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용민의 초이스톡] '현역 최고령' 오영란, 우생순의 전설은 계속된다!

우생순의 전설적인 골키퍼 오영란.

[더팩트|최용민기자]

우생순, 금메달, 투혼, 눈물...

내 기억속에 잠재된 여자핸드볼을 상징하는 단어들입니다. 인기스포츠에 밀려 일정상 취재하기도 쉽지 않는 종목이기도 하죠. 미디어들은 4년 마다 한번씩 돌아오는 올림픽이나 아시안게임 때 은근 슬쩍 잊고있던 '우생순'을 끄집어내 세인들의 관심을 유도하는 '감동제조기'로 활용합니다. 언제적 우생순이야? 이젠 식상타...

전설은 말이 필요없다! 몸 사리지 않고 온몸으로 볼을 막아내는 오영란.

골키퍼의 숙명이라지만... 오늘도 얼굴에 한 방 제대로 맞았네요.

우연찮게 가게 된 핸드볼 취재, 건너편 코트에서 푸근한 모습으로 때론 질책과 아낌없는 격려로 경기를 진두지휘하며 어린 선수들을 이끌고 있는 웬(?) 아줌마를 목격하게 됐습니다. 누군지 잘 확인도 되지 않고 낯이 익은 얼굴 인데 누구지?? 한참동안 기억을 더듬은 끝에 아~ 우생순의 현역 멤버이자, 전설적인 골키퍼인 오영란!. 그런데 이건 뭐지? 내 기억속에 시계를 한참 돌려도 저 나이에 현역으로 뛰는 것도 가당찮은데 경기중에 보여주는 그 스킬들이라니...물론 골키퍼라는 상대적으로 체력소모가 덜한 포지션이라지만 도대체 저게 45세의 아줌마가 보여줄 수 있는 운동량이란 말인가?

현역 최고령인 오영란, 오늘도 그녀의 투혼은 계속된다.

인천시청 오영란, 마흔다섯 아줌마의 운동량이 맞단 말인가?

96년 애틀랜타 올림픽을 시작으로, 2000년, 2004년, 2008년 까지 무려 네차례의 올림픽에서 한국대표팀의 수문장을 맡았던 전설적인 골키퍼 '오영란'

네차례 올림픽에서 한국의 수문장으로 활약한 오영란.

최고령 선수의 투혼을 보인 오영란 골키퍼.


몸 사리지 않는 오영란. 어린선수들은 그렇게 전설의 플레이를 익히고 배운다.

한국여자핸드볼 '우생순'을 잠깐 회상해보면...

한국여자핸드볼은 80년대 후반 남녀핸드볼의 지존으로 군림해온 소련의 정치적 몰락과 엘리트스포츠가 붕괴된 틈을 타 88올림픽에서 기적적인 금메달을 영광을 이루게 됩니다. 92바르셀로나올림픽 마저 2연속 제패, 세계무대 2연패는 한국 구기스포츠 사상 최초의 전설로 남게 됩니다만 96애틀란타 올림픽서 덴마크에 의해 3연패가 저지되는 좌절을 겪습니다. 이후 국내핸드볼 저변의 몰락, 학원스포츠의 소외, 인기스포츠의 프로화등등 세계 최강 한국여자핸드볼은 침몰하고 맙니다. 이러한 비애와 무관심속에서 탄생한 것이 '우생순' 신화 입니다. 이런 것들이 모티브가 돼서 영화로 제작돼 큰 화제를 불러 일으켰죠.

코트를 지휘하며 후배들에게 아낌없는 박수로 격려하는 오영란.

현역 최고령 오영란, 어린선수들을 다독이며 코트를 지휘한다.


최고의 순간과 영광 그리고 좌절을 온몸으로 겪었던 오영란. 우리나라 여자핸드볼의 큰 자산이다.

안온한 환경이 여유와 평화를 준다면 험난한 조건은 그것들을 이겨낼 수 있는 의지와 강단을 부여할 수 있을 겁니다. 72년생 마흔다섯의 나이에 현역 최고령이란 타이틀을 달고 코트위에 당당히 서 있는 오영란. 최고의 순간과 영광 그리고 좌절을 몸소 겪은 우리나라 여자핸드볼사의 산 증인이라해도 무방할 겁니다. 어린 후배선수들에겐 그녀의 움직임 하나하나가 곧 교과서가 되겠지요. 오늘 집에가서 영화 '우생순'을 다시 한 번 보고 싶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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