이 계속되는 사이 롯데 외국인 선수 맥스웰이 5회초 1사서 한국무대 첫 홈런을 터뜨립니다.
마수걸이 홈런이라 본인의 기쁨은 말 할 것도 없었겠죠. 그 기쁨을 더그아웃 조원우 감독과 코치들에게 한국식 폴더 인사로 표현 합니다. 자신을 엄청(?) 환영할 줄 알았던 동료들이 무심한 표정을 넘어서 싸늘한 더그아웃 분위기에 맥스웰은 뻘쭘해 합니다. 이 동네 야구판은 원래 이런 건가(?) 이건 뭐지(?) 등등 순간 이런저런 생각들이 스쳐갔겠지요. 이후 더그아웃 동료들이 갑자기 몰려와 환호하며 자신을 반기자 그제서야 장난이구나 생각하며 환하게 웃습니다.
이 장면이 낯설지가 않은데요. 최근 미 메이저리그 볼티모어의 김현수가 첫 홈런을 기록한 뒤 동료선수들이 눈길 한 번 주지 않자 민망해하고 당황한 모습이 그대로 TV로 중계가 됐었습니다. 순간 우리 야구팬들은 많이 서운해 했었죠. "현수가 그렇게 싫고 밉더냐..." 안타까운 탄식을 내뱉을 찰라 더그아웃 동료들이 김현수에게 몰려가 축하해주는 모습에 울컥했던 팬들이 참 많았습니다.
'silent-treatment' 미국 메이저리그에서 첫 홈런을 때려낸 선수를 위한 전통이라고 합니다 . 우리말로는 '개무시(?)' 인데요. 메이저리그 루키들에게 해주는 특별한 의식이라고 하네요. 더 격한 감동을 주기 위한 예상치 못했던 반전과 자만심을 경계하라는 의미로 받아들일 수 있겠습니다. 잠실구장을 찾은 야구팬들은 메이저리그는 아니지만 한국무대서 이런 퍼포먼스를 볼 수 있어서 아주 유쾌해 했을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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